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너, 내가 찍었어…겨울에 푹 빠진 ‘대관령 목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평창 3대 목장 ‘찰칵’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평창으로 목장여행을 떠나자. 구릉지대에 있는 평창 목장의 설경이 아름답다. 동계올림픽(2월9~25일) 기간에는 다양한 이벤트도 열린다. 대관령의 목장 3곳의 3색 매력을 찾았다.

■ 양떼목장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를 타고 2시간여 만에 대관령 IC로 나와 대관령면 횡계리에 있는 ‘양떼목장’으로 향했다. 해발 1000m 산세는 부드러웠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5분쯤 오르자 매표소가 보였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양떼에게 건초를 먹일 수 있는 체험 쿠폰을 받았다. 구릉을 따라 넉넉히 한바퀴 돌아보는데 1시간 정도 걸렸다.

양떼목장에서 사진을 찍기 좋은 포인트는 3군데. 언덕 위 바람 방향을 따라 한쪽으로 잎과 가지가 쏠려있는 소나무가 있다. 소나무 가지와 나란히 또는 반대방향으로 한쪽 팔을 뻗고 사진을 찍으면 멋진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스키점프대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두 팔을 한껏 벌려 태백산 줄기를 안고 셔터를 누르면 근사하게 나온다. 초가집 움막 앞의 한 컷은 유럽이 부럽지 않다.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며 하늘을 넣고 찍어야 예쁘다. 젊은 연인들은 건초를 오물오물 먹는 양을 살짝 넣고 셀카봉으로 커플 사진을 많이 찍는다.

■ 삼양목장

겨울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동양 최대 초지를 가진 ‘삼양목장’이 제격이다. 해발 800~1000m 이상의 장대한 산들이 수묵화처럼 펼쳐지는데 답답했던 속이 확 뚫렸다.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4.5㎞. 정상에 오르면 서울 여의도 면적의 7.5배라는 대관령목장을 볼 수 있다. 눈 덮인 산등성이에 풍력발전기 53기가 바람을 안고 웅웅 소리를 내며 돌고 있다. 최일선 평창군 문화해설사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목장 구석구석 둘레길을 걸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이 잘 나오는 포인트는 여러 군데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비롯해 영화 <웰컴투 동막골> <태극기 휘날리며> <이중간첩> <조폭마누라3> 등을 삼양목장에서 촬영했다.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드라마 <연예소설> 촬영지. 드라마에 나오는 나무 앞에서 주인공처럼 사진을 찍는 것이 핵심이다.

풍광이 아름다운 곳은 정상인 동해 전망대(1140m). 멀리 보이는 동해와 황병산(1407m)을 배경 삼아 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삼양목장은 일출 명소로도 이름나 있다. 성인 입장료 9000원.

■ 하늘목장

하늘목장은 축구장 1400개를 합쳐놓은 것만큼이나 넓었다. 대관령 최고봉인 선자령(1157m)에 오르기 편하기 때문인지 젊은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트랙터 마차를 탔다. 젖소와 양떼, 말 등 미국과 유럽이 부럽지 않은 목장을 바라보며 탈탈탈 오르는데 재미가 쏠쏠했다.

사진을 꼭 찍어야 할 장소는 역시 선자령이다. 마차에서 내려 눈길을 따라 선자령 입구에 도착했다. 정상까지 500m. 흙과 돌계단을 따라 원시림을 헤쳐가면서 한 사람씩 일렬로 줄지어 오르는데 힘들지 않았다. 폭이 1m가 채 안되는 산길을 30분쯤 오르락내리락했을까 등줄기에 땀이 맺히는가 싶은데 동해와 강릉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가슴을 펴고 당당한 자세로 한 컷을 남겼다.

선자령길에서는 은백의 눈꽃을 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신갈나무, 진달래꽃나무 등 키 작은 나무에 매달린 하얀 꽃이 찬란하다. 하늘목장 입구에 있는 하베스토어(수확)는 건초를 보관하는 곳인데 동굴처럼 소리가 울려 퍼져 사랑을 고백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무료 눈썰매를 타는 즐거움도 있다. 2월에는 오후 4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늦어도 3시까지는 도착해야 한다. 성인 입장료가 6000원이지만 마차를 타려면 추가로 6000원을 내야 한다.

▶올림픽 기간 겨울축제

얼음 구멍에 ‘까딱…까딱’

송어낚시, 이 맛 아닙니까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겨울 문화축제가 열린다. ‘송어 페스티벌’과 ‘대관령 눈꽃 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올해로 11회째인 ‘송어 페스티벌’은 진부면 오대천 일대에서 펼쳐진다. 꽁꽁 얼어붙은 강의 얼음에 구멍을 내고 송어를 낚는 재미가 있다. 찬바람이 걱정이라면 낚시 텐트를 빌리면 된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실내 낚시터도 있다. 잡은 송어는 입구에 있는 회센터에서 바로 손질해 회로 먹거나 구워 먹으면 된다. 회·구이 손질비는 3000원. 바로 옆 푸드코트에서도 각종 송어요리를 판다.

평창 올림픽 기간 중 라이브 공연과 전시회도 펼쳐지므로 미리 일정을 확인해 두면 좋다. 회화, 사진, 드로잉전을 비롯해 올림픽 퀴즈존, 평창의 젊은 셰프들이 선보이는 쿠킹클래스도 열린다. 전통차와 식혜, 오륜기 동그라미 케이크 만들기 등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레포츠도 신나게 즐길 수 있다. 눈썰매를 비롯해 여러 명이 함께 타는 스노래프팅, 얼음 카트와 얼음자전거 등이 준비돼 있다. 스케이트, 전통 썰매, 4륜 오토바이 등도 탈 수 있다. 2월25일까지. (033)336-4000

제26회 ‘대관령 눈꽃 페스티벌’은 대관령면 송천 일대에서 펼쳐진다. 눈 조각 전시가 가장 볼 만하다. 초대형 눈썰매, 눈조각 미로공원 등도 마련된다. 눈조각 포토존에서 멋진 사진을 남기려면 셀카봉은 필수. 알몸 마라톤대회, 눈마을 올림픽, 눈꽃 조명쇼 등 이색적인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2월7일부터 22일까지. (033)335-3995


▶여행 정보

KTX 경강선 진부역, 2월 한 달만 ‘무료 관광순환버스’

KTX 경강선을 타면 서울역에서 1시간10분 만에 평창과 가까운 진부역에 도착한다. 동계올림픽을 맞아 무료 평창 관광순환버스가 운행된다. 2월1일부터 28일까지 오전 11시·오후 1시 매일 2차례 진부역을 기점으로 순환한다. 1코스는 월정사~대관령 양떼목장~의야지 바람마을~하늘목장을 둘러볼 수 있다. 2코스는 평창역~정강원~이효석문학관~허브나라농원~휘닉스평창에 발도장을 찍을 수 있다.

유료 시티투어 버스도 있다. 1코스 ‘평창 겨울나들이’(성인 6500원·9시간)는 하늘목장~메밀 음식거리~이효석 문학관~월정사를 찾아 떠난다. 2코스 ‘탐험로드’(성인 2만5000원·9시간)는 백룡동굴이 하이라이트인데 보배체험목장과 평창장터에도 들른다. 1·2코스는 매일 오전 9시30분 진부역에서 출발한다. 야경을 감상하는 ‘문탠로드’(성인 7500원·4시간)는 매일 오후 6시 진부역에서 출발한다. 월정사 전나무숲길과 대관령 눈꽃축제를 감상할 수 있다. (070)4238-8118

평창은 메밀 음식이 유명하다. ‘메밀 스케치’(033-336-3738)에서는 메밀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메밀가루로 튀겨낸 돈가스와 메밀피자는 두툼해도 느끼하지 않다. 컵메밀순두부는 초당 순두부와 메밀묵에 김치를 얇게 썰어 낸다. 메밀 드립커피는 특유의 메밀 맛이 입안에 오래도록 남는다. 메밀막걸리와 메밀묵은 양도 푸짐하다. 돈가스 1만원, 컵순두부 9000원, 커피 7000원. ‘물레방아’(033-336-9004)의 인기 메뉴는 메밀묵과 돼지고기, 김, 미나리, 계란 등 잘게 썬 재료를 은근하게 끓여 먹는 태평추(메밀묵 전골)다. 국물이 칼칼하면서도 개운하다. 태평추 2만5000원. ‘옛골(033-336-3360)’은 100% 국산 메밀로 만든 메밀파스타로 유명하다. 쫄깃한 면발에 간장 소스와 마늘을 넣어 낸다. ‘평창한우마을’(033-333-9777)은 정육 코너에서 고기를 골라 각자 테이블에서 구워 먹는다. 상차림비 4000원.

오대산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동피골을 거쳐 상원사까지 약 10㎞ 이어지는데 대부분 평지라 걷기에 부담이 없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배경지이자 이효석의 생가 터인 봉평면도 들러볼 만하다. ‘이효석 문학의 숲’은 겨울 자작나무가 아름답다.


<평창 |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