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부모가 버린 아기 사자타마린, 자식처럼 돌봤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펫피플] '30년 경력' 강철원 에버랜드 프로사육사

뉴스1

황금머리사자타마린이 강철원 에버랜드 사육사 팔에 안겨 있다. © News1 최서윤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올해 3월 용인 삼성 에버랜드에는 비단원숭이과 동물인 '황금머리사자타마린' 4마리가 독일에서 건너왔다. 브라질 아마존 일부 지역에 서식하는 이 원숭이는 전 세계에 1만 마리도 채 남지 않은 국제 멸종위기종 1등급이다.

멸종위기에 놓인 사자타마린은 지난 7월 에버랜드에서 쌍둥이 새끼를 낳으며 종 번식에 성공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쌍둥이 중 한 마리가 선천적 기형을 갖고 태어나면서 부모에게 버림을 받았다. 야생이라면 포식자들에 둘러싸여 목숨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 다행히 동물원의 사육사들과 수의사들의 보살핌 속에 지금은 건강을 되찾았다.

아기 사자타마린이 분유를 끊은 날인 24일, 30년 경력의 베테랑인 강철원 에버랜드 프로사육사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기 사자타마린이 태어난 지 90일째네요. 오늘이 마지막 분유를 먹는 날입니다. 내일부터는 다른 원숭이들과 똑같이 곤충 등 먹이를 먹고 생활해야 하고요. 이제 사육사들에게서도 정을 떼야 할 시점이지요. 3개월 동안 건강하게 자라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TV동물농장 등에서 동물 상식을 알려주곤 한 강 사육사가 이날 아기 사자타마린을 보는 눈빛은 아버지가 딸을 보는듯한 모습이었다. 진짜 가족과는 어색해하던 아기 사자타마린은 사육사가 방사장에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매달리며 애정을 과시했다.

"원숭이들을 보살핀 지 오래돼서 이 아이들의 성향을 잘 알아요. 처음에 태어난 아이가 엄마를 바로 끌어안지 못하는 것을 보고 쌍둥이라고 직감했죠. 아니나 다를까 둘이더라고요. 그런데 나중에 태어난 아기는 엄마를 바로 안았는데 먼저 태어난 아기는 엄마를 안지 못했죠. 엄마는 그런 아기를 돌보지 않았고, 결국 사육사들이 자식같이 생각하면서 살리기에 나섰지요."

아기 사자타마린은 태어날 때부터 팔 뼈가 휘어져 있었다. 육안으로 봤을 때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팔을 계속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엑스레이 촬영을 한 결과 선천적 기형임을 알았다. 그리고 재활을 시작했다.

"야생에서 동물은 이런 문제가 생기면 자식을 버리기도 하지만 사육사들을 그렇게 하지 않죠. 아기 사자타마린이 워낙 작은 탓에 수술은 힘들었어요. 그래서 사육사들이 손으로 일일이 주물러 주고 당겨 주고 매달리기 훈련도 하면서 물리치료를 한 끝에 지금은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됐죠. 이제는 원래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원숭이 방사장은 이중문으로 돼 있다. 외부 소리가 안으로 새어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동물원은 동물 보호의 중요성과 환경 훼손에 대한 경각심을 전파하고, 희귀동물 연구 및 종 보전 활동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에버랜드 내 사자타마린은 희귀종 보전의 모범 사례이기도 하다.

"많은 사육사들이 동물을 사랑하고 아낍니다. 저 또한 골든 리트리버 강아지를 키우기 위해 자동차를 개조할 정도로 동물을 좋아합니다. 일이 힘들면 지옥이고 좋으면 낙원이라고 하는데, 이 일을 오래 하는 이유도 좋아하기 때문이죠. 사자타마린 같은 경우 희귀종이라 더욱 신경 써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동물원의 사명이고도 하고요. 머지않아 또 다른 희귀동물인 자이언트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가 새끼를 낳아서 제가 할배로 불리는 것이 소원입니다.(웃음) 앞으로도 동물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하고 사랑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뉴스1

황금머리사자타마린이 사육사의 팔에 안겨 있다. ©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news1-1004@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