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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세계인이 주목하는 평창, 겨울나라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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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칠족령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강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평창=글·사진 스포츠서울 황철훈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2전3기의 도전 끝에 당당히 올림픽 개최도시로 우뚝 선 평창이다. 평창 시내와 경기장은 물론 경승지마다 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가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이제 강원도 평창은 세계인이 주목하는 도시가 됐다. 백두대간이 빚어낸 화려한 산세는 명품 숲을 만들고 한국의 알프스 대관령은 그림 같은 목장을 품었다. 여기에 눈꽃축제와 송어축제 등 흥겨운 축제도 한창이다.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일취월장 주가가 치솟는 세계인의 겨울 축제장 ‘평창’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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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평온한 숲길을 걷다, 오대산 월정사
이른 아침 서울을 빠져나와 영동고속도로를 내달렸다. 진부나들목를 빠져나온 차가 비로소 멈춘 곳은 월정사. 주차장은 월정사 일주문과 해탈교를 지나 월정사 입구에 자리했다. 월정사 하면 으레 전나무숲길을 떠올린다. 부안 내소사, 남양주 국립수목원과 함께 국내 3대 전나무 숲길로 꼽히는 이 숲길은 지난해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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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 일주문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숲길은 일주문에서 시작한다. 금강교를 건너면 오대천을 따라 900여m 길이 이어진다. 길 양쪽엔 80년 이상 수령을 지닌 아름드리 전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찼다. 자그마치 1700여 그루다. 숲길은 걷기 좋은 흙길로 2차선 도로 만큼이나 널찍하다. 이른 아침 걷는 고요한 숲길엔 적막감이 흐른다. 잣나무 향기 그윽한 숲은 연신 피톤치드를 쏟아내고 있다. 청량함을 더한 차가운 겨울 공기가 폐부에 깊숙히 스민다. 답답했던 가슴이 일순간에 뻥 뚫리는 듯 상쾌해진다. 사부작 사부작 걷는 숲길은 마치 속세를 벗어난 구도자의 길처럼 숙연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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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 할아버지 전나무. 몇해 전 태풍으로 쓰러져 밑동만 남은 전나무는 길손들의 포토존이 되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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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 숲길 건너편에 조성된 데크길은 오대천을 더 가까히 마주하며 걸을 수 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오른쪽 길가에는 600년을 버텨온 거대한 전나무 고목이 수명을 다해 쓰려져있고 밑동만 남은 고목은 길손들의 포토존이 되고있다. 일주문에 닿기 직전 ‘성황각’을 마주한다. 토속신을 모신 당집이다. 불교가 이 땅에 쉽게 뿌리 내릴 수 있었던 건 토속신앙까지 넉넉히 품는 포용력 덕택이었다. 일주문에 도착하면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것보다 해탈교를 건너 이어지는 데크길을 걷는 것이 좋다. 전나무 숲길 건너편 데크길은 하얀 눈과 얼음이 어우러진 오대천 풍광을 만끽하며 걸을 수 있다. 한 바퀴를 도는데 40분이면 충분하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월정사 경내를 둘러보고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선재길을 걸어도 좋다.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에 당나라에서 유학하던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돌아와 창건한 절이다. 사찰 안에는 국보 48호인 팔각 9층 석탑을 비롯해 보물 139호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등 수많은 문화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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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길에서 만난 섶다리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선재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약 9㎞의 숲길로 찻길이 생기기 전까지는 주로 스님과 불자들이 다니던 길이었다. 선재라는 이름도 불교 경전인 화엄경에 나오는 동자의 이름으로 선지식(善知識)을 찾아 떠나는 구도자의 길을 뜻한다. 결국 선재길은 깨달음의 길인 것이다. 길은 평탄하고 순하다. 중간중간 이어지는 나무데크길과 섶다리, 출렁다리가 여정에 활력을 불어넣고 숲과 계곡이 만들어낸 그림 같은 풍경은 시간을 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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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장 전경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혹여 길을 가다 힘에 부치면 쉬어가면 그만이다. 월정사에서 5.4㎞ 떨어진 지점엔 오대산장이 있다. 숙박은 안되지만 차 한 잔 마시며 쉬어갈 수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광이 제법 운치가 있다. 산장 바로 앞 도로엔 한 시간 간격으로 월정사를 거쳐 상원사를 오가는 버스(진부공용버스정류소 출발)도 있다. 여차하면 버스에 몸을 실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차로도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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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36호 상원사 동종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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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상원사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상원사에 도착하면 눈여겨 볼만한 것이 있다. 바로 국보 제36호 상원사 동종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범종으로 ‘에밀레종’으로 알려진 성덕대왕 신종보다 45년 앞선 725년에 만들어졌다. 용이 종을 물고 들어 올리는 듯한 형상인 용뉴와 화려한 비천상이 신비감을 더한다. 이밖에도 피부병으로 고생하던 세조가 상원사 인근 계곡에서 목욕하다 문수보살의 도움으로 병을 고친 설화와 고양이의 도움으로 암살 위기를 모면했다는 설화 등 세조와의 인연으로 생겨난 다양한 이야기를 연관지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선재길은 사계절 언제 걸어도 좋다. 봄과 여름은 녹음 우거진 푸른 숲길을, 가을에는 화려한 단풍길을, 겨울에는 하얀 눈길을 펼친다. 특히 눈이 내린 겨울날은 더욱 환상이다. 온통 새하얀 풍경 속 마치 도화지를 펼쳐놓은 듯한 선재길은 아득한 풍경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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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족령 전망대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동강이 빚어낸 절경을 마주하다 ‘칠족령’
강원도를 대표하는 동강은 뱀처럼 구불구불 흐르며 아름다운 절경을 빚어냈다. 그 아름다운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바로 칠족령이다. 칠족령은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과 정선군 고한읍에 걸쳐 있는 백운산 자락의 고개다. 칠족령이란 이름은 옻칠을 하던 선비집 개가 발에 칠을 잔뜩 묻히고 산으로 도망을 갔는데 그 흔적을 따라나선 선비가 우연히 비경을 발견하고 고민 끝에 ‘옻칠(漆)’ 자에 ‘발족(足)’ 자를 써 칠족령(漆足嶺)이라 이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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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족령 산행길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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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족령 산성터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칠족령을 오르기 위해 백룡동굴 탐방센터가 있는 문희마을을 찾았다. 문희마을에서 칠족령까지 1.7㎞ 거리로 쉬엄쉬엄 걸어도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산비탈을 따라 좁은 길이 이어진다. 한겨울에 찾은 칠족령. 하지만 따사로운 햇살과 영상의 기온은 언 땅을 녹여 질퍽한 진흙길을 만들었다. 차라리 봄기운이 가득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듯싶다. 그나마 응달진 곳에 겨우 남은 잔설이 겨울을 증명하고 있다.

산길은 비교적 완만한 경사로 쉬엄쉬엄 걸으면 그리 어렵지 않다. 한참 걷다 비탈길을 오르면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높이의 돌무더기가 나타난다. 산성터로 지금은 흔적도 없지만 고구려와 신라가 대립하던 삼국시대에 산성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칠족령에 도착하면 나무데크와 철재 난간을 두른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동강은 산 아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천양지차다. 푸른 동강은 마치 거대한 이무기가 산자락을 휘감고 돌 듯 구불구불 흐르고 깎아지른 기암단애는 부벽준으로 찍어 내린 수묵화를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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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족령에서 하늘벽 구름다리로 향하는 절벽길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칠족령 전망대에서 문희마을로 하산하려다 오른쪽에 펼쳐진 절벽 능선을 따라 걸었다. ‘하늘벽 구름다리’ 이정표가 호기심을 자극해서다. 하늘벽 구름다리로 가는 길은 아슬아슬한 절벽길은 분재처럼 멋스러운 나무들과 기암괴석을 만날 수 있다. 왼쪽 절벽 아래엔 동강과 함께 아름다운 풍광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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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절벽 사이에 놓여있는 ‘하늘벽 구름다리’.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절벽길은 뾰족뾰족 솟아난 바윗길과 가파른 길이 반복된다. 응달진 곳은 얼음과 눈이 남아있어 넘어지기 십상이다. 엉덩방아 찧기를 여러 번 500여m가 이리 멀게 느껴지는 건 처음이였다. 여튼 가는 길이 매우 힘들었단 얘기다. 잠시 후 절벽과 절벽을 잇는 철재 구조물 ‘하늘벽 구름다리’를 발견하고 너무 기뻐 산삼을 발견한 심마니처럼 소리를 지를 뻔했다. 하늘벽 구름다리는 제장마을과 연포마을을 잇는 벼랑길 위 105m 높이에 내걸려 있는 다리다. 길이 13m 폭 1.8m의 아담한 크기지만 성인 140명이 올라가도 끄떡없을 정도로 튼튼하게 지었다. 우리나라 최초 유리 다리로 천 길 낭떠러지를 바라보며 걷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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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떼목장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동화속 겨울왕국 ‘대관령 양떼목장’
대관령 양떼목장은 대관령 구릉지대에 자리한 아담한 관광목장이다. 목책길로 이어진 산책로를 걷다 보면 푸른 초원과 하얀 양떼가 어우러진 동화같은 풍경을 마주한다. 물론 봄부터 가을 까지 얘기다. 겨울엔 양떼와 푸른초원은 볼 수 없지만 대신 하얀 눈이 만들어낸 동화 속 겨울왕국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곳 양떼목장의 가장 인기 사진 명소는 언덕 위 움막 주변이다. 매표소를 지나 왼쪽 산책로를 오르면 나무 움막을 볼 수 있다. 부드러운 능선과 움막 그리고 움막 뒤편에 침엽수림이 새하얀 눈으로 뒤덮이면 마치 북유럽에 와있는 듯 순백의 겨울왕국을 펼친다. 능선길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며 걷는 길이다. 아담한 크기의 목장은 40여 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이국적인 정취가 함께하니 지루하지 않다. 축사로 내려가면 양떼들에게 건초 먹이주기 체험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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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삼양목장 ‘동해전망대’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백두대간이 거대한 파도처럼 펼쳐진 ‘대관령 삼양목장’
대관령 삼양목장은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초지 목장으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7.5배 규모다. 1972년 개간을 시작해 1985년에 완성했다. 광장에서 정상인 동해전망대까지 구간 안에 양 방목지, 소 방목지, 타조 사육지, 연애소설나무 쉼터, 산책이 가능한 목책로 5개 구간이 있다. 양떼목장이 동물원이라면 대관령 삼양목장은 거대한 야생 사파리에 가깝다. 광활하게 넓고 크다는 얘기다. 입장은 목장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단 요즘 같은 겨울철엔 버스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각자 차량을 이용해 편히 둘러볼 수 있다. 목장입구에서 4.5㎞ 길이의 비포장 흙길을 따라 오르면 해발 1140m 높이의 동해전망대에 도착한다. 눈 덮인 백두대간이 겹겹이 펼쳐져 거대한 파도를 이루고 산능선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풍력발전기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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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올림픽을 앞둔 평창은 이미 축제가 한 장이다. 진부면 오대천에선 이미 송어축제가 막을 올렸고 눈 조각 테마파크 ‘눈꽃 페스티벌’도 오는 7일부터 개막이다. 특히 이번 축제는 올림픽 테마관광으로 새롭게 꾸며 기존 평창송어축제는 ‘아이스랜드 송어페스티벌’로, 대관령 눈꽃축제는 ‘스노우랜드 눈꽃페스티벌’로 이름이 고쳐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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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어 페스티벌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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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송어축제 맨손잡기



●아이스랜드(Ice Land) 송어페스티벌
지난 12월 22일 개막한 아이스랜드 송어페스티벌은 이달 25일까지 진부면 오대천 일원에서 열린다. 꽁꽁 언 얼음 위로 펄떡이는 송어를 낚아 올리는 송어페스티벌은 얼음낚시와 텐트낚시, 송어 맨손잡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더 흥미진진하게 송어잡이를 하고 싶다면 ‘송어 맨손잡기’가 딱이다. 얼음이 동동 뜨는 커다란 수조에서 쏜살같이 달아나는 송어를 맨손으로 잡아 올리는 손맛은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직접 잡은 송어는 매표소 옆 회센터에서 바로 손질해 회나 구이 등으로 맛볼 수 있다. 회와 구이, 매운탕으로 대표되는 송어요리는 탕수육, 튀김 등 다양한 요리도 가능하다. 축제장엔 즐길거리도 넘쳐난다. 눈썰매를 비롯해 여러 명이 함께 즐기는 스노우래프팅, 얼음카트와 얼음 위에서 즐기는 얼음자전거, 스케이트, 전통썰매, 사륜 오토바이 등 추위를 잊게 만든 즐거운 겨울철 놀이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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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관령눈꽃축제 ‘눈조각공원’


●스노우랜드(Snow Land) 눈꽃페스티벌
스노우랜드 눈꽃페스티벌은 오는 7~22일까지 16일간 대관령 횡계리 일원에서 펼친다. 동화캐릭터와 세계적인 건축물을 본뜬 초대형 눈 조각 테마파크로 꾸밀 예정이다. 또한 동계올림픽에 참여한 선수단 및 해외 관광객을 위해 한국 전통놀이, 초대형 눈썰매, 눈조각 미로공원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알몸마라톤대회와 눈마을올림픽, 바비큐 푸드, 눈꽃 조명쇼 등 이색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주말에는 눈광장 및 눈조각 존에서 캐릭터 퍼레이드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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