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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Startup’s Story #372] 최저가 경쟁이 치열할 수록 소비자가 찾는 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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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사용자 상당수가 온라인 최저가를 따져보고 산다. 같은 제품이라고 해도 가격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적게는 몇백원에서 많게는 몇십만원 단위까지 차이가 있다. 소비자가 이렇게 구매를 하게 되는 원인은 정보 비대칭 때문이다. 구매자 뿐만 아니라 물건을 제공하는 커머스 업체도 최저가 경쟁에 몸살을 앓는다.

‘치킨게임’이 펼쳐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성장 중인 스타트업이 있다. 이들은 선물 또는 이벤트 등으로 발생한 미개봉 새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기존에 없었던 최저가 시장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 취급하는 제품은 2,30대 혹은 주부에게 인기가 많은 트렌디한 브랜드들이다.

착한 리셀러 서비스를 지향하는 ‘미새하우스’는 올 1월 론칭해 평균 제품 회전율이 1주일밖에 안 될 정도로 찾는 이가 많다. 론칭 3달만에 매출 1억원을 기록한 이후, 9월 현재 누적매출 14억 원을 돌파했다.

‘대기업이 진출하더라도 손 끝에 닿는 실행력과 영업력으로 고객이 계속 찾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신호철 미새하우스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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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 미새하우스 대표 / 사진=플래텀DB



3년반 정도 수입차 딜러 생활을 한 경력이 있다. 수입차는 정보 비대칭이 두드러져 가격이 상이한 편인데, 직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나.

어느정도 영향은 있었다. 아무래도 몸으로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다만, 정보 비대칭으로 대두되는 시장의 약점을 보고 미새하우스를 떠올리지는 않았다. 이 서비스는 개인 경험에서 기인했다.

사업의 기회를 발견한 건 작년에 노트북 구매 사기를 당하고 나서였다. 당시 준비하던 서비스 앱을 기획하기 위해 중고물품 거래 시장에서 ‘미개봉 새상품’을 찾았다. 새상품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전자제품은 랩으로 쌓여 있어서 개봉한 건지 아닌 건지 금방 알 수 있어 구분하기도 용이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국 사기를 당해 다섯 달 동안 마음 고생을 했다.

이 사건이 내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미개봉 새상품은 매력적인 구매조건을 갖췄지만, 판매되는 곳은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가 대부분이었다. 개인간 거래가 많고, 동시에 정보의 차이로 인해 가격이 제대로 매겨져 있지 않았다. 미개봉 새상품을 개인간 거래가 아닌 정식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미새하우스의 사업모델을 구상하게 되었다.

중고마켓 플랫폼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이 사업은 중고시장과의 차별점을 찾았기 때문에 한 거다. 개인 입점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컨트롤 한다. 직접 매입하고 판매까지 한다. 우리의 비전과 목적은 공유경제를 실현하는 것, 그리고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하는 거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 ‘착한 리셀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창업 전, 공유경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공유경제란 나의 남는 유휴자산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공유 하는 것이다. 매우 좋은 가치라고 생각했다. 이를 토대로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가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미새하우스의 미개봉 제품과 리퍼브 제품의 차별점을 설명해 준다면.

리퍼브는 우리말로는 ‘재공급품’이라고 한다. 대체적으로 공장에서 만든 제품 중 흠집이 있는 경우, 이를 손질해 소비자에게 정품보다 싼 가격으로 되파는 물건들이다. 리퍼브몰들은 각 제조/유통사로부터 물건을 받아 판매한다.

그에 비해 우린 흠집 없는 새상품을 판매한다. 이는 리퍼브몰보단 일반 이커머스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제품은 한 번 구매는 된 상품이지만 사용되지 않은 제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한번 판매된 걸 산 뒤 재판매 하는 게 가격경쟁력이 높다. 어쩌면 국내 유통 시장의 약점을 우리가 공략했다고 볼 수 있다.

해결해야 할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라 보는지.

미새하우스는 공유경제에 뿌리를 두고 최저가를 통해 구매자가 최고의 만족을 누리는 것을 지향한다. 온라인 쇼핑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기에 최저가는 내려가고 있지만 정보의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같은 물건도 어떤 사람은 비싸게, 어떤 사람은 싸게 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양쪽 다 만족도는 낮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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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열린 11기 프라이머 데모데이서 발표중인 신호철 대표 / 사진=플래텀DB



물건은 어떻게 매입하고 있나.

미새하우스가 공급하는 물건 대부분은 제휴를 통한 B2B 방식이 아니라 개인으로부터 직접 매입한 거다. ‘판매신청 서비스’를 통해 신청 받은 물품, 또는 미개봉 새상품을 보유한 판매자에게 매입금액을 제시하고 수락하면 택배를 이용해 물품을 받아보고 검수 후 매입한다.

사업 초반엔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올라오는 미개봉 새상품 판매자에게 일일이 연락해 구매했다. 이후 소문이 나면서 먼저 연락오는 분들도 많아 두 가지 방식 모두 쓰고 있다.

제품 소싱의 단가를 어떻게 정하나. 매입과정에서 원하는 기대값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새 제품은 어느 정도 가격이 형성 돼있다. 이를 참고해 매입하고 있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가격을 조정한다. 서로간 기댓값이 크게 차이나진 않는다.

매입한 물건 가격이 떨어지면 손해가 될 수 있는데.

우리 제품 회전율은 꽤 빠른 편이라 손해는 아직까지 나지 않았다. 어떨땐 가격이 오르기도 한다.

공동구매도 가능해질까.

비즈니스의 성장 방향성을 놓고 몇 가지를 고민 중이다. 공동구매 형태 또한 매력적인 방향 중에 하나다. 다만 그렇게 된다면 소셜커머스와 차별점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한다.

물건 수급이 일정한 것은 아니다. 빠른 성장에 제약이 될 수 있는데.

수급이 일정하지 않다는 건 현재 우리 비즈니스의 단점이자 성장 방향성을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수급을 일정하게 한다는 것은 우리만의 차별화를 포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수급을 일정하게 한다는 건 공급업체를 늘리는 것이고, 업체를 통해 공급을 받게 되면 가격 결정력이 약해져 최저가를 유지하기가 어려워 진다. 우리는 물량 공급을 늘리되 최대한 많은 개인 네트워크를 확보하려고 한다. 또한 많이 판매되는 품목에 집중하기보단 수요가 좋고 잘 팔리는 물품을 확보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도 이 시장 자체가 커지는 건 바란다. 다만 성장을 위해 플랫폼을 선택할 지, 이커머스를 선택할 것인지는 고민 중이다.

대표가 생각하는 리스크는.

스스로 비즈니스의 한계를 짓는 것이다. ‘우리 비즈니스엔 빅플레이어가 많은데다 팀에 전문가가 없고 더욱이 핀테크나 O2O가 아니라서 투자 받기도 어렵겠지’ 하는 두려움에 기인한 한계다.

하지만 우리 팀은 자생하고 있다. 월급도 밀리지 않고, 손익분기점 및 영업익도 내는 중이다. 최대한 담담하게 서비스를 운영해보려고 한다.

커머스의 단점으로 최저가의 덫이 종종 언급된다. 같은 고민을 하지는 않나.

최저가 경쟁은 당연히 있다. 다만 그런 말 자체가 소비자가 최저가에 민감하다는 걸 반증한다고 보는데, 우리 사업에선 그게 득이 됐다고 본다. 우리는 최저가의 이점 때문에 일반 커머스 기업보다 가격경쟁력을 갖게 되었고 이를 소비자가 인지하고 찾는다. 예를들어, 10만 원짜리 새 물건은 어느 시점이 되면 9,8만원으로 내려간다. 미개봉 새상품은 최저가로 경쟁중인 일반 새상품보다는 무조건 쌀 수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선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소비자에겐 혜택을 줄 수 있는 형태다.

사실 최저가 경쟁은 업체마다 꽤 심한 편이다. 우린 그런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유리하다. 같은 새상품이기에 일반 가격보다 몇천 원만 저렴해도 고객이 찾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력만 있다고 하면 미새하우스의 기업 규모 및 브랜드가 어떻든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게 될 것이고, 저렴하다는 인식만 뿌리 내린다면 고객 충성도가 생겨 규모도 커질 거라 기대하고 있다.

커머스 뿐만 아니라 중고 물품 거래에도 규모가 큰 선두주자가 있다. 이들이 비슷한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다면.

그 부분 때문에 어떤 차별화를 할 수 있을지 고민중이다. 배달의민족이 초기 비즈니스 모델링을 할 때 ‘포털이 쓰레기통을 뒤져서 전단지를 모으진 않겠지’라는 판단으로 판단을 했다고 한다. 우린 영업력으로 승부하고자 한다. 발로 뛰어서 싸게 살 수 있는 길을 찾고, 고객과 대면상담 하는 등 큰 자본이 들어와도 할 수 없는 일을 하려고 한다. 이를 차별화로 삼아 나아갈 생각이다. 좀 느리더라도 이 길이 맞다고 본다.

앱 버전이 없다.

일단 서비스의 본질은 좋은 제품을 싸게 판매하는 것이다.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받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역량을 다지기도 전에 앱 개발을 시작하면 집중력이 분산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향후 투자 유치 계획을 말해달라.

투자 유치를 경험한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IR부터 통장에 입금되는 기간까지 약 3달, 이 기간동안 아무것도 못했다고 했다. 사실 그것도 매우 빠른 편일거다. 하지만 지금 우린 투자 유치보다 서비스를 정교화하고 좋은 물품을 가져와 매출을 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향후 기회가 되면 IR을 할거다.

글: 서 혜인(s123@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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