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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낭만의 여수]클래식, 뮤지컬, 오페라… 남해안 문화예술은 여기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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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예울마루’

2012년 건립한 복합문화예술공간… 최고 수준의 음향·조명시설 갖춰

개관 이후 총 935차례 공연·전시, 관람객 62만8408명이 찾아 ‘힐링’

전남 여수시 시전동 망마산(해발 140m)에 오르면 중턱에서부터 투명한 유리가 물결을 이루며 해변도로 인근까지 내려온 건물이 보인다. GS칼텍스가 2012년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을 위해 건립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인 ‘예울마루’다. 70만 m² 터에 1150억 원을 들여 건립한 예울마루는 ‘문화예술의 너울이 넘치고 전통가옥의 마루처럼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예울마루 2단계 프로젝트인 ‘장도 근린공원 조성사업’은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올해 말 아틀리에와 다목적 전시장을 비롯해 산책로와 다도해 정원이 조성된다.

남해안 문화예술 랜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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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울마루는 ‘문화예술의 너울이 넘치고 전통가옥의 마루처럼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예울마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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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한 건물은 공연장과 전시장을 지하에 배치했다. 건물의 외부엔 유리 지붕만 드러나게 한 게 특징이다. 연면적 2만4945m²의 건물 안에서 뮤지컬과 오페라·콘서트·연극이 수시로 열린다.

대극장(1021석)과 소공연장(302석)은 최고 수준의 음향·조명시설을 갖춰 예술인들의 전국 투어 필수 코스가 됐다. 대극장은 무대에서 맨 끝 좌석까지 거리가 21m로 가깝다. 예술가들이 공연을 하기가 편안해 다시 서고 싶은 무대로 꼽히는 이유다. 좌석도 무대가 잘 보이도록 배치돼 있고 대극장 벽에 설치된 대형 커튼이 공연 장르에 따라 모습을 바꿔 생생한 음색을 전달한다.

첨단 시설을 갖춘 대극장은 서울에서도 보기 힘든 공연장이다. 뮤지컬 ‘맘마미아’나 오리지널 ‘캣츠’ 등은 예울마루가 있어 여수 공연이 가능해진 대표적인 공연이다.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대규모 공연시설이 없는 데다 비싼 개런티를 감당하기 어려워 대형 공연을 기획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예울마루는 예술문화 불모지였던 여수를 문화도시로 바꾸고 남해안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개관 후 지난해 말까지 872차례 공연이 열리는 동안 총 45만114명이 공연장을 찾았다. 63차례 진행된 전시행사를 찾은 관람객은 17만8294명에 달한다. 개관 이후 60개월간 총 935차례의 공연·전시를 보기 위해 62만8408명이 예울마루를 방문했다. 여수시 인구가 28만6300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시민 1명 당 두 번 이상 예울마루를 찾은 셈이다.

예울마루는 청소년들의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나눔 문화의 상징이 됐다. 해마다 연세대 음대 교수와 학생 30여 명은 매년 여수에서 3박 4일 동안 머물며 전남지역 학생 80여 명을 가르치고 합동연주회를 갖는다. 전문가들의 재능 기부로 지역의 예술학도들이 무료로 배우는 나눔기부 프로그램인 ‘마스터 클래스’도 진행하고 있다.

예울마루는 GS칼텍스가 추진 중인 사회공헌활동의 핵심 시설로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청소년 전문 예술치료 프로그램인 ‘마음 톡톡’이 대표적이다. 학교 부적응과 따돌림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심적 고통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서로의 마음을 열고 내면의 상처들을 ‘톡톡’ 터뜨리며 치유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2013년 시작된 프로그램은 교수진과 치료진이 자원봉사자와 스태프 등과 함께 청소년들을 치료한다. 우울과 불안 같은 심리적인 문제로 인해 학교생활과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사업이다.

예울마루는 아이들의 황폐해진 마음을 달래는 데도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첨단 시설을 갖춘 공연장과 리허설룸은 음악과 미술·무용·연극을 통한 심리치료의 효과를 높인다.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연극과 합창, 뮤지컬의 주인공이 되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한다. 예울마루 임직원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연 관람 예절교육과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승필 예울마루 대표는 “지방 도시에서도 보다 다양한 예술 장르를 접할 수 있도록 연령층별 선호도와 지역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수준 높은 콘텐츠들을 전시·공연 콘텐츠들을 확충해가겠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에너지 ‘충전소’
지역의 든든한 문화예술에너지 충전소 역할을 해온 예울마루는 올해도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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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석을 갖춘 예울마루 대극장은 최고 수준의 음향·조명시설을 갖춰 예술인들의 전국 투어 필수 코스가 됐다. 예울마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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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금상첨화’는 실연으로 쉽게 접할 수 없는 유명 오페라와 발레 음악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만나볼 수 있는 공연이다. 5월 24일에는 ‘헬로! 오페라’가 관객을 맞이한다. 오페라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오페라의 주요 하이라이트 무대와 해설을 곁들여 구성한 콘서트로 예울마루가 지난해부터 기획 제작한 시즌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초연에도 불구하고 전석 매진 기록을 이끌어냈던 화제작이다. 첫 작품이었던 ‘사랑의 묘약’은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공연 직후 다음 회차의 티켓을 구매하기 위한 예매행렬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만나게 될 작품 ‘잔니 스키키’는 비극 오페라로 관객을 울렸던 자코모 푸치니의 유일한 코믹 오페라로 유산을 둘러싼 가족들의 우스꽝스러운 소동을 그린 작품이다. 5월 12일 열리는 야외콘서트는 예울마루 개관 6주년을 기념해 시민과 함께하는 이벤트다. 재즈와 아카펠라 등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장르들로 구성된 무료 공연이다

6월 15일에 열리는 ‘코리안 솔로이스츠 & 임지영’ 공연도 올 상반기 예울마루를 대표하는 공연이다. 세계 3대 콩쿠르인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코리아 솔로이스츠와 연주를 갖는다. 코리아 솔로이스츠는 한국 바이올린계의 대모 김남윤이 이끄는 단체다. 6월 28일 열리는 브런치 콘서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브런치 콘서트는 차와 간단한 식사를 관객들에게 제공한 후 오전 11시쯤 여는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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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울마루 전시실. 예울마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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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울마루에서는 연중 다양한 전시도 열린다. 2월 2일 개막해 4월 8일까지 진행되는 ‘까치와 호랑이展’은 한국 고유의 미적 감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우리 민화 특별전이다. 4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는 색이 지닌 과학적인 원리를 흥미롭게 표현한 어린이 미술전 ‘빨, 주, 노, 초, 파, 남, 보展’이 열린다.

예울마루 관계자는 “개관 6주년을 맞아 예술적 가치는 물론 각계 각층의 선호도와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 연중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예울마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일상의 풍요로움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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