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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Startup’s Story #375]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美스테이크 시장으로 돌진하는 창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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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당시 스물네 살이었던 백상훈 대표는 스테이크(Steak)와 테이크아웃(Takeout)의 합성어인 ‘스테이크아웃(Steakout)’이라는 상호를 내걸고 푸드트럭을 몰기 시작했다.

대부업체에서 200만 원을 빌려 겨우겨우 마련한 트럭이었다. 누가 푸드트럭에서 4천 원이 넘는 음식을 사 먹겠냐는 핀잔도 수없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굽히지 않고 9,900원 트럭 스테이크 메뉴를 밀어붙인 결과 스테이크아웃은 오픈 전부터 수십 명이 줄을 서고, 일매출 최고 7백만 원을 찍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작년 한 해에는 트럭의 수도 5대로 늘어났다.

성공적인 청년창업 스토리지만, 스물여섯 백상훈 대표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다음 목표는 광활하고 거친 시장, ‘미국’이다. 스테이크아웃은 미국 스테이크 시장의 슈퍼 루키가 될 수 있을까. 그를 직접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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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아웃 백상훈 대표



■ “브랜드의 시장성 시험해보기 위해 푸드트럭 선택”

스테이크아웃은 놀랍게도 백 대표의 네 번째 창업 아이템이다. 그 앞의 세 개 사업은 줄줄이 망했다. 실패의 핵심 원인은 ‘자금 부족’. 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상태였고, 대부분 제조 중심의 비즈니스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 때 적은 초기 자금으로도 아이템의 시장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푸드트럭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푸드트럭에서 스테이크를 팔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나.

재학 시절, 스테이크 가게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간단하게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졌다. 당시 ROTC 마지막 훈련에 들어가기 전날이었는데, 동기들에게도 ‘스테이크 언제 먹어봤냐’고 물었더니, 한참 전이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더라. 자금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큰 부담 없이 스테이크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푸드트럭이 희귀할 때는 아니지 않나.

2015년에는 전국에 등록된 트럭이 세 대밖에 없었다. 스테이크 메뉴를 판매하는 트럭은 한 대도 없었고, 푸드트럭이라는 용어 자체가 푸드카, 스낵카와 함께 혼용되던 시절이었다. 그해 말부터 서울시 주도로 ‘밤도깨비 야시장’이라는 프로젝트가 시행됐고, 2016년부터 푸드트럭 붐이 일었다.

타이밍을 잘 잡은 셈이다.

그렇다. 사실 푸드트럭 창업에 욕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푸드트럭을 소자본으로 브랜드의 시장성을 시험해볼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첫 시작을 푸드트럭으로 했다.

어떤 철학의 브랜드를 시험해보고자 했나.

우리 대표 슬로건이 ‘모두를 위한 진짜 스테이크(Real staeak for everyone)’이다. 정통, 고급 스테이크를 누구나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라고 봤다.

고급 스테이크 수준을 유지하면서, 경제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기는 어렵지 않나.

한우를 쓰면 고기 원가가 올라가지만 우리는 미국산 스테이크를 쓴다. 호주산 고기가 브랜딩이 잘 되어 있지만, 몇몇 쉐프들에게 물어본 결과 스테이크 하기에는 미국산 고기가 제일 맛있다는 걸 알게 됐다. 조리의 경우에도, 푸드트럭 초기엔는 우리가 직접 배워서 했다. 유튜브나 책을 많이 참고했고, 스타 쉐프에게 직접 연락해서 강습을 받기도 했다. 부족하기야 했겠지만, 현장에서 피드백을 바로바로 반영하면서 점차 실력을 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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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트럭을 개시하자마자 인기를 얻었나? 아니면 별도의 마케팅적 노력이 있었나.

2015년에 스테이크를 파는 푸드트럭은 우리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VJ특공대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노출이 됐다. 청년 창업이라는 면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SNS를 통해서 그 날 출몰하는 위치에 대해서도 실시간으로 꾸준히 알렸다.

올해는 다섯개였던 푸드트럭을 한개로 줄였다고.

그렇다. 매출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는데, 이제 시장성은 검증했으니 본격적인 브랜드 구축 작업에 돌입해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2017년 한 해동안 준비한 오프라인 매장을 11월 초에 개업한다.

■ 시스템은 ‘맥도날드’, 분위기는 ‘킹스맨’인 스테이크 가게

최근 외식 시장에서는 패스트 캐주얼(Fast casual)이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했다. 패스트푸드와 패밀리레스토랑의 중간 지점에 있는 새로운 형태의 레스토랑으로 미국에서는 외식 업계에서 가장 성장하고 있는 업종이다. 패스트푸드점보다 조금 높은 정도의 가격으로, 프리미엄 수준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스테이크아웃의 행보도 이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본격적으로 점포를 만들고 확장해나갈 스테이크아웃은 어떤 브랜드인가.

시스템은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과 닮아 있으면서도 인테리어 등 전반 분위기는 ‘킹스맨’ 같은 프리미엄 무드를 유지하는 것이다. 기존 스테이크하우스 비용 구조를 보면 식자재보다는 홀서빙 인력, 쉐프 등에게 책정된 인건비가 더 많다. 보통 비용의 25~30%를 원가로 책정한다. 우리는 이를 18%로 줄였다. 식자재 원가는 그대로 유지하고, 인건비를 절약했다.

그래서 고객은 마치 패스트푸드점에서처럼 주문하고, 음식을 받아간다. 고기 종류, 중량을 선택하면 눈앞에서 고기를 썰어준다. 저울에 직접 달아주기 때문에 무게에 따른 가격도 확인할 수 있다. 요리는 5-10분 내로 나오고, 진동벨이 울리면 셀프 픽업하는 형태다. 따라서 홀서빙 직원을 두지 않아도 된다.

누구나 슬리퍼 신고도 찾아와서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는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싶다. 그러면서도 인테리어는 고급 스테이크하우스의 톤앤매너를 유지했다. ‘킹스맨’을 참고했다. 캐주얼한 클래식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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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당 평균 가격은 어느 정도 되나.

고기 시세에 따라 매번 달라진다. 가장 저렴한 부위의 경우, 시세가 괜찮을 때는 9천 원대에서 시작한다. 6,7,8 월처럼 시세가 높은 달에는 1만7천 원까지 올라가지만 보통 9천 원~1만2천 원 선에서 맛볼 수 있다. 제일 비싼 안심 부위는 3만 원~3만3천 원 수준이다.

벤치마킹하는 브랜드가 있나.

2017년 외식 산업의 키워드 중 하나가 ‘패스트 캐주얼(Fast Casual)’이다. 쉑쉑버거처럼 패스트푸드와 패밀리레스토랑 중간 지점에 있는 브랜드들을 일컫는다. 이 분야에서 제일 잘하고 있는 것이 미국의 ‘치폴레(Chipotle)’라는 맥시칸 푸드 브랜드다. 가격이 경제적이면서도, 정통 멕시칸 맛을 내고 있어서 미국 직영 지점만 7,700개 정도가 있다.

■”너희가 왜 스타트업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 미국에서 찾았다

‘외식 창업 기업을 스타트업으로 부를 수 있는가?’. 스테이크아웃은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에 대한 질문을 받아왔다. 어떤 기준을 두고, 스타트업인 것과 스타트업이 아닌 것을 구분하는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분분하다. 하나의 명확한 표준이 만들어지기에는, 아직 이 생태계가 충분히 무르익지 않은 탓이다. 이로 인한 정체성 혼란에 대한 답을, 스테이크아웃은 미국 시장에서 찾았다.

작년에 팀 전체가 미국에 방문하면서, 미국 진출의 꿈을 꾸게 됐다고.

사실 처음에는 재미로 간 것이다. 우리가 매번 푸드트럭을 운영할 때, SNS를 통해 위치를 알리는데 ‘다음 번에는 뉴욕에 간다고 적어보자’고 농담 삼아 말하곤 했다. 그러다 작년 뉴욕 기반 액셀러레이터인 디이브이코리아(DEV Korea)이 운영하는 뉴욕 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미국 현지에서 일주일 정도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600달러 정도를 벌었다. 그게 미국 진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기회가 됐다.

미국 시장에는 어떤 기회가 있었나.

미국 사회에서도 스테이크에 대한 경험은 양극화되어 있었다. 부위별로 잘하는 스테이크하우스를 세세하게 알고 있는 계층과, 마트에서 질낮은 고기를 구매해 구워먹는 계층 간 경험차가 컸다. 스테이크 시장엔 아직 중간층의 패스트 프리미엄 브랜드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이 부분을 공략할 수 있다고 봤다. 또 고기 원가 자체가 저렴하다. 국내에서는 1만5천 원 정도 하는 분량의 고기를 미국에서는 6천 원 대에 구매할 수 있었다. 당시 미국 현지에서 개최되는 데모데이를 한달동안 열다섯번 정도 나갔는데,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디이브이가 우리를 마음에 들어해 뉴욕 본사 이름으로 직접 투자를 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던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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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운영한 스테이크아웃의 푸드트럭



10월에는 디캠프에서 개최하는 디데이에서도 우승을 했다. 비 IT 기업인데도 벤처계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데모데이에는 꽤 많이 나갔었는데, 그럴 때마다 ‘스타트업 대회에 너네가 왜 나와?’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정부 창업 지원 사업에서도 외식 분야는 늘 외면받는다. 그로 인한 자격지심도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 가보니 편견이 없더라. ‘너네 돈 벌고 있고, 나중에 사업을 확장할거잖아? 그럼 너네는 스타트업이지’라는 식이다. 실제 실리콘밸리도 ‘블루보틀, ‘필즈커피’ 등 논테크 외식 기업에 다양하게 투자하고 있다. 빌게이츠 같은 거물 기업인도 최근 패스트캐주얼 외식 기업에 관심이 많다고 하더라.

향후 어떤 투자자에게 투자를 받고 싶나.

미국 진출 시에는 파트너사가 아주 중요하다. 쉑쉑버거가 SPC를 통해 한국에 안착했듯이, 법률·자금 문제에 있어 문제를 해결해줄 파트너사를 만나야 한다. 투자자 역시 현지 네트워크 등을 연결해줄 수 있는 조력사였으면 좋겠다. 비 IT 기업이라 떨어질 가능성이 많지만, 와이콤비네이터 같은 실리콘밸리의 유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도 지원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스테이크아웃의 단기,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달라.

단기적으로는 미국에 어떻게든 안착하는 게 목표다. 최종적으로는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외식 산업에서 판도를 흔드는 기업이 되고 싶다. 스테이크를 먹으러 갈 때, ‘고급 스테이크집 갈래, 스테이크아웃 갈래?’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을 정도의 확고한 카테고리 하나를 만드는 게 목표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스테이크 브랜드로 거듭나고 싶다.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겠다. 지켜봐달라.

글: 정새롬(sr.jung@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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