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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뜨는 해 설레는 인사, 지는 해 황홀한 이별 '서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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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간월암 뒤로 걸린 태양과 붉은 낙조가 그림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서산·태안=글·사진 스포츠서울 황철훈기자]“아니 벌써 해가 솟았나~” 산울림 노랫말처럼 벌써 새해가 밝았다.
2018년 희망찬 무술년. ‘세월이 쏜살같다’는 말이 가슴 사무치게 와 닿는 요즘.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늘 아쉽다. 하지만 어찌하랴. 이미 날아가버린 화살인걸. 지난해 아쉬움은 붉은 낙조와 함께 달래고 새해 각오는 솟구치는 태양과 함께 다져보자. 서해에는 아름다운 일몰과 일출을 함께 볼 수 있는 곳도 있다. 가슴이 탁 트이는 드넓은 바다와 총총 박힌 섬들이 장관을 이루는 곳. 황홀경을 펼치는 명품 낙조와 희망찬 일출이 함께하는 곳. 서해로 새해맞이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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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암에서 내려다 본 풍경. 부교를 건너면 왼쪽이 여수섬 오른쪽이 조구널섬, 가운데가 부상탑이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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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암 입구에는 한 줄로 늘어선 금강역사와 8부신장상이 자리한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서해의 일출 명소 ‘안면암’
안면암은 천수만이 내려다보이는 태안반도 동쪽 해안에 자리한 절로 대한불교조계종 금산사의 말사다.
특히 이곳은 서해의 대표 일출 명소 중 하나로 천수만이 펼쳐진 바다와 부상탑 위로 솟구치는 일출이 장관을 이룬다. 절 입구에는 한 줄로 늘어서 있는 금강역사와 8부신장이 눈길을 끈다. 오른쪽엔 나한전이 자리하고 왼쪽엔 법당과 수련장, 공양처, 용왕각, 삼성각 등이 한데 모인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 현대식 건축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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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조 시 물에 뜰 수 있도록 뗏목 위에 세운 ‘부상탑’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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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의 일출 명소 ‘안면암’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안면암 앞 바다에는 좀 더 특별한 풍광이 펼쳐진다. 저 멀리 보이는 두 개의 섬 사이에 부상탑이 아득하게 자리하고 섬까지는 약 200m 길이 부교가 놓여있다. 부교는 스티로폼 위에 나무를 덧대 만들었다. 밀물이 들면 출렁이는 물길을 걷는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부교를 건너면 여우섬과 조구널섬을 마주한다. 왼쪽은 여우를 닮았다해서 ‘여우섬’이고 오른쪽이 예전 조기가 흔했던 시절 섬 가득 조기를 널었다해서 ‘조구널섬’이다. 조구널섬은 그렇다 치고 여우섬은 당최 여우와 닮은 점을 찾을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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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빠지면 걸어서 쉽게 여우섬에 들어갈 수 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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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섬과 조구널섬 뒤로 굴 양식장과 수상펜션이 이채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썰물 때는 걸어서 섬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속살을 드러낸 조구널섬은 기묘한 암석 표면으로 마치 해안 절벽을 보는 듯하다. 두 섬 사이 부상탑은 만조 시 물에 뜰 수 있도록 뗏목 위에 세운 17m 높이 탑으로 일반 석탑과 달리 스테인리스와 동판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2007년 태안 기름 유출사건으로 이 지역이 어려움을 겪을 때 안면암 신도들이 태안을 비롯해 온 나라의 평안을 염원하는 뜻을 담아 2009년 봄에 세웠다.

섬 뒤로는 마을 공동 굴 양식장이 이어지고 저 멀리엔 수상펜션이 여러 채 물 위에 떠있다. 수상펜션은 커다란 뗏목위에 이글루와 천문대를 연상케 하는 돔 형태 숙소를 올린 것으로 마치 동남아 수상가옥처럼 이국적 정취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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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버드랜드 ‘둥지전망대’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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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버드랜드 둥지전망대 내부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철새 생태공원 ‘서산버드랜드’
충남 서산시 부석면에 자리한 ‘서산버드랜드’는 철새 도래지 생태공원이다. 서산시가 천수만 생태 보전과 관리 및 생태 관광활성화를 위해 2011년 11월에 조성한 공원으로, 24만4200㎡ 부지에 철새박물관과 4D 입체영상관, 둥지전망대, 야생식물원 등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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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버드랜드 철새박물관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철새박물관은 천수만에 서식하는 큰기러기를 비롯해 가창오리,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등 200여 종의 다양한 철새 표본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자연사한 철새를 이용한 박제 표본은 마치 살아있는 철새를 보는 듯 실감난다. 아울러 철새 생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자료와 체험자료를 준비해 자녀 동반 가족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계단을 통해 버드랜드 가장 높은 곳으로 오르면 전망대가 나타난다. 배 모양 건물에 트로피 모양 전망대가 뒤틀리듯 솟아있다. 하얀색 전망대 외벽은 크고 작은 원으로 마감, 철새 알을 상징화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사방이 확 트인 공간에서 천수만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전망대 곳곳엔 철새를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망원경을 설치했다. 해설사도 상주해 철새 생태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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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버드랜드 전경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혹여 기대했던 철새가 없거나 너무 적어 실망했다면 이르다. 버드랜드에는 사계절 내내 천수만 철새를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다름아닌 파라미드 모양을 한 ‘4D영상관’으로 가창오리를 비롯해 큰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등 천수만을 대표하는 철새들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듯한 생생한 입체화면으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아름다운 천수만을 배경으로 약 30만 마리의 철새떼가 펼치는 대군무는 압권이다. 마치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화려한 군무는 경이로움을 넘어 벅찬 감동마저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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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암 명품 낙조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아름다운 서해의 낙조 1번지 ‘간월암’
충남 서산 남쪽 끝, 부석면 간월도리에 가면 조그마한 바위섬을 마주할 수 있다. 섬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암자 ‘간월암(看月庵)’이다. 섬이 곧 암자고 암자가 곧 섬이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섬이 되기도 하고 뭍이 되기도 한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창건, 송만공 대사가 중건했다.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며 깨달음을 얻었다’해서 간월(看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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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을 타고 드나들었던 예전 간월암 풍경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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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빠진 간월암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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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암 입구에 자리한 나무 장승과 수많은 돌탑이 이채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이곳은 몇 해 전만 해도 스티로폼 위에 나무를 덧댄 뗏목을 타고 쉽게 드나들었다. 지금은 안전상의 이유로 없앴다. 물이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육지에서 섬까지는 고작 40m 남짓 거리다. 계단을 타고 내려가 바닷길을 걷는다. 물이 빠진 바다엔 드넓은 광장이 생겨났다. 뭍에서 간월암에 이르는 길은 마치 비 온 뒤 걷는 시골길 같은 느낌이다. 간월암 입구에는 저마다 소원을 담아 쌓아올린 수많은 돌탑과 나무 장승이 수문장을 자처하듯 무리지어 서 있다. 장승의 모습과 표정 또한 제각각이다. 온화한 얼굴로 미소짓는 것, 긴 칼을 차고 무섭게 눈을 부릅 뜬 것, 심통난 표정까지 각양각색이다. 그러고 보니 심통이 단단히 난 장승은 금강역사를, 눈을 부릅 뜬 장승은 사천왕을 닮은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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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암 전경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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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각에 모셔진 ‘해수기룡관음보살’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간월암 경내로 들면 중심 전각 대웅전을 중심으로 오른쪽엔 산신각이 있고 대웅전 맞은편은 바다를 등지고 아담한 전각 ‘용왕각’이 자리한다. 용왕각에는 용을 휘감은 해수기룡관음보살을 모셨다. 절 마당은 반듯한 화강암 타일로 깔끔하게 포장했다. 마당 한가운데에는 약 250년 수령의 사철나무가 마치 우산을 펼친 듯 낮게 가지를 드리운 채 서있다. 절 입구 150년 된 팽나무는 늠름하고도 기품이 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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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암 일주문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간월암은 서해안 낙조 명소 중 으뜸으로 꼽힌다. 늦은 오후 간월암 뒤로 해가 걸리면 하늘은 온통 붉은 빛, 개펄은 황금 빛으로 장관을 연출한다. 잠시 후 해가 지면 붉은 하늘이 어느새 빨강, 주황, 노랑, 파랑, 보라색, 오색 비단을 펼친 듯 아름답게 물든다. 불 꺼진 간월암은 유려한 지붕선과 나뭇가지가 그림 같은 실루엣을 만들고 오색 하늘과 어우러져 한 폭의 진경산수화를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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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먹거리=
서산의 대표 먹거리 하면 어리굴젓이다. 그중에서도 간월도 어리굴젓을 으뜸으로 친다. 간월암에서 수행하던 무학대사가 태조 이성계에게 진상하면서 궁중 진상품이 되었다는 어리굴젓이다. 이곳의 어리굴은 크기는 작지만 속이 알차고 탱글탱글하며 깊은 맛을 낸다. 고춧가루를 넣어 매콤 짭짤하면서 향긋함이 느껴지는 어리굴젓은 밥도둑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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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굴밥은 달래장을 넣고 비빈 후 김에 싸서 먹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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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와 청양고추를 넣어 끊여낸 ‘울엄마 영양굴밥’집의 굴국밥은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간월도 입구에는 어리굴젓을 파는 가게와 굴 전문식당이 즐비하다. 특히 ‘울엄마 영양굴밥’집은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반가운 식당이다. 이 집의 영양굴밥은 뚝배기에 굴과 호두, 대추, 단호박, 완두, 팥, 서리방콩 등을 넣어 지은 밥으로 영양 만점 맛도 만점이다. 아울러 굴과 함께 황태, 콩나물, 청양고추 등을 넣고 끓여낸 굴국밥은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어리굴젓을 기본으로 차려내는 밑반찬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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