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알리고 원도심 골목 즐기기 바라는 마음에 개장"
매달 마지막주 일요일 오후 1시~4시까지만 반짝 열려
'아나바다' 플리마켓 중심으로 주변 카페·빈티지샵도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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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에서 한 판매자가 판매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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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12시 30분 제주시 삼도1동 한 골목. 한적했던 제주 대표 원도심에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든다. 주섬주섬 보자기를 풀더니 뚝딱뚝딱 행거를 설치했다. 순식간에 좌판이 벌어지고 장이 섰다. 인근에 있는 제주도의 대표 유적인 국가 보물 제322호 관덕정의 이름을 따 ‘관덕장’으로 불린다. 벼룩시장인 관덕장은 한 달에 한번 그것도 오후 1시부터 4시까지만 깜빡 하고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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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을 준비중인 셀러들.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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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시장이 열리는 오후 1시가 되기 전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장 시작 전과 초반에는 그날 참여하는 장터 셀러(판매자)들과 그 지인들이 가장 많이 북적였다. ‘아직 홍보가 덜 됐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였다. 장이 열리고 20여 분이 지나자 상황이 바뀌었다. 좁은 골목에는 어느새 손님이 꽤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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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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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덕장에서 머플러와 엽서를 구매한 정용기(27·서귀포시)씨는 “한달 전 제주로 이주해 제주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우연히 이런 보물 같은 곳을 찾아 기쁘다”고 말했다. 박설빈(26·제주시)씨는 “친구가 이곳에서 장사를 해 남자친구와 구경 나왔다”며 “뭘 사려고온 것은 아닌데 아기자기하고 예쁜 물건이 많아 지갑을 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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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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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9월 25일 첫 장을 연 플리마켓(벼룩시장) 관덕장은 '비스트로 더 반' 대표인 강리경(40)씨의 노력으로 시작됐다. 첫 개장 이후 매달 1번, 마지막주 일요일에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관덕장은 10명 이내의 셀러들이 참여하는 작은 플리마켓이다. 강씨는 “고향 제주를 알리고, 예쁜 원도심 골목을 사람들이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 시작했다”고 취지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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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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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쓰다 사용이 덜한 물품을 내다 파는 ‘아나바다’를 추구하는 관덕장의 특성상 매달 판매자들이 바뀌고 이야기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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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에서 장난감을 판매중인 셀러 이준(7)군.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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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에서 장난감을 판매중인 셀러 이준(7)군이 익살스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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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영(34·제주시)씨는 7살 아들(이준)과 함께 장사에 나섰다. 유씨는 “여행을 다니며 모았던 엽서 등을 모아 팔고 있고, 아들은 이제 가지고 놀지 않는 실증 난 장난감을 팔고 있다”며 “나는 2000원 벌 때 아들은 5000원을 벌어, 아들을 따라잡으려면 할인 행사를 열어야겠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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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에서 한 셀러가 도자기류를 팔고 있다.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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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28·제주시)씨는 직접 만든 도자기를 내놨다. 이씨는 “조금씩 흠이 있는 도자기지만 실제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을 골라 시중 절반 가격에 내놓고 판다”며 “반응이 좋아 다음주에 또 나올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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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에서 한셀러가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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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사가 어려운 초보셀러도 보인다. 김지아(30·제주시)씨는 “출산 전 입던 옷을 이제 입을 수 없게 돼 팔아보려 나왔는데 손님들이 구경만 하고 간다”며 “장사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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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에 참여한 쌀다방.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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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에 참여한 쌀다방 내부.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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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에 참여한 한일슈퍼 내부.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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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에 참여한 미래책방 내부.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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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시장은 인근의 카페와 빈티지샵에서도 할인행사가 이어진다. 장이 열리는 비스트로 더반 음식점의 앞마당 건너에는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촬영지로 유명해진 카페 '쌀다방'이 있다. 주택가 골목으로 더 들어서면 80년대 제주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작은 서점 '미래책방'과 슈퍼 간판을 단 소품·향장점인 ‘한일슈퍼’ 간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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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을 둘러보는 손님들.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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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목은 tvN의 ‘응답하라 1988’에서 어린 덕선이가 뛰놀던 서울의 한 골목과도 흡사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장이 열리다 보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TV를 보고 이 거리를 찾았다 장을 우연히 들린 경우도 꽤 된다. 김아람(28·서울시)씨는 “효리네 민박을 보고 제주 여행길에 일부러 이 골목을 찾았다 벼룩시장까지 들리게 됐다”며 “다른 지역 벼룩시장보다 규모가 작지만 더 아기자기하고 포근한 느낌에 힐링하고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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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제주시 삼도1동 원도심 골목에서 열린 플리마켓 관덕장을 둘러보는 손님들.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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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35·제주시)씨는 “임신중인 아내가 SNS에서 이곳을 보고 꼭 와보고 싶다 해서 들렀다”며 “향이 나는 디퓨저를 샀는데 아내가 만족하는 표정이라 기쁘다”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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