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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Startup’s Story #399] 골목시장 물건도 모바일 상품권으로 만들어주는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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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서비스를 모바일 상품권으로 편하게 만들어,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플랫포스는 클라우드형 모바일 상품권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술 스타트업이다. 대우그룹을 거쳐 옥션, 야후, 신세계몰 등 국내 유통기업과 글로벌 IT기업을 거치며 다져온 신영준 대표와 스타벅스에서 사이렌오더를 만들어낸 정원용 CTO등이 각자 걸어온 세월로 빚어낸 산물이다.

플랫포스를 이용하면 1시간이면 유형에 상관없이 모든 모바일 상품권을 만들 수 있고, 제휴한 유통 채널에서 판매할 수 있다. 트래픽을 제공하는 업체에겐 수수료를 나누는 공유경제형 모델도 추구한다.

이들의 저력과 잠재력에 공감한 카카오벤처스가 투자했고, 네이버와 옥션은 자신들의 채널을 내어줘 보다 많은 판매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우리 서비스엔 핀테크, 공유경제, 블록체인, 유통 등 테마가 복합적으로 포함돼있다. 서비스명처럼 ‘우리 사회를 위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신영재 대표를 만났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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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준 플랫포스 대표/사진=플래텀 DB

요즘 유행하는 트렌드가 모두 접목된 사업이라고.

플랫포스는 상품권을 발행하고 유통시킬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세세히 나눠보면, 플랫폼 제반 요소는 모바일 상품권이기에 O2O다. 플랫폼을 요구하기에 SaaS이며 결제하기에 핀테크도 있고, 유통이 돼야 한다. 거기에 상품권의 근간은 ‘가상화폐’인 만큼 블록체인, 이를 세계시장에 널리 쓰이도록 하는 글로벌적 관점이 요구된다. 게다가 수익을 나누고 있으니 공유경제다. 국내 IT생태계를 선도하는 개념이 다 포함돼있다.

이 사업을 결심한 계기는.

2010년 신세계에서 근무할 때다. 당시 신세계몰은 오픈마켓에 비해 온라인 쇼핑몰 규모가 상당히 작았다. 웹 기반 온라인 시장에선 선두주자가 되기 어려울 것 같아 모바일 시장을 개척했고 간편결제가 가능한 앱을 만들었다. 동시에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로 트래픽을 늘렸다. 이는 곧 유통업계의 판도를 바꿨다.

이후 내부에서 스타벅스 커피의 모바일 상품권을 자체화 하기 시작했다.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사용되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해외에 있는 지인의 기념일 및 축하할 만한 일은 SNS로 쉽게 알 수 있지만 기프티콘처럼 간단히 보낼 만한 결제수단이 없잖나. 이 시장을 다뤄보고 싶었다. 그게 현재 사업의 아이디어다.

잘 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재원이 부족했다. 기업 내부에서 시작해도 30억 원은 족히 들었다. 언젠가 이걸로 내 사업을 하고 싶단 생각을 가지고 몇 년을 보냈다. 그 사이 젊은 친구들을 만나 공부하고 꾸준히 관심을 가지며 재원 마련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는 동안 세상은 바뀌고 있었다. 모바일 결제 시장은 급속도로 바뀌고 있었고 더 늦어지다간 사업을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퇴사해 시작했다.

가족의 만류는 없었나.

대기업 기준 0.6%정도만 임원이 된다. 그 자리를 30대 말에 얻었으니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 아내는 이 과정을 모두 지켜 봤다. 그래서 창업을 하겠다고 할 때 말리지 않고 지지해줬다. 다만 집에 있는 돈을 많이 쓰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우리가 모바일 상품권을 쓰는 건 지불한 재화와 상품권 가격이 같아서다. 이 말은 업체 입장에선 수수료 수익이 거의 없다는 의민데.

맞다. 국내 상품권은 재화를 지불해 실물로 교환하는 ‘교환형’이 대세다. 선불금액을 넣어 그 안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미국과 다르게 발전했다.

그렇기에 이 시장은 낙전 수입이 커야만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 보통 10만원짜리 상품권을 쓰면 얼마 정도 금액은 못 쓰고 남게된다. 거기에 기한이 지나면 환불 받기도 어려웠다. 상품권 판매 업자 입장에선 유동성이 좋을 수 밖에 없었다. 입장이 바뀐 건 소비자보호법이 바뀌면서부터다. 상품권을 쓰고 남은 금액을 환불해줘야 하는 등 소비자 권익이 향상됐다. 기업들은 낙전 수입이 있다는 전제로 업체간 수수료를 줄인 상태였다. 각자 수입은 적고 경쟁만 늘었으니 레드오션이 되는 건 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블루오션을 찾아 운영 중이다. 작년 3월 베타버전 때부터 네이버 선물하기의 공식 파트너가 됐다. KT와 SK 등 대기업 사이에서 순조롭게 운영 중이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신생기업이 큰 기업의 파트너가 됐는데.

예전엔 업체마다 모바일 상품권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비해야 했다. 커피 한잔을 위한 상품권 발행을 위해 억 단위의 비용과 많은 시간을 써야 했던 거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조차 20억 원 넘는 비용을 썼을 정도다. 당연히 규모가 작은 기업은 만들 엄두를 내지 못한다.

우리가 접근한 방식은 플랫폼이다. 상품권 발행을 원하는 이들이 가져가서 쓸 수 있도록 하는 툴을 만들거나, 유통할 수 있도록 해서 양쪽 모두 아우르는 형태다. 발행을 원하는 업체는 개발비가 안 들고 시간과 운영 비용이 줄어든다.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지면 상품과 참여자가 늘어 생태계가 커진다. 이런 이유로 우리를 좋게 판단한 듯 하다.

플랫폼 내의 상생이라는 건 이름 붙이기 나름 아닌가. 어느 쪽으로든 부족함이 생길 수 있다.

트래픽은 높지만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는 캘린더 앱이 있다고 치자. 거기에 쇼핑몰을 붙여 모바일 상품권을 사고 팔도록 해 수익이 발생하면 나누는게 우리 방식이다.

캘린더는 생일 뿐만 아니라 주변 경조사와 입/퇴사 등 각종 행사를 공유할 수 있는 곳이다. 축하와 위로 등 희로애락이 있는 곳에 모바일 상품권은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플랫포스에선 업체에 SDK를 제공한다. 이를 활용해 개발자가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경우는 어떻게 이용하면 될까.

그것 또한 모바일 상품권으로 만들어 판매하면 된다. 플랫폼에서 쿠폰을 상품권 형태로 팔 수도 있고, 배달서비스도 모바일 상품권으로 제작할 수 있다. 우리 플랫폼에서 자체 상품권 제작이 가능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와 제휴한 네이버 같은 외부 플랫폼에서도 판매할 수 있다.

상품 공급사 입장에선 우리와 거래하면 네이버, 옥션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팔 수 있다. 제휴를 따로 하지 않아도 돼서 편하다. 우리가 유통까지 관여하는 진짜 플랫폼이라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소상공인으로부터 문의도 많다.

첨언하자면, 우리의 빠른 개발 속도도 장점이다. 패스트푸드에서 대중은 와퍼 등 대표상품 뿐만 아니라 프로모션 중인 신제품을 선호한다. 하지만 일반 모바일 상품권 채널에 가서 상품을 검색하면 와퍼만 있고 신제품은 없다.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제작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일부 인기 상품만 만들어서 판매한다. 플랫포스에선 이 과정이 자동화 돼 있어 빠르게 만들 수 있다. 브랜드 서버와 우리 서버가 연동되게 만들기 때문에 신제품 등록도 쉽고 빠르다.

수요와 공급 양측으로부터 수익을 얻는 구조인가.

B2B 구조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우리 시스템으로 매출을 일으킨 쪽에는 돈을 받고, 그럴 수 있도록 트래픽을 제공한 곳엔 수수료를 나누는 방식이다. 그래서 공유경제고 상생이다.

사회적 기업엔 CSR, CSV가 있다. 이 중 전자는 사회적 책임을 진다는 의미여서 돈을 벌 수록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고, CSV는 사회적 가치가 목표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뜻이다. 우리는 둘 중 상위개념인 CSV에 뜻을 두고 있다.

플랫포스(Platfos)라는 뜻은 ‘Platform for our society(우리 사회를 위한 플랫폼)’의 약자다. 플랫폼을 이용한 모든 이가 행복해지도록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케이큐브벤처스와 퍼스트펭귄 등에서 투자를 받았는데.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만큼 자금을 확보한 건 아니다. 2015년 10월 말부터 작년 3월까지 한 푼도 벌지 못했으니 안정 궤도에 오르려면 갈 길이 멀다. 성장과 안정 모두 이뤄야 해서 더욱 신중히 운영할 계획이다.

근래 만난 스타트업 창업자 중 가장 경험이 많다. 늦은 나이에 창업하면 어떤 점이 강점인가.

어느 정도 유의미한 네트워크 구축을 해둬서 사람 만나는게 힘들지 않은 편이다. 유통 쪽이니 MD 만나는 데 쉽고, 제휴할 때도 알던 사람들이 의사결정권자가 돼있어서 얘기가 비교적 편하게 오갔다. 물론 기술력 등 실력이 준비된 뒤 만났기에 가능했다. 참고로 ‘상대보다 같거나 약간 우위에 있어야 유리하다’는 게 지론이다. 지인이거나 선배라는 이유로 별볼일 없는 물건을 팔아달라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플랫포스는 다른 기업과 비교해볼 때 결코 뒤지지 않는 기술력과 가능성을 가졌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당당하다.

앞으로 어떤 사업에 주력할 계획인가.

꾸준히 광고 및 로컬사업에 집중할 생각이다. 아울러 글로벌 사업에도 매진하려고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물하기’ 기능은 장기적으론 트렌드가 될거라 보기 때문이다.

글: 서 혜인(s123@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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