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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여행] 봄바람 살랑~ 기차타고 떠나는 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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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의도 인도교에서 본 섬마을 풍경이 소박하고 운치가 있다. 섬 여행은 언제 떠나든 문학적 감수성을 자극한다/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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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성환 기자 = 운전을 하느라 멋진 풍경을 놓칠 때가 종종 있다. 졸음이 운전을 방해할 때도 있다. 교통체증도 문제다. 여행에서는 불편하고 또 아쉽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다. 요즘은 철도가 잘 깔려있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을 천천히 음미하다가 따스한 볕을 안고 스르르 잠이 드는 게으름이 기차여행에서는 가능하다. 자동차를 운전해 떠나는 여행과 전혀 다른 느낌의 추억이 쌓인다. 한국관광공사가 ‘철도여행’이라는 테마로 기차타고 가기 좋은 여행지를 3월에 추천했다. 이 가운데 몇 곳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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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도 가막머리 전망대에서 본 해넘이/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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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철도 타고 한나절 섬 여행…인천 무의도·장봉도

인천 옹진군 무의도는 뭍에서 가깝다. 배로 10분 거리다. 그래도 해방감은 무한하다. 섬이 주는 ‘아날로그적’ 편안함은 육지까지 거리와 아무 상관이 없다.

등산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의도에서는 호룡곡산(245.6m)과 국사봉(236m) 능선을 따라 산행을 즐긴다. 3~4시간 코스다. 호룡곡산만 둘러봐도 괜찮다. 산책로의 경사는 완만하고, 길에서는 바다도 잘 보인다. 소무의도까지 둘러본다. 호룡곡산에서 광명항 쪽으로 내려오면 무의도와 작은 다리로 연결돼 있다. 하나개해변은 무의도의 명물이다. 백사장 위로 방갈로들이 자리잡은 모습이 이국적이라 영화나 드라마에 제법 많이 소개됐다. 백사장 한편에는 기암괴석이 운치를 더한다.

무의도에서는 박대묵을 먹어본다. 박대라는 생선의 껍질을 끓여 만든 묵이다. 묵을 들면 벌벌 떨린다고 해 ‘벌버리묵’으로도 불린다. 식감이 쫀득하고 맛은 담백하다.

무의도까지는 공항철도와 자기부상열차를 이용한다. 공항철도는 서울역에서 인천공항1터미널역까지, 자기부상열차는 인천공항1터미널역 교통센터 2층에서 용유역까지 운행한다. 용유역에서 20분쯤 걸으면 잠진도 선착장, 여기서 배를 타고 10분을 가면 무의도다.
장봉도는 무의도보다 멀다. 배로 40분 거리다. 공항철도 운서역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영종도 삼목 선착장으로 간다. 신도를 거쳐 장봉도까지 가는 배가 여기서 출발한다.

장봉도 역시 능선을 따라가는 길이 인기다. 옹암해변, 진촌해변은 소나무 숲이 우거져 찾는 이들이 많다. 진촌해변 팔각정에서 봉화대를 지나 가막머리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가막머리해안길’은 풍경이 장쾌하다. 해넘이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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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땅굴 입구. 시간당 7만명의 병력이 이동할 수 있는 거대한 땅굴이 입구 아래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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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무장지대로 떠나는 특별한 여행…평화열차 DMZ

대한민국은 지구촌 유일한 분단국가다. 군사분계선이 존재하고 이를 중심으로 남과 북으로 각각 2km씩 설정된 완충지대인 비무장지대(DMZ)도 있다. 이런 현실이 ‘안보관광’이라는 독특한 상품을 만들어냈다.

비무장지대는 민간인 출입통제 지역이다. 그런데 ‘평화열차 DMZ(DMZ 트레인)’를 이용해 일정한 절차를 거치면 들어갈 수 있다. DMZ트레인은 매주 수요일에서 일요일 오전 10시 8분 용산역에서 출발한다. 임진강역을 지나 도라산역을 거쳐 DMZ를 둘러보는 일정이 포함된다.

임진강역을 지나면 차창 밖으로 교각만 남은 옛 경의선 철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직접 눈으로 보면 분단의 현실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서울에서 불과 2시간 거리에 이토록 치열한 역사의 현장이 있었다.

도라산역에서 관광버스로 갈아타고 도라산평화공원, 통일촌, 도라전망대, 제3땅굴을 차례로 돌아본다. 도라산평화공원에는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조형물, DMZ와 이곳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3D로 보여주는 전시관 등이 있다. 문화해설사가 DMZ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통일촌은 군사분계선에서 4.5km 떨어진 최북단 마을이다. 4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서부전선 군사분계선 최북단에 있는 도라전망대에서는 북녘을 조망할 수 있다. 개성시, 송악산, 개성공단, 김일성동상, 기정동 마을이 육안으로도 선명하게 보인다. 제3땅굴은 하이라이트다. 시간당 병력 3만명이 이동할 수 있는 규모다. 땅굴의 위치가 서울에서 52km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마음이 새삼 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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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꾸며진 동해선 기차. 승차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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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대게 조형물이 눈길을 끄는 강구항/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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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바다 만끽…동해선 포항~영덕

한때 경북 영덕은 오지로 통했다. 서울서 가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렸다. 지난 1월 동해선이 운행을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 줄었다. 서울에서 포항까지 KTX를 타고 간 후 포항에서 영덕까지 동해선을 이용하면 3시간여만에 영덕에 닿는다. 세상 참 빨라졌다.

동해선은 포항과 영덕(44.1km)을 34분만에 연결한다. 바다를 끼고 달리기 때문에 풍경이 예쁘다. 기차 외관도 독특하다. 분홍색 복사꽃과 귀여운 대게, 호미곶해맞이광장의 ‘상생의손’ 등 영덕과 포항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그려져 있다.

동해선의 또 다른 재미는 간이역이다. 동해선 기차역 가운데 바다와 가장 가까이 위치한 월포역, 동해선의 유일한 무인역인 장사역, 대게의 집산지 강구항과 가까운 강구역 등이 있다.

특히 장사역 인근 장사해변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 상륙작전 하루 전에 북한군을 교란할 목적으로 시행한 장사 상륙작전의 현장이다. 강구역에서는 강구항을 꼭 들른다. 요즘 대게가 제철이다. 강구항 주변은 대게와 오징어, 청어가 넘쳐난다. 3월 22일부터 25일까지 강구항 일원에서는 한바탕 대게 잔치가 펼쳐진다.

동해선의 종착역은 영덕역이다. 영덕풍력발전단지가 가깝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얀 풍력발전기가 천천히 도는 풍경이 참 이국적이다. 주변으로 영덕해맞이예술관, 영덕조각공원, 정크&트릭아트전시관 등 볼거리가 널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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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정동진과 삼척 구간을 운행하는 바다열차/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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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열차 타고 산으로, 바다로…바다열차·정선아리랑열차

바다열차는 관광열차로 이미 유명하다. 강원도 강릉 정동진에서 삼척까지 약 56km 구간을 운행한다. 해안을 따라 달리는데다 좌석들이 모두 바다쪽으로 난 창문을 향해 있어 구경이 편하다. 드라마 ‘모래시계’로 유명한 정동진역과 정동진해변도 강릉의 랜드마크다. 동해역에서는 애국가 속 해돋이 장면으로 이름난 촛대바위와 추암해변을 구경할 수 있다.

정선아리랑열차도 바다열차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역까지 운행하는 관광열차다. 억새가 아름다운 민둥산, 전통시장과 아리랑 공연이 흥겨운 정선읍, 레일바이크를 타고 감상하는 아우라지 등 정선의 멋과 맛, 자연과 문화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험준한 봉우리 사이로 이어진 철길을 천천히 달리는데 느릿한 여정이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작은 역 주위로 마을이 옹기종기 형성된 모습도 정겹다. 아우라지역에서는 레일바이크도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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