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7 (목)

[여행 반올림#] 라멘 먹으러 일본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라멘 먹으러 일본에 갔다 왔어요."

10년 전에 해외여행을 가는 목적으로 이런 말을 듣는다면 아마 누구든 귀를 의심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머리 자르러" "커피 마시러"라는 식으로 일상적인 목적으로 일본에 가는 사람이 늘고 있다.

왜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일본 여행 비용이 저렴해져서일 것이다. 한국의 물가가 상승하는 반면, 일본의 물가는10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서의 체류비용이나 쇼핑이 소위 가성비가 좋게 느껴지는 것이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공은 역시 저비용항공의 증가이다. 10년 전에는 70만원이나 하던 홋카이도의 항공 운임이 지금은 20만원대로 갈 수 있다. 후쿠오카 등은 왕복 10만원 정도인 것도 있다.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패턴도 늘고 있다(이 요금들은 도쿄에서 삿포로나 후쿠오카에 다녀오는 요금보다 싸다).

한국인 일본 여행객 수는 2014년 276만명에서 2015년에는 400만명, 2016년에는 509만명, 2017년에는 714만명으로, 불과 3년 만에 440만명이 증가했다. 이러한 여행객 증가도 역시 저비용항공의 영향이 매우 크다.

일본정부관광국 서울사무소가 조사한 바로는, 2014년 10월 한일 간 노선은 주당 661편으로, 그중 저비용항공은 134편이었다. 이는 전체 노선의 20.3%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였는데, 2017년 12월이 되면서 주당 1159편으로 증가(물론 이 자체로도 대단한 숫자이지만)했고, 그중 저비용항공은 700편으로 그 비율은 60%를 넘어서게 됐다. 일본으로의 항공 노선에서 저비용항공의 운항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이다.

이 저비용항공의 취항은 여행의 동향을 크게 바꾸어 놓았는데, 바로 젊은 여행객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항공 운임이 걸림돌이 돼 일본에 가지 못했던 20대들이 현재는 방일 여행객의 40%에 이른다는 데이터도 있다.

"국내 여행을 하는 것보다, 일본에 가는 게 더 싸다"는 한국 미디어 기사를 자주 보는데, 바로 20대 젊은이들이 그것을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에 의한 항공 운임의 가격 파괴가 한국인들의 해외 여행을 일상적인 것으로 변화시키고, 언제든 부담 없이 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다.

"아, 이번 주말에 일본에 잠깐 다녀올까" 이런 느낌을 즐겨보지 않으시겠는지.

[구마노 노부히코 일본정부관광국 서울사무소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