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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성공은 5세와 80세에 바지에 소변을 싸지 않는 것’이란 유머가 있다.
젊을 때는 전혀 의식하지 않은 소변 관리가 불편해진 순간이 왔을 때 나이 들었음을 실감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배뇨장애는 남성과 여성에게 다 나타나지만, 특히 남성들은 소변 문제를 ‘자존심’ 문제로 받아들이는 경향까지 보인다.
남성들이 중년에 접어들어 소변 문제를 처음 고민하는 계기는 ‘흘러내림’을 경험했을 때다.
볼일을 다 본 다음 바지 지퍼를 올리고 돌아서는 순간 소변이 찔끔 흘러내리는 것이다. 흠칫 놀랄 정도로 양이 많을 때도 있다. 밝은 색 바지를 입은 날 이런 일이 생기면 소변을 지린 듯한 흔적이 남아 당황스럽다.
이때쯤 나타나는 또 다른 소변 문제가 ‘야간뇨’이다. 밤에 한두 번 이상 잠을 깨 화장실에 가야 한다. 큰 불편이 아니라는 사람도 있지만, 본인은 물론 배우자나 가족의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소변 문제는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끼친다. 50대 후반 기업 임원 A씨는 지방 출장을 가끔 다닌다. 기차역이 없는 지역에 갈 때 고속버스를 타지 않고 힘들어도 직접 승용차를 운전해 간다.
몇 년 전 고속버스에서의 악몽 때문이다. 고속버스를 타고 가던 중 소변이 마렵기 시작했다. 20~30분쯤 더 가면 휴게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10분쯤 지나자 소변을 더 참을 수 없을 만큼 급박해졌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길가에 세워달라고 기사에게 부탁이라도 할까 고민하다 참고 참아 휴게소에 도착했을 때 A씨 얼굴은 사색이 됐다. 소변이 마려워도 20~30분쯤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요의(尿意)를 느낀 뒤에 참을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질 수 있는데, 이를 ‘절박뇨’라고 한다.
어른의 혈액은 하루 5L 정도. 콩팥은 하루 180L 정도의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든다. 몸 안 혈액이 하루에 36회가량 콩팥을 통과하는 셈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변의 양은 1.8L 정도로 1회 소변의 양이 300mL이면 하루 6번 화장실에 간다. 잠자는 동안에는 항이뇨호르몬이 분비돼 소변이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중년에 접어들면 이 같은 시스템이 서서히 고장이 나기 시작한다. 과민성 방광이나 전립선비대증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다. 이와 함께 요로 주변의 근육까지 약해지면 소변 흘러내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해결책은 소변을 본 뒤 지퍼를 올리기 전에 요로에 남아 있는 소변을 잘 처리하는 것이다. 방광에도 잔뇨가 남는 경우가 있다.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도 개운하지 않고 금방 또 화장실에 가야 할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잔뇨가 계속되면 원인이 무엇인지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별다른 원인 질환이 없다면 ‘앉아서 소변 보기’가 잔뇨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남성들이 서서 양변기에 소변을 보는 바람에 부인, 가족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뱃속 장기가 받는 압력을 복압이라고 한다. 복압은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더 높다. 앉아서 소변을 보면 복압이 높아져 방광에 소변을 남기지 않고 다 내보기가 수월하다. 잔뇨를 개선하고, 칭찬도 받을 수 있으니 남자의 자존심을 내려놓을 만하지 않을까?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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