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골프의 계절 5월의 문을 연 ‘한국의 마스터스’로 불리는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박상현과 황중곤, 장이근에 가간지트 불라라는 인도 선수까지 4명이 연장 승부를 펼칠 정도로 치열했지요. 최후의 승자는 2016년에도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박상현이었습니다.

여자 골퍼에 김효주가 있다면 남자 골퍼 중에는 박상현이 ‘물 흐르는 듯한 스윙’으로 유명합니다. 박상현은 “이번 대회에서는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이 좋지 않았다. 대신 쇼트게임이 좋아서 큰 위기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주말골퍼들에게 꼭 필요한 ‘전략’도 전합니다. 바로 ‘생존’입니다.

“드라이버샷은 멀리, 정확하게 치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컨디션에 따라서 그렇지 못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볼이 어떻게 해서든 살아 있는 ‘생존샷’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한 박상현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도 예전 샷 생각만 하며 무리하게 스윙하면 OB가 나고 한 번에 2타를 까먹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그린 공략도 법칙이 있습니다. 뒤핀이라면 그린 중앙을 보고 샷을 하고 앞핀이라면 차라리 짧게 치는 것입니다. 그래야 위기가 없다는 것이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린 주변에서는 선택을 해야 한다. 탄도를 높여야 할지, 아니면 낮게 쳐야 할지 또는 스핀을 많이 줘야 할지 적게 줘야 할지 등 생각이 많아진다”고 설명한 박상현은 “가장 기본적으로 자신 있는 어프로치샷을 만들어야 한다. 남서울CC처럼 스핀이 잘 먹지 않는 단단한 그린에서는 부드러운 어프로치샷으로 약 3분의 1은 뜨고 나머지 3분의 2 정도의 거리는 굴러가는 어프로치샷이 확률이 높다”고 덧붙입니다.

생각을 먼저 바꿔야 합니다. ‘급한 마음’을 버리는 것이 어프로치샷을 잘하는 비법입니다. 어프로치샷은 스윙의 아크가 줄어듭니다. 이 때문에 백스윙을 하자마자 손으로 볼을 내려치는 분이 많습니다.

박상현은 “그린 주변에서 웨지샷을 할 때는 심호흡을 하고 마치 롱퍼팅을 하듯 백스윙과 다운스윙의 리듬을 천천히, 그리고 여유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평소 연습처럼 20m 어프로치샷을 할 때 손을 무릎 뒤쪽까지 올린 뒤 다운스윙을 한다고 하면 천천히 올리고 잠시 멈춘 듯한 템포를 쉰 다음에 웨지 헤드가 지면으로 떨어지려고 하는 느낌을 찾아야 합니다. 보통 올리자마자 손으로 내려치시죠? ‘찍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웨지 헤드가 백스윙 상태에서 떨어지는 힘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볼을 지나가는 느낌을 찾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볼을 지나간 웨지 헤드의 속도가 떨어지지 않고 일정한 스윙을 만들 수 있습니다.


헤드 무게를 느끼기 위해서는 ‘그립 압력’, 즉 그립을 잡은 손의 힘이 임팩트 때 강하게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합니다. 손으로 볼을 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웨지의 헤드가 떨어져서 볼을 맞힌 뒤 다시 위로 올라가는 ‘진자 운동’을 하게 해야 합니다. ‘손힘은 일정하게’ ‘스윙은 여유 있게’. 스윙 크기가 작아질수록 더 천천히, 여유 있게 해야 합니다.

[조효성 매일경제 기자 hsc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58호 (2018.05.16~05.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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