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언덕 위 교회
카즈벡산의 황홀한 일출
코카서스 지방은 예로부터 문명의 교차로에 위치해,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신화 속에도 자주 등장하는데요, 그중 유명한 ‘프로메테우스 신화’가 깃든 곳, 조지아 카즈베기로 떠나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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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카즈베기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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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베기는 조지아 북부의 작은 마을로,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150km 떨어져 있어요. 정식 명칭은 ‘스테판 츠민다’. 하지만 여전히 옛 이름인 ‘카즈베기(Kazbegi)’로 불리고 있죠. 작은 마을이지만 코카서스 산맥의 미봉 중 하나인 카즈벡산(Mt. Kazbek)과 언덕 위의 아름다운 교회인 게르게티 트리니티 교회(Gergeti Trinity Church)가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1년 내내 끊이지 않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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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벡 산 정상에 있는 게르게티 트리니티 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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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에서 카즈베기로 가는 여정은 트빌리시 북부 터미널인 디두베(Didube)에서 시작돼요. 카즈베기행 미니 버스인 마슈룻카(Marshrutka)가 이 곳에서 출발하거든요. 디두베 전철역에서 내리면 “카즈베기!”라고 외치는 택시 기사들의 열띤 호객행위가 시작되는데, 이를 뚫고 쭉 직진하면 조지아의 대중교통인 마슈룻카에 탈 수 있어요. 마슈룻카는 러시아나 코카서스 지역에서 운행 중인 20인승 미니버스로, 조지아에서는 큰 버스 대신에 이 작은 버스가 전국을 연결하고 있죠. 카즈베기행 마슈룻카는 10라리(4000원). 카즈베기 가는 길의 관광 명소에도 들르고 싶다면 직행 마슈룻카보다 쉐어 택시를 이용하는 게 좋아요. 요금은 인당 15~20라리로 조금 더 비싸지만, 아나우리 성이나 러시아-조지아 수교 전망대에서 멈추어 사진을 찍고 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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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빌시 북부의 디두베 터미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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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베기 행 마슈룻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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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에서 출발한 마슈룻카는 3시간 만에 카즈베기에 도착했어요. 150km라서 금방 도착할 줄 알았는데, 중간에 코카서스 산맥의 산악 지형을 지나야 하기 때문이에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라고요. 가장 높은 지점은 2369m의 즈바리 고개(Jvari Pass). 11월 말이라서 그런지 카즈베기로 가는 길은 벌써 눈이 하얗게 뒤덮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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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뒤덮인 11월의 카즈베기 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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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카즈베기 마을의 버스 정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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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베기는 여름에는 트레킹, 겨울에는 아이스 클라이밍의 베이스캠프 격인 마을이기도 해요. 그래서 마을에 많은 숙소가 자리잡고 있죠. 그 중 카즈베기에서 가장 경치가 좋다는 룸스 호텔(Rooms hotel)에서 머물기로 했어요. 카즈베기 룸스 호텔은 카즈베기에서, 아니 조지아 전체에서 가장 경치 좋은 호텔로 유명해요. 호텔에 묵지 않아도 레스토랑에서 경치를 즐길 수 있어 카즈베기의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호텔 레스토랑치고는 합리적인 가격때문에 배낭여행자들도 음식과 경치를 즐기러 많이 찾는 곳이죠. 체크인 시간을 기다리며 레스토랑에서 클럽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양도 푸짐하고 맛도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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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베기 룸스 호텔 레스토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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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스 호텔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클럽 샌드위치. 1만원 정도인데 푸짐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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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 좋기로 유명한 룸스 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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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스 호텔에서 내려다보는 카즈벡 산의 풍경은 일품이에요. 해발 5047m의 카즈벡 산(Mt. Kazbek)은 조지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으로, 정상 부근이 두꺼운 빙하로 뒤덮여 있어 ‘얼음산’으로 불려요. 프로메테우스 신화가 깃든 바로 그 산이기도 하죠.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건네 준 죄로, 카즈벡 산에서 독수리에게 심장을 쪼아 먹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카즈벡 산에는 유독 독수리들이 많이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카즈벡산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일출 시간이에요. 해가 떠오르면서, 카즈벡 산의 정상부터 붉어지기 시작하는데 그 풍경이 장관이죠. 과연 조지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꼽힐 만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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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벡 산의 일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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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카즈베기의 또 다른 명소인 게르게티 트리니티 교회를 다녀왔어요. 츠민다 사메바교회(Tsminda Sameba)로도 불리는 이 곳은 2170m의 언덕 위에 있는 14세기에 지어진 교회로, 조지아의 상징 같은 존재예요. 교회 자체는 소박하지만, 교회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웅장하기 그지 없어요. 교회에 가기 위해서는 택시를 타거나 혹은 걸어서 갈 수 있어요. 택시는 1인 약 20라리(8000원)이고 걸어서 갈 경우 약 1~2시간 정도 소요돼요. 대신 트레킹을 할 경우에는 길이 험해서 꼭 운동화를 신고 가는 걸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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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에서 본 게르게티 트리니티 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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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게티 트리니티 교회에서 내려다보이는 카즈베기 마을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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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오는 길도 험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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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베기는 조지아-러시아의 국경마을이기도 해요. 카즈베기에서 북쪽으로 10km만 더 가면 조지아와 러시아의 국경이 있거든요. 다음 여정은 이 육로 국경을 코카서스 산맥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엘부르스 산으로 향해 볼게요.
정리 = 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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