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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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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딥포커스]‘反난민’으로 우파 결집… 오스트리아 이끌 ‘31세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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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연소 총리 예약한 쿠르츠

“당신은 31세 때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당신이 무엇을 했건 나라를 통치할 준비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미국 CNN)

전 세계에서 유일한 경험을 하고 있는 1986년생 제바스티안 쿠르츠 외교장관은 15일 열린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국민당을 1당(득표율 31.4%)으로 이끌며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했다. 오스트리아 역대 최연소 지도자이자 유럽 최연소 지도자다. 외신들은 세계적으로도 민주 선거로 뽑히거나 개발도상국 이상의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 중 최연소라고 전하고 있다.

내년 5월 이탈리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1, 2위를 앞두고 있는 오성운동 루이지 디마이오 대표도 86년생이지만 생일이 쿠르츠가 더 느려 그는 한동안 최연소 지도자라는 타이틀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이후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이 주도하는 연정 파트너로 기죽어 지내며 지난해 말 대선 결선 투표에 후보조차 못 낼 정도로 망가져 있던 중도 우파 국민당의 부활은 오롯이 ‘쿠르츠 효과’ 덕분이다. 1970년 이후 총선에서 국민당이 사민당을 앞선 건 단 두 번뿐이었다.

올해 5월 당 대표에 오른 쿠르츠는 ‘분더부치(Wunderwuzzi·물에서도 걸을 수 있는 사람)’ ‘오스트리아의 마크롱’ ‘국민 사위’ 등의 별명으로 호감을 얻으며 ‘낡은 보수’에 맞춰졌던 당 눈높이를 국민에게 맞추기 시작했다.

860만 명의 크지 않은 나라 오스트리아에 2015년 난민 9만여 명이 유입되자 중산층은 정체성과 테러 위기를, 저소득 노동자들은 일자리 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이에 쿠르츠는 해외로부터 모스크로 들어오는 돈을 차단하고, 모스크 지도자 이맘에게 월급이 들어오는 것도 차단했다. 급진 이슬람주의자를 막기 위해서다. 이달 초 얼굴 전체를 가리는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법도 주도했다. 쿠르츠는 이에 더해 유럽으로 유입되는 난민의 발칸반도와 지중해 루트 차단과 이민자들의 복지 축소를 공약했다.

극우 성향의 자유당은 선거 내내 “쿠르츠가 우리 정책을 훔쳐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스트리아 정치 분석가 토마스 호퍼는 “쿠르츠는 자유당의 이슈를 가져오면서 그것을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방법으로 변모시켰다”며 “자유당에 투표하려던 우파 지지층을 다시 끌어온 현명한 전략이었다”고 분석했다. 쿠르츠는 친유럽연합(EU) 성향을 보이며 반EU를 기치로 건 자유당과 차별화했다. 노동자 감세도 그의 공약이다.

‘뉴 국민당’을 기치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새로운 캠페인으로 젊은층의 지지도 끌어냈다. 쿠르츠는 15일 출구조사로 승리를 확인한 직후 오스트리아 빈 쿠르살롱 음악당에서 지지자 앞에 서서 “우리는 새로운 정치 스타일,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며 “이 땅에서 변화를 위해 해야 할 모든 것과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쿠르츠는 나이가 어리지만 정치 경력은 화려하다. 2009년 22세 때 국민당 청년위원회 의장을 맡은 이후 시의원, 의원, 장관을 역임했다. 2013년 유럽 최연소 외교장관으로 임명돼 가장 오래 직을 유지하고 있는 현직 장관이다. 2014년 이란 핵 프로그램 협상을 주도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을 함께 모아 중재하는 등 외교에도 역량을 보여 왔다.

이례적으로 15일 총선에서 1당과 2당을 모두 보수가 차지했다. 2당은 극우 성향의 자유당이었고 사회민주계열의 현재 여당 사민당은 3위로 떨어졌다. 쿠르츠는 아직 연정 파트너를 정하지 않고 있지만 자유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극우 성향의 자유당이 외교장관이나 내무장관을 맡을 가능성도 있어 반난민 정책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쿠르츠가 친EU를 말하고 있지만 유럽 내 반난민 포퓰리즘 정서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점에서 EU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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