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엔 두 가지 빛만 있는 줄 알았다. 달빛 그리고 별빛. 그런데 또 다른 빛이 있었다. 오로라다. 북극권에서만 볼 수 있는 신비로운 빛이어서 노던 라이트(Northern Lights)라고도 불린다. 오로라의 신비를 직접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은 추운 겨울, 북으로 떠난다.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인다고 알려진 캐나다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로. 왜 겨울이냐고? 오로라를 보기 위해선 두 가지 조건이 필수다. 하늘이 아주 어두워야 하고, 동시에 아주 맑아야 한다. 이 두 조건은 대부분 지역에서 겨울이 돼야 충족된다. 하지만 북극권의 겨울은 너무 춥지 않느냐고? 당연히 너무 춥다. 잠깐! 추위가 두렵다고 오로라를 포기하기엔 이르다. 여름에도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니까. 캐나다로 떠나는 여름 오로라 여행 방법을 소개한다.
오로라가 여행의 목적이라면 여행지 후보 1순위는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 옐로나이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선정한 최고의 오로라 관측지로, 3박 체류 시 오로라를 볼 확률이 95%나 된다. 어떤 여행지들에선 행운이 따라야만 오로라를 볼 수 있지만, 여기선 웬만하면 헛걸음하지 않고 오로라를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
옐로나이프의 여름 오로라는 8월 중순부터 10월 상순까지 나타난다. 백야 현상이 이어지는 6~7월이 지나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하면서 오로라가 보인다. 물론 겨울만큼 긴긴밤을 지새우며 오로라를 관측할 수는 없지만, 추위에 떨지 않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난 장점이다. 이때는 호수가 얼기 전이어서 호수에 반영된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고, 9월이 되면 노랗고 빨갛게 물든 캐나다의 단풍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옐로나이프가 오로라로 유명한 또 하나의 이유는 오로라의 위치다. 멀리서 나타나는 오로라가 아니라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듯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 사방 1000㎞가 평원이어서 시야를 방해하는 장애물도 전혀 없다. 옐로나이프의 여름과 가을은 연일 화창한 날씨가 이어진다. 밤에는 오로라를 즐기고 낮에는 하이킹, 자전거, 카약 등 대자연 속에서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노스웨스트 준주 옐로나이프의 오로라. 8월 중순부터 10월 상순 사이에 3박 체류 시 오로라를 볼 확률은 95%다. [사진 제공 = 캐나다관광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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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세 번째로 큰 국립공원인 나하니국립공원. 이 공원은 사람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는다. 안으로 들어가는 길조차 없어 수억 년 전 자연이 잘 보존된 신비로운 곳이다. 나하니국립공원을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항공투어. 하늘에서 수려하고 거대한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옐로나이프의 나이아가라폭포라고 불리는 카메론폭포 하이킹도 특별한 액티비티. 40억년 전 생성된 바위 위를 걷고, 빙하 흔적도 볼 수 있다. 옐로나이프 인근의 매킨지 버펄로 보호구역은 북미에서 야생 버펄로가 가장 많이 서식하는 지역이다. 단풍이 물든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유유히 걸어 다니는 버펄로 무리를 쉽게 볼 수 있다. 낚시를 좋아한다면 그레이트 슬레이브 호수에 가보자. 노스웨스트 준주 최대 어장인 이곳은 미끼가 없어도 물 고기가 낚이는 낚시 명소다. 낚시 면허 구입(3일간 30달러)은 필수.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 사이에 위치한 유콘 준주. 이곳 역시 여름 오로라 명소다. 유콘에서는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 사이, 온통 황금빛으로 물든 단풍과 함께하는 오로라 여행을 할 수 있다. 야외온천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고 호숫가 나무집에 느긋하게 머물면서 하늘에 펼쳐지는 오로라를 감상하는 것도 유콘에서 가능하다.
유콘 준주 클루아니 국립공원. 북극과 남극을 제외하고 가장 넓은 빙하가 있는 곳. 아웃도어 마니아들의 성지로 꼽힌다. [사진 제공 = 캐나다관광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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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콘 준주의 인구는 3만4000여 명, 유콘에 서식하는 거대 포유동물은 25만마리. 무스, 순록, 늑대, 곰 등 동물이 사람보다 훨씬 많은, 생명력 넘치는 자연의 땅이다. 숲에서 나무를 보듯 흔하게 야생동물을 볼 수 있다. 여름에도 영상 15도 정도로 서늘해 여름휴가를 떠나기에도 제격. 수려한 산맥과 울창한 숲, 투명한 강과 신비로운 빙하까지. 태곳적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유콘의 클루아니국립공원은 북극과 남극을 제외하고 가장 넓은 빙하가 있는 곳이다. 82%가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빙하로 덮여 있고,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인 마운트 로건(해발 5959m)을 포함하고 있다. 또 흰머리독수리 등 조류 105종, 세계에서 가장 큰 순록인 유라시아 순록의 서식지다. 이 공원은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클루아니국립공원 내 캐슬린 레이크에서는 5월부터 9월 중순까지 캠핑과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바닥까지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면적 35㎢의 호수 주변으로 39개 캠핑장이 마련돼 있다.
아웃도어 마니아들은 유콘에서 일주일 이상 카누 캠핑 여행을 즐기기도 한다. 웅장한 산맥으로 둘러싸인 테슬린강을 따라 유유히 흐르며 독수리, 곰, 늑대, 무스 같은 야생동물을 가까이에서 보고, 자연 속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자는 날것의 경험을 할 수 있다. 칠쿠트트레일 하이킹도 아웃도어 마니아들의 구미를 당기는 곳이다. 일주일 동안 캠핑 장비를 메고 53㎞에 달하는 고개를 넘는 코스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타키니 핫스프링스는 야외온천을 하면서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오로라 관찰을 방해하는 빛이 거의 없다. 낮에는 대자연 속에서 아웃도어를 즐기고, 밤에는 오로라가 펼쳐진 하늘 아래서 야외온천을 즐기는 경험은 유콘에서만 가능하다.
유콘 준주 야생동물 보호구역. 이곳에 서식하는 거대 포유동물만 25만마리에 달한다. [사진 제공 = 캐나다관광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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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여름 오로라 여행 100배 즐기는 TIP
노스웨스트 준주 옐로나이프와 유콘 준주 화이트호스 둘 다 밴쿠버에서 1회 경유해 갈 수 있다. 밴쿠버~옐로나이프 직항은 9월 5일부터 이듬해 3월 15일까지 에어캐나다가 매일 운항한다. 2016년까지는 캘거리 또는 에드먼턴에서만 옐로나이프 직항을 탈 수 있었기 때문에 2회 경유해야 했지만, 작년부터 오로라 시즌 동안 밴쿠버 직항 노선이 신설돼 가는 길이 편해졌다. 비행시간은 2시간30분. 밴쿠버~화이트호스 직항은 에어캐나다, 에어노스가 연중 운항 중이다. 매일 세 개 이상의 비행편이 있다. 비행시간은 2시간20분.
[고서령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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