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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Startup’s Story #368] 사업도 하고 재능도 팔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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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잉은 2015년 7월, 김윤환 대표와 김영경 이사 두 사람이 설립한 P2P 재능 공유 플랫폼이다. 두 사람은 강의실에서 만나 의기투합했다. 김윤환 대표는 다이어트에 성공한 자신의 경험을 살려 친구들에게 운동을 가르쳐주며 대학 생활비를 벌었다. 김영경 이사는 재학 시절 친구에게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한 천만 원을 논술 과외로 전부 갚았다. 이 경험을 계기로 재능을 서로 사고 팔 수 있는 재능 공유 플랫폼을 만들게 됐다. 이 둘은 여전히 자신들이 만든 플랫폼을 통해 용돈을 벌고 있기도 하다. 탈잉의 설립자이자 가장 큰 고객이기도 한 김윤환 대표, 김영경 이사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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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시작된 인연이다.

김영경 이사(이하 김이사) : 벤처 경영 수업을 듣다가 만났다. 당시 나는 졸업도 했고, 대기업 1년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교수님 허락 하에 청강을 하던 중이었다. 창업은 하고 싶은데, 방법을 전혀 몰랐다. 일정한 방법론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청강을 하게 된 거다. 수업 내용이 도움이 됐다기보다는, 창업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의 관계 구축이나 기본적인 투자 유치방법, 팀원 영입 과정에 관한 지식을 간접적으로 습득할 수 있었다. 당시엔 타과생이었던 김윤환 대표도 청강생이었다. 청강생끼리 만나 회사를 만든 거다.

2015년이면 이미 타 재능 공유 플랫폼들이 많이 나와 있을 시기다. 어떤 확신을 가지고 창업을 한건가.

김윤환 대표(이하 김대표) : 사실 그땐 동종 기업 수가 많은지는 몰랐었다. 처음부터 사업적으로만 아이템을 바라봤으면 아마 결정하기가 어려웠을 거다. 그런데 그보다는 당장 우리 학교, 내 옆의 친구들이 이런 서비스를 원하니까 시작을 한 거였다. 특정 노하우나 기술을 학내에서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 말이다.

김이사 : 페이스북 이전에도 마이스페이스가 있지 않았나. 하지만 마이스페이스가 사용자 입장에서 완전한 서비스가 아니었기 때문에 페이스북이 각광을 받은 거다. 우리도 선두주자는 아니지만 사용자들의 불편을 메워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기존 재능 공유 플랫폼이 해결하지 못했던 불편함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

김이사 : 정보와 매칭에 관한 문제다. 레슨을 제공하는 튜터가 자기 소개를 세네 줄만 덜렁 적어 놓으면, 수강자는 자신에게 꼭 맞는 선생님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 사람에게 수업을 들으면 100% 실력이 향상한다’는 확신을 갖기가 어렵다. 이는 거의 모든 재능 공유 플랫폼들이 가진 문제이며, 우리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탈잉은 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나.

김대표 : 우리는 튜터에게 자기 소개에 자신의 스토리를 녹여 달라고 주문한다. ‘나는 왜 중국어를 잘하게 됐는가?’, ‘왜 주식 강의를 시작하게 됐는가?’ 등 사적인 경험을 풀어내면, 수강자에게 더 많은 공감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내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내가 강남 유명 피티 강사보다 몸이 좋겠나.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 운동을 배워 30kg을 감량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수강생들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리며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이 경우 수강생의 만족도도 높아진다. 이런 과정을 몇 번 거치면서, 아마추어에서 인기 튜터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거다. 이게 우리 플랫폼만의 차별점,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표적인 인기 튜터는 누구인가.

김이사 : 당장 내가 우리 플랫폼을 통해 여러 개의 주식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명 뷰티 유튜버가 진행하는 메이크업 강좌도 인기다. 포토샵, 코딩, 영상 편집 분야가 가장 수요가 많은 편이다. 박정성 프로게이머, 이두희 프로그래머 등도 우리 플랫폼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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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잉 플랫폼 내에서는 현재 2천여 명의 튜터가 100개 이상의 카테고리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수업의 퀄리티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지난 6월에는 공정위가 재능 공유 플랫폼에 관한 사업자 이용 약관을 시정*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거래 자료 정확성과 거래 서비스 등에 사업자가 일체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한 약관 조항을 사업자 고의 또는 중과실이 발생하면 사업자 역시 책임을 지도록 바꾸도록 했다.

김대표 : 사실 표준화하기 어려운 무형의 재능을 거래하는 플랫폼이다 보니까 퀄리티 관리가 쉽지는 않다. 튜터가 준비해 온 강의의 수준이 고객의 기대치보다 낮은 경우도 왕왕 있었다. 하지만 이는 모든 무형 가치를 거래하는 플랫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결국 표본이 많아지면 해결되는 문제다. 다양한 카테고리 영역에서 충분한 양의 표본을 확보하고,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응 메뉴얼과 교육 시스템을 만들며 문제를 줄여나가고 있다. 강의 가격의 경우 튜터가 직접 결정하고 있고, 질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수강생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자연 도태될 수밖에 없다.

현재 수치 지표는 어떻게 되나.

보유하고 있는 튜터는 2천여 명 정도다. 회원은 5만 명가량이며 2017년 들어 30%씩 거래액이 성장하고 있다. 처음에는 헬스를 비롯한 몇 개 과목으로 단출하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100개 정도 되는 다양한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영어,중국어 부터 요리, 주식 투자 심지어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게임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벤치마킹하고 있는 해외 기업이 있나.

김이사 : 해외는 재능 공유 플랫폼이 2005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테이크레슨(TakeLessons)이라는 기업이 대표적이다. 이를 벤치마킹한 실리콘밸리의 벌로컬(Verlocal)이라는 기업이 있는데, 재미교포 창업자가 만들었다. 창업 초기에는 그 서비스를 많이 벤치마킹했다. 이 회사들은 튜터가 기본 10만부터 50만 명까지 아주 많다. 우리 튜터가 2천 명이니까 50배 수준이다. 튜터가 많아진다고 좋은 게 아니다. 오히려 정보가 많아지다 보니 수강생이 자신과 꼭 맞는 튜터를 찾기가 어려워진다. 처음 네다섯 페이지를 보고, 자기에게 맞는 수업을 찾을 수가 있어야 한다. 정보가 많아봤자 결국 쓰레기가 된다. 결국 플랫폼 규모가 늘어갈수록 플랫폼의 개인화 기술력에서 승부가 난다. 그런 면에서 우리보다 앞서 창업한 미국 기업들의 인터페이스나 기술력 등을 참고하고 있다. 두 달 전부터는 이 개인화 기술에 집중해서 서비스를 개선해나가고 있다.

현재 투자 단계는 어떻게 되나.

김대표 : 지금까지 민간, 정부 통틀어 4억 원가량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곧 다음 투자 유치도 준비할 예정이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단위로 서비스를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투자를 받게 되면 더 빠르게 헤쳐나갈 수 있게 될 것같다.

공동 창업자 간 성격적 차이로 인한 갈등 문제도 적지 않다. 시행착오는 없었나.

김대표 : 당연히 없지 않다. 우리는 하물며 디캠프에 입주하기 전에 같이 살았다. 이해 관계와 우정이 결합한 관계였던 거다. 이십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른 가치관과 방식으로 살아온 두 사람이기에 당연히 부딪혔다. 하지만 마치 결혼과 같이 1, 2년 안에 사업이 끝나는 게 아니지 않나. 오래 가려면 끊임없는 배려와 상호 보완이 필요한 거 같다.

김이사 : 전세계 IT 기업을 살펴보면 공동창업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레리페이지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의견에 대해 대립했다고 한다. 난 오히려 공동창업한 두 사람이 항상 의견 일치가 되는 게 더 위험하다고 본다. 둘 중의 한 명은 쓸모 없어지는 거다.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 서로를 통해 다른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중요하다. 갈등에도 좋은 면이 있다는 말이다.

김대표 : 모든 아이디어의 초안은 위험하다. 정반합을 거치면서 초기의 아이디어는 더 날카롭게 다듬어질 수 있다. 다른 의견을 가진 팀원이 서로를 설득하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

인터뷰 동안 여러 번 ‘날카롭게’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사업을 진행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인가.

김이사 : 그렇다. 모든 분야에서 1,2위 하는 탑티어 기업을 살펴보면 다른 기업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꼭 하나의 날카로운 부분을 가지고 있다. 우린 그걸 ‘한끝이 다르다’고 말한다. 서비스 개발에 있어서도 뾰족해지고, 날카로워지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날카로운 마케팅, 날카로운 플랫폼을 만들어낼 수가 있을까.

김이사 : ‘현장에 답이 있다’는 주의다. 우리 둘은 직접 탈잉 플랫폼 내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나. 완벽한 시장 조사를 할 수 있다. 수강생들에게 물으며 알게 되는 문제점, 장점 등을 서비스 개선에 여과없이 적용한다. 내 수강생들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면 그건 우리 플랫폼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거다. 반대로 평균치는 오르지가 않았는데, 내 수강생만 느는 것도 원활한 매칭이 되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우리 서비스의 건강도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 경영자로서 우리 둘이 갖는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서비스 확장 계획은 어떻게 되나.

김대표 : 최종적으로는 각 개인의 재능이 업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 지금 우리 서비스의 카테고리는 교육이다. 하지만 추후에는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프리랜서처럼 일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한다. 그 첫번째 단계로 교육의 형식을 채택한 것뿐이다. 개인 대 개인을 넘어서, 개인과 기업, 기업과 기업 간 재능 거래가 일어날 수 있게 하겠다.

김이사 : 덧붙여, 재능 공유 플랫폼 계의 CGV가 되는 게 목표다. 사람들이 영화를 예매할 때, 보통 CGV 는 반경 몇 Km 내에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주변 영화관을 찾지 않나. 또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CGV를 찾으면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 역시, ‘탈잉에 들어오면 어떤 분야든 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전문 튜터를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고 싶다.

최종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데 있어서 탈잉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위험 요인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나.

김대표 : 위기는 우리 안에 있다. 우리가 초심을 잃고, 안정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에 의존해 안주하게 된다면 도태될 것이다. 간절함이 무너지는 순간 모든 게 끝이라고 본다. 과거엔 마케팅 비용 10만 원 쓰는 게 아까워서 손을 쓴다. 근데 우리도 최근에는 쉽게 쉽게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고 있더라. 계속 끝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작은 성공을 한다고 해도 스스로 다시 원점에 서려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향후 단기 목표에 대해 말씀해달라.

김대표 : 현재 우리 플랫폼은 강남권을 위주로 30대 초반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서비스 외연을 연령적, 지역적으로 넓히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

김이사 : 간단하게 말해 월 30%씩의 매출 성장세를 유지해나가면 될 것 같다. 이 추세로 12개월이 지나면, 연간 16배 정도 성장할 수가 있다. 열심히 해나가겠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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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새롬(sr.jung@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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