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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Startup’s Story #414] 매달 트렌디한 화풍으로 공간을 바꿔주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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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이전시 마케터, 빅데이터 전문가, 뷰티브랜드 UX 디자이너가 뭉쳐 설립한 아트 스타트업 ‘핀즐(독일어로 ‘화풍’이라는 의미)은 매월 큐레이터가 선정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집에 걸어 감상할 수 있도록 A1사이즈의 대형 아트 프린트를 제공하는 정기구독 서비스이다.

‘가정과 오피스에 걸린 그림을 쉽게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핀즐은 그림과 함께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을 구독자에게 배송한다. 액자는 작품을 넣고 빼기 쉽게 따로 제작돼 작품 교체도 수월하게 제작했다. 이를 통해 공간 분위기를 단번에 바꾼다.

요즘 추세를 반영해 국내외에서 사랑받는 해외 작가의 작품을 제공하며, 구독자가 설치, 해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구성해 가격 부담도 낮췄다.

단순 정기구독 서비스를 넘어 고객의 취향과 상황을 분석해 그림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게 이들의 목표다.

사업 시작 9개월차인 핀즐의 진준화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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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즐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사진 오른쪽) 진준화 대표

궁극적으론 그림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바꾸고 싶어 선택한 일이라고.

책, 음악,영화 등 문화 콘텐츠가 시대에 맞는 유통방식으로 바뀐데 반해 그림은 여전히 소장품 영역에 머물러 있다. 고전이 소비되고 유통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싶었다. 이를 위해 매달 매거진을 받듯 그림 콘텐츠를 경험하고 소비하는 서비스를 만들려고 했다.

아티스트는 인스타그램에서 인기가 높은 작가들로 선정한다. 대부분이 해외에 있기에 우리가 직접 만나러 가서 인터뷰를 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유튜브에 다큐멘터리 영상을 제작해 올리고 책을 만들어 구독자에게 배송한다.

국내에 이미 자리잡은 선발 주자가 있다. 어디에서 차별화를 뒀나.

기존 서비스가 원화 렌탈이라면 우리는 디지털 프린트로 작품을 제공한다. 아울러 그림과 함께 책자까지 제공한다. 구성 작가도 다르다. 원화를 취급하기에 그 업체는 국내 작가로 한정돼있다. 그에 비해 우린 해외 작가 작품의 프린트를 제공한다. 작가로부터 파일을 받아 생산하기에 자유롭게 작품을 주고받을 수 있다.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으리라 판단된다. 다른 업체의 서비스는 작품이 실제로 판매 돼야 이익이 남는 비즈니스모델로 보인다. 렌탈비만으론 마케팅과 그림 설치 및 해제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 그이비해 핀즐은 설치, 해제에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인건비 및 IP비용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핀즐이 기존 서비스에 비해 저렴한 것은 맞다. 사업 유지 및 성장이 가능한 마진 정책인가.

저작권료가 들지 않아 가능하다. 오히려 패키징, 배송비용이 더 많이 든다. 그에 앞서 시장을 크게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이 컸다. 소비자가를 가격대로 다 받지 않더라도 우선은 규모를 확장시키고 싶었다. 여러 작가의 작품이 쌓이며 단품 판매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지만 궁극적으론 작가의 IP를 모아 경쟁력 있는 작품 판매채널이 되는 것이 목표다. 해외 작가에겐 마케팅을 대신 해주는 한국 에이전시가 없다. 이들의 작품 중 50개씩만 사들여도 유의미한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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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포함 전체 인원이 불과 네 명이다. 하지만 매거진 퀄리티는 높다.

처음부터 잘 하진 못 했다. 노하우가 쌓이기 전까지는 힘들었다. 다행히 서비스가 독특해서인지 매니아가 있다. 에디터 역할을 자처하는 독자가 있을 정도로 응원 받으며 만들고 있다.

브랜드 매거진 형태도 보인다.

비슷하다. 매거진 B가 한 달 동안 한 브랜드에 대해 쓰듯 우리도 한 아티스트만 바라보고 제작한다. 매거진을 만드는 이유는 단순하다. 독자에게 ‘경험’을 주기 위해서다. 시중에 나와있는 예술잡지는 정말 많다. 문제는 정보만 제공받을 뿐 예술가와의 교감 등 경험은 없다는 거다. 예술 또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그에 맞는 형태로 제작하려고 했다. 아티스트의 느낌을 오롯이 전달하고 싶어 글씨체도 각각 인상에 어울리게 선택해 편집한다.

서비스가 성장할 수록 콘텐츠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수 있는데.

여러 각도에서 더 나아지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매달 취재를 가지 않으니 아직까진 감당할 수 있는 범위다. 해외에 다녀올 때마다 데이터를 많이 모아온다. 그리고 취재하는 날 일기를 작성하듯 글을 써서 모아두는 것도 방법이다.

원하는 콘텐츠 확보를 위해 해외 출장이 잦은 편인데,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사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아닐까.

우린 입장이 조금 다르다. 보통 콘텐츠를 유통하기 위해선 저작권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핀즐은 작가에게 IP를 사온다. 아직까지 반응은 나쁘지 않다. 그들을 작품 내 온전히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작가와 작품을 위한 책을 만들고 다큐멘터리 영상도 제작한다. 즉 본인을 홍보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주기에 저작권을 무상으로 가져올 수 있는 거다.

특히 해외 작가는 국내 시장에 관심이 많다. 한국은 작가와 작품을 즐기고 소비하는 관점에서 작은 시장은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연락을 할 때 대부분 긍정적인 답변이 왔다.

해외 출장은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 번 갈 때 3,4명씩 만난다. 반대로 작가를 한국으로 초청할 때도 있다. 에스토니아 작가는 한국에 와서 독자와 직접 만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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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으로 이름을 알렸다.

구독상품 특성상 사전 구독자를 모아둔 채 서비스를 해야 했다. 그러려면 크라우드펀딩 방식이 가장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예상이 적중해 우리 기대를 상회하는 결과를 낳았다. 경험 제공 서비스라는 의도가 소비자에게 잘 전달된 듯 했다.

최근 수요는 어디에서 발생하고 있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음에도 병원, 은행, 카페 등에서 유입되고 있다. 현재는 그림을 선택할 수 없지만 향후 상황에 맞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할 생각이다.

해외 진출에도 니즈가 있다고.

매거진에 한국어와 영어를 같이 표기한 이유도 해외진출 및 수출을 염두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크라우드펀딩 진행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 성장 속도는 어떻다고 보나.

최초 펀딩을 진행할 때 예상보다 많은 이들이 참여해 정식 론칭하면 잘 되겠다 싶었으나 생각만큼 늘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알리는 작업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다. 기존 제품, 서비스라면 그 범주 내에서 마케팅을 하면 된지만 우리 서비스는 아직 카테고리가 정해지지 않았다. 새로운 시장에서 고객을 모으기 위해 오랜 기간 설득이 필요하다.

그래서 크라우드펀딩을 한번 더 해야겠다고 결정한 상태다. 우리 같은 서비스를 소구함에 있어 그만큼 효과적인 채널은 없다고 봤다. 정기구독 서비스는 펀딩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을 모집하고, IP를 활용해 차별화된 큐레이션 서비스로 나아가는 게 현재 방향이다.

냉정히 말해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근래 미술시장과 인테리어 시장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예전 예술 시장은 비싼 그림을 재테크 수단으로 생각하고 소비하는 경향이 있었다. 요즘은 총 거래가는 높아졌지만 객단가는 낮아지고 있다. 유명세보단 취향을 따르는 트렌드로 변해가는 추세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솔루션은 만족스럽지 않다. 대중의 니즈는 있으나 주머니는 가벼운 사람들이 선택할 만한 게 없는 거다. 해외 사정도 비슷하다. 트렌드 아트 작품을 판매하는 곳이 딱히 없다. 핀즐은 바로 이 시장을 겨냥해 정진하고 있다. 열심히 하고 있으니 많은 응원 부탁 한다.

글: 서 혜인(s123@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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