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무의도 명사의 해변. 봄볕 받아 오글거리는 바다가 예쁘고 사위가 고즈넉해 파도소리가 참 상쾌하게 들리는 해변이다. 멀리 보이는 섬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등대가 들어선 팔미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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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의도(인천)/ 아시아투데이 글·사진 김성환 기자 = 섬 여행은 도시인에게 언제나 낭만적이다. 육지로 여행을 떠나는 것 보다 더욱 확실한 일상탈출의 해방구처럼 느껴져서 일 거다. 그 만큼 까다롭다. 뭍에서 너무 멀면 심리적 부담이 크다. 악천후로 뱃길이 끊길 우려도 있다. 서울에서도 쉽게 갈 수 있는 섬은 없을까.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주변의 섬들이 괜찮다. 배를 타고 5~10분만 가면 닿을 수 있는 섬들이 많다. 변덕스런 날씨에도 뱃길이 끊길 염려가 없다. 연륙교·연도교로 연결된 곳들은 자동차로도 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느 섬 못지 않은 낭만과 우아한 멋을 선사한다. 인천 소무의도가 이런 섬 가운데 하나다.
무의도 광명항에서 본 소무의도. 인도교를 건너가면 속세와 달리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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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연결하는 소무의인도교. 자전거와 사람만 다닐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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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의도는 무의도 남쪽 끝에 있다. 무의도는 ‘수도권 섬 트래킹 명소’로 제법 알려졌다. 호룡곡산(235.6m)과 국사봉(236m)이 이름났다. 정상부에서는 섬과 바다가 어우러진 장쾌한 풍광에 눈이 호강한다. 두 산을 잇는 능선을 따라 걷는 것도 운치가 있다. 무의도에는 해변도 여럿 있다. 하나개해변이 특히 유명하다. 백사장의 모래가 고와 피서지로 인기다. 기암들이 멋지고 갯벌로 떨어지는 해넘이도 볼만하다. 드라마나 영화에도 자주 등장했다. 여름마다 열리는 흥겨운 춤축제의 무대이기도 하다. 가기도 쉽다. 잠진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5분만에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에 닿는다. 차량 도선도 가능하다.
이에 비해 소무의도는 조금 덜 알려졌다. 무의도 남쪽 광명항과 소무의도 떼무리항이 다리(소무의 인도교·약 440m)로 연결된다. 폭이 좁아 자동차는 못 지나는 다리다. 사람과 자전거만 건널 수 있다. 큰무리 선착장에서 광명항까지는 자동차로 약 10여분 거리다. 두 곳을 연결하는 마을버스도 다닌다. 섬은 작다. 해안선 길이가 약 2.5km에 불과하다. 섬을 한 바퀴 도는데 1~2시간이면 족하다는 이야기다. 한껏 게으름을 부리며 구석구석을 훑어도 반나절이 채 안걸린다.
소무의도 하도정 인근에서 본 서해.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이 장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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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송이 우거진 소무의도 산책로(해녀도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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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작은 섬이 마법의 공간이다. 인도교를 건너는 순간부터 시간은 숨가쁜 도시와 달리 느리게 흐른다. 섬 사람들의 순박한 일상과 무구한 풍경에한 두 시간이면 끝날 여정이 긴 여행이 된다. 섬에는 ‘무의바다누리길’이 8개 구간에 걸쳐 조성돼 있다. 길은 마을을 지나고 해송이 우거진 숲길을 통과한다. 등에 땀이 날 정도로 가파른 ‘깔딱고개’가 있는가하면 파도 소리 상쾌한 로맨틱한 해변길도 있다.
떼무리선착장에서 부처깨미전망대를 잇는 3·4구간에서는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용유도를 볼 수 있다. 공항에 내려앉는 비행기도 섬에서 보니 바다새처럼 고상한 멋이 있다. 특히 부처깨미 전망대에서는 인천대교는 물론 송도 국제도시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수평선 위로 마천루가 늘어선 모습은 몽환적이다. 한발 물러나 바라보는 숨가쁜 도시가 이토록 아름답다. 이러니 때로는 멀찌감치서 치열한 일상을 바라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리고 나서 돌아온 일상은 그래도 살만한 시간이 된다.
소무의도에서 바라 본 송도국제도시. 수평선에 펼쳐진 마천루가 몽환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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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바다새처럼 하늘을 날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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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여해변(5구간)에는 섬 이야기 박물관에 들러본다. 소무의도 주민들의 삶과 생활상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소무의도에는 300여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단다. 박동기씨가 딸 셋을 데리고 들어와 개척한 후 기계유씨 청년을 데릴사위로 삼았다. 이후 섬은 유씨 집성촌이 됐다. 백범 김구 선생과 관련한 이야기도 전한다. 그는 1946년 이 작은 섬에서 시국 강연회를 열었단다. 소무의도 주민들은 부유했단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때 독립자금도 많이 내놓았단다. 몽여해변과 연결된 ‘명사의 해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휴양을 즐긴 곳으로 전해지는 해변이다. 해변을 에둘러 야트막한 언덕이 자리잡고 있어 분위기가 참 고즈넉하다.
8구간 중간 쯤 있는 하도정이라는 정자는 꼭 올라본다. 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전망이 참 장쾌하다. 팔미도와 해녀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팔미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등대가 세워진 섬이다. 해녀도는 오래 전 해녀들이 물질을 하며 쉬었다는 작은 섬이다. 시야가 좋은 날에는 월미도·영흥도·자월도·덕적도 등 일대 섬들이 다 보인단다. 5월의 고운 볕에 몸이 상쾌해지고 바람소리, 파도소리에 귀가 맑아진다. 다도해의 보석같은 섬들이 부럽지 않다. 서울서 불과 1시간여 거리에 이토록 가슴 설레는 섬이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주민들과 마주치는 것도 기분 좋은 시간이 된다. 동편마을과 서편마을을 잇는 모예재를 넘다보면 정갈하게 꾸며진 집 마당에서 안부를 묻는 촌부들을 만난다. 4륜 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차량을 타고 하교 하는 아이들도 보게 된다. 이렇게 섬을 한바퀴 돌고 나면 마음이 풍성해지고 도시의 생채기는 조금씩 아문다. 작지만 참 얻을 것이 많은 소무의도다.
잠진도선착장에서 본 무의도 떼무리선착장. 뱃길로 5분거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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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메모
▶소무의도를 가려면 무의도를 거쳐야 한다. 잠진도 선착장에서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까지 배가 다닌다. 잠진도까지는 차가 간다. 큰무리 선착장에서 소무의 인도교가 있는 광명항까지는 차로 약 10분 거리다. 무의도까지 공항철도와 자기부상열차로 갈 수도 있다. 자기부상열차는 인천공항1터미널역 교통센터 2층에서 용유역까지 15분 간격으로 무료 운행한다. 용유역에서 20분쯤 걸어가면 잠진도 선착장이다. 잠진도와 무의도를 잇는 연도교도 건설 중이다. 올해 안에 완공 예정이다.
BMW 드라이빙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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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시티 수영장/ 사진=파라다이스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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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의도 가는 길에 영종도를 지난다. 영종도에 가족끼리 즐길거리가 많다. BMW 드라이빙센터가 있다. 독일의 유명 자동차 브랜드 BMW의 차량을 체험하는 복합문화공간인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좋아할 공간이다. BMW 드라이빙 센터는 독일, 미국, 그리고 영종도 등 세계에 딱 세 곳이 있다. 이 가운데 트랙과 쇼룸을 갖춘 곳은 영종도가 유일하다. BMW를 비롯해 롤스로이스·MINI(미니)·모토라드 등 BMW 브랜드의 차량들이 전시돼 있다. 직접 운전을 하거나 동승석에 탑승해 트랙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이 외에 BMW의 다양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 숍이 있고 독일 맥주와 음식을 판매하는 레스토랑도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창의교육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영종도에 위치한 동북아 최초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가 개관 1주년을 맞았다. 이 기간 약 120만명이 파라다이스시티를 방문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지난해 4월 예술적 감성을 접목시킨 ‘아트테인먼트 리조트’라는 콘셉트로 오픈하며 복합리조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산업 디자인의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디자인한 조각보 모티프의 외관을 비롯해 데미안 허스트·쿠사마 야요이·수비드 굽타 등 세계적 거장과 국내 신진작가들의 2700여점의 작품들을 리조트 곳곳에 배치해 방문객들이 마치 거대한 미술관에 온듯한 예술적 영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들 작품을 보러 일부러 찾는 이들이 많다. 여름을 앞두고 다양한 패키지도 판매 중이다.
파라다이스시티는 국내 최대 규모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호텔, 미슐랭 2스타에 선정된 ‘임페리얼 트레져’ 등 6개의 레스토랑과 바, 컨벤션 등 1차 시설을 지난해 오픈한데 이어 올 하반기 아트파라디소(호텔)·타임플라자(쇼핑시설)·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갤러리)·원더박스(실내 테마파크)·크로마(클럽)·씨메르(워터파크형 스파) 등의 2차 시설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K뷰티·K아트·K패션·K푸드 등 다양한 한류 콘텐츠를 원스톱으로 경험할 수 있는 완성된 형태의 복합리조트가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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