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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Startup’s Story #383] 유럽이 사랑한 한국 동영상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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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저(Amazer)의 이의중 대표는 10여 년 간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밴드 보컬로 살았다. 네이버에서는 마케팅과 컨텐츠를, 선데이토즈에서는 CMO로 일했다. 그렇게 열심히 번 돈으로, 직접 밴드 제작자로 나서기도 했지만 잘 되진 않았다.

그가 만든 어메이저는 과거의 본인처럼 ‘세상을 놀라게 하고 싶은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플랫폼이다. 누구나 자신의 재능을 담은 동영상을 공유하고, 경연에 도전할 수 있다.

이 앱 안에는 이 대표의 뮤지션으로서의 열망, IT 종사자로서 쌓아온 기술, 프로듀서로서의 경험이 담겨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은 실패를 실패로만 남겨두지 않는다. 입주해있는 캠퍼스서울에서 어메이저 이의중 대표를 만났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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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중 어메이저 대표

앨범 세 장을 내셨다고요?

학창시절부터 계속된 꿈이었어요. 포기할 수가 없어서 낮에는 회사 생활하고 밤에는 밴드를 했죠. 첫 직장은 네이버였는데 10년간 음악, 영화, 방송 콘텐츠를 네이버 안에 장착시키는 작업을 했었습니다. 그다음에는 선데이토즈에서 CMO를 맡아서 창업하기 전까지 했었고요.

지금은 밴드 안 하시나요.

잘 안돼서요. 안된 이유를 복기하다 보니, ‘내 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엔터테인먼트사를 만들어서 회사 일 마치고 돌아와서 밤에 타 밴드 제작도 했었습니다.

월급 받아서 거기에 쏟아붓는 식으로.

정확합니다.

다양한 경험들을 하셨는데, 창업은 어떻게 결심하게 되셨나요?

낮엔 회사원, 밤에 제작자로 살다보니 어느 순간 헷갈려요. 낮에 할 일을 밤에 하기도 하고, 밤에 할 일을 낮에 하기도 하고. 도대체 어떤 걸 하고 싶은 건지 스스로 물어봤어요. 결국 IT 업계에서 쌓아온 지식들과, 엔터테인먼트 사업 통해서 인재를 육성한 경험을 합쳐서 모바일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선데이토즈를 그만두고 어메이저를 만들었어요.

어메이저는 어떤 서비스입니까.

동영상 배틀앱입니다. 전 세계 사용자들이 동영상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뽐내고, 그 안에서 팬까지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팬들을 통해 이익까지 얻을 수 있는 구조이고요. 팬들은 두 개의 영상을 비교하고 간단히 스와이프를 통해 더 좋아하는 어메이저를 고를 수 있습니다.

처음엔 오디션 서비스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모바일을 통해 글로벌 오디션 플랫폼을 만들려는 시도가 꾸준히 있어기 때문에.

오디션 플랫폼은 명확한 목적을 가진 사용자만 참여하잖아요. 어메이저는 좀 더 가볍게 동영상을 올리는 사용자와 시청하는 사용자가 서로 즐기면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놀이터예요. 여기에 더 재미를 주기 위해 두 사용자 간의 대결 구도와 ‘셀피’, ‘립싱크’, ‘케이팝 댄스’ 등의 미션 요소를 가미했고요. 어메이저를 통해 실제 기획사와 연결되는 시스템은 없습니다.

플래텀

어메이저 앱은 사용자 간 동영상 배틀이 주요 컨셉이다.



어메이저들은 어떻게 수익을 가져갈 수 있나요.

‘어메이지 코인’이라는 유료 아이템을 통해서입니다. 어메이저가 올린 동영상을 팬이 스와이프해서 선택하면, 1 어메이지 코인이 어메이저에게 돌아갑니다. 어메이저는 이 코인을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어요.

어메이저 플랫폼 입장에서도 이 코인이 주 수익 모델이겠네요. 구매 전환율은 어떻게 되나요.

초반에는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사용자 간 경쟁을 심하게 붙였어요. 어메이저의 팬덤끼리의 경쟁도 과열되어서 한때는 앱스토어 엔터테인트 분야의 매출 순위 10위 안에도 들어갔습니다.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SNS를 통해 팬들의 참여를 독려하면서 개인이 몇백만 원까지 결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과연 경쟁을 과열시켜서 매출을 높이는 것이 다양한 사용자의 참여를 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유명하지 않은 사용자들도 편하고 쉽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지금은 매출을 높일 수 있는 경쟁 요소들을 많이 낮춰놓은 상태입니다.

코인 이외에 수익 모델을 더 다각화할 계획은 없나요.

브랜디드 콘텐츠를 통한 네이티브 광고가 가능할 거라고 봅니다. 마치 페이스북 타임라인 안에 광고가 자연스럽게 삽입되듯이, 사용자 배틀 UI 속에 브랜드 간 경쟁 광고 등을 넣어볼 수 있겠죠. 실제 몇몇 브랜드에서 문의를 해오기도 했습니다.

국내보단 해외 사용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들었습니다.

앱을 출시한 지 8개월 정도 됐는데, 사용자 중 35%가 독일, 30%가 미국과 폴란드에서 유입되고 있어요. 애초부터 글로벌 서비스로 기획했기 때문에, 7개국에 출시를 했는데,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이 폴란드입니다.

왜 폴란드였을까요.

케이팝을 좋아하는 해외 커뮤니티 위주로 바이럴 마케팅을 했는데, 가장 큰 반응을 보였던 곳이 폴란드입니다. 유럽 친구들이 많다 보니 독일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사용자들도 함께 유입됐고요.

주로 케이팝 팬들이 많은가요?

사용자층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어요. 주로 셀피를 올리는 사용자, 립싱크 영상을 올리는 사용자, 마지막으로 케이팝을 좋아하는 한류 팬으로 말입니다. 한류 팬들이 비율상 가장 많습니다. 아이돌 신곡이 나오면, 우리가 미션을 주기도 전에 사용자들이 먼저 커버 영상을 올립니다. 반면 유튜브 스타인 고퇴경씨도 어메이저에 콘텐츠를 올리고 있습니다.

처음엔 콰이나 뮤지컬리같은 동영상 제작앱들이 경쟁사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 듣다 보니 유튜브 같은 공유 플랫폼 자체가 경쟁사 같습니다.

유튜브는 경쟁사라고 하기엔 조금 부담스럽네요. 최근 콰이(Kwai), 뮤지컬리(Musical.ly), 스노우(Snow), 스뮬(Smule)같은 오락 동영상 제작앱들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요. 미국, 중국과 같은 큰 시장을 시작점으로 말이죠. 어메이저에는 다양한 제작앱으로 만든 콘텐츠를 모두 올릴 수 있습니다. 그 점에서는 아주 개방적이면서도, ‘배틀’이라는 경쟁 요소를 넣은 것이 우리만의 차별점이에요.

앱이 역동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동영상 재생도 끊김이 없이 되고, 스와이프 등 사용자 액션에도 빠르게 반응하고.

현재 팀원이 8명인데, 이 중 절반이 네이버, 선데이토즈 때 함께 일했던 영상 서비스 전문가들입니다. 해외를 대상으로 한 라이브 서비스에 특화된 팀이죠. 앱의 구동 안정성이나 UI의 개성을 느끼셨다면 이 인재들 덕분입니다. 현재 하루 300~500개 영상이 올라오고, 사용자가 배틀 심사를 한 영상만 600만 건입니다. 이 자료를 기반으로 데이터 마이닝을 해서, 시청하는 사용자들에게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기능도 계속 개발시켜나가고 있어요.

회사원, 뮤지션, 창업자로서 사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요?

크게 다르지 않아요. 아침에 집을 나서서, 내 자리에 앉고, 나의 할 일을 합니다. 다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는 내가 만들고 싶은 모든 것을 시도해보기가 어려웠죠. 창업자로서의 삶은 그런 면에서 100% 만족스럽습니다.

향후 어떤 투자자에게 투자를 받고 싶은지요.

한국 서비스가 글로벌 진출을 해서 성공하는 사례가 많지 않아요. 어메이저는 첫 기획 단계서부터 글로벌 서비스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해외 확장을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투자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구글 캠퍼스 서울 입주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해외 전문가들을 만나며 서비스를 다듬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참 좋았어요.

마지막으로 어메이저의 단기, 중장기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단기적으로는 유럽, 미국, 폴란드 등 주요 사용자층이 모여 있는 시장을 더 공략해서 해당 국가 앱스토어 순위권에 들어가는 걸 목표로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재능을 가진 더 많은 사용자가 우리 플랫폼을 통해 활동하는 것, 또 ‘재능 구경’하면 모든 사람이 어메이저를 바로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열심히 해나갈게요. 잘 지켜봐 주세요.

글: 정새롬(sr.jung@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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