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월드 트렌드, NOW] 없어 못 판다... 미국 강타한 친환경 ‘양모 신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올버즈 신발. 올버즈 홈페이지 캡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신생 신발 업체 올버즈(Allbirds)가 큰 인기를 끌며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6년 3월 뉴질랜드 출신의 전직 축구선수 팀 브라운과 바이오테크 전문가인 조이 즈윌링거가 공동으로 출시한 올버즈는 지난 2년 간 100만 켤레 이상의 신발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루에 1,300개가 넘는 신발을 출시 후 꾸준히 팔아온 셈이다. WSJ의 제이콥 갤러거 기자는 “최근 주말에 뉴욕 소호에 있는 올버즈 매장을 찾았는데, 방문객이 많아 신발을 신어볼 공간조차 충분하지 않았다”며 올버즈의 인기를 전했다.

올버즈는 특히 실리콘밸리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는 운동화로 입소문이 나면서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고 있다. 구글의 공동차업자 래리 페이지, 트위터 창업자 딕 코스톨로, 벤처 투자사 안데르센 호로비츠의 설립자인 벤 호로비츠 등이 즐겨 신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

올버즈가 사용하는 친환경 소재인 양모와 유칼립투스 나무. 올버즈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신었을 때의 편안함과 심플한 멋이 올버즈의 인기 비결로 통한다. 올버즈 애용자인 자비에 레날드(31)는 WSJ에 “평소 찾던 신발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라며 “예쁘면서도 편안함을 제공하는 신발”이라고 말했다.

양모에서 추출한 실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주목 받는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표방하는 올버즈는 자신들의 제작 공정은 합성 소재를 사용할 때보다 에너지 소비량이 60%나 적다는 점을 강조한다. 양모에 이어 새로 개발한 소재도 유칼립투스 나무를 뿌리 채 뽑는 대신 일부만 잘라 나무가 계속 자랄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친환경적이란 설명이다. 그레그 릴리(25)는 “이 신발은 여러 개를 사도 나쁜 소비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올버즈의 돌풍에는 윤리적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결합돼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올버즈의 성공 신화가 계속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WSJ은 “기존 브랜드들의 입지가 굳건한 신발 업계에서 신생 기업이 2년 이상 수익을 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은 보기 드문 성공 사례”라면서도 “올버즈의 성공 스토리가 이어질 수 있을 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전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