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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특검, 트럼프 선대본부장 첫 기소…'러 게이트'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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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스캔들’ 파문 일파만파 / 매너포트, FBI 출두 모습 포착 / 우크라 로비 관련 돈세탁 혐의 / 언론 “트럼프 최대 정치 위기” / 위기 감지한 트럼프, 클린턴 겨냥 / “죄 너무 많아… 뭐라도 좀 하라” / 수사당국 노골적 압박… 비판 일어 / 러 대선개입 의혹엔 "위조" 단언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30일(현지시간) 지난 대선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의 선대본부장으로 활동한 폴 매너포트와 그의 참모 릭 게이츠를 기소했다고 미국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대선 캠페인을 지휘한 최측근 인사가 첫 기소자로 밝혀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최대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고, ‘러시아 스캔들’의 파문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미 언론은 내다봤다.

이날 워싱턴의 미 연방수사국(FBI) 본부로 들어가는 매너포트와 변호사의 모습이 미 언론에 포착됐다. FBI는 “매너포트가 자진 출두했다”고만 확인했다.

세계일보

얼굴 가린 매너포트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의 선대본부장으로 활동한 폴 매너포트가 30일(현지시간) 위싱턴의 미 연방수사국(FBI) 본부로 출두하기 위해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자택에서 차에 탄채 이동하고 있다. 알렉산드리아=AP연합뉴스


매너포트는 이날 워싱턴 연방법원에 출두해 구속 여부에 대한 심리를 받는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법원 판단에 따라 구속될 수도, 보석으로 풀려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우크라이나 옛 집권당 인사에 대한 로비 정황이 드러나면서 지난해 7월 선대본부장을 사퇴한 매너포트는 이번 대선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이라고 전했다. 매너포트와 게이츠에게 돈 세탁 혐의 등이 적용됐다고 CNN은 덧붙였다. 특히 매너포트는 수천만 달러를 받고 러시아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위한 로비활동을 해 당국의 수사를 받아왔다.

앞서 의회 전문지 더힐과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미 대선에서 매너포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과 검은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매너포트는 2005년 푸틴과 가까운 러시아 억만장자 올레그 데리파스카와 연간 1000만달러 규모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고, 이 거래는 적어도 2009년까지 이어졌다고 AP통신은 폭로했다.

당시 백악관은 논평을 거부하다가 매너포트가 트럼프 진영에서 한 역할이 크지 않았고, 근무 기간도 매우 짧다면서 그를 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뮬러 특검이 대선캠프의 핵심 인물을 수사대상으로 삼자 트럼프 대통령 측이 전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거칠게 비판한 것 같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팀의 첫 기소 소식이 전해진 전날 트윗 5건을 쏟아내며 클린턴 전 장관의 의혹과 비리 혐의를 거론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과 클린턴의 유죄가 너무나 많고, (이를 입증할) 관련 사실들이 지금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뭐라도 좀 하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사실상 사법당국에 지침을 준 것이라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해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위조된 트럼프·러시아 내통”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 관련 모든 이야기는 공화당 의원들이 감세개혁을 강력히 추진하던 시기에 나온다”며 “이것이 우연일까.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보수매체인 폭스뉴스의 앵커 지닌 피로도 클린턴 전 장관을 언급하며 “감옥에 가둘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은 “폭스뉴스는 내가 백악관에 거주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폭스뉴스는 나를 탄핵하는 데 불균형적으로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도 전날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수사와 관련된 내용이 언론에 유출되는 것은 사법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뮬러 특검을 압박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정재영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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