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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조용준의 여행만리]'생명의 보고' 살아있는 것들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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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 내륙습지인 창녕 우포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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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은 생태계의 보고이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내륙습지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것' 들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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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여름이 다가오면 우포늪은 온갖 생명의 움직임으로 분주합니다. 밀생한 수생식물 군락들이 수면을 뒤덮고, 왕버드나무들이 온통 진초록으로 물들입니다. 새하얀 백로가 얕은 물가를 느긋하게 거닐며 먹이 활동을 합니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가시연꽃이 보랏빛 꽃을 피워 여름의 절정을 알릴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우포는 '생명의 보고' 이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 내륙 습지입니다. 1억 4000만 년 전에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담수 규모는 축구장 210개를 합친 것과 맞먹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늪에 1000종이 넘는 생명체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수생식물 50~60%가 이곳에 살고 있습니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8년 3월 2일 람사르협약 보존 습지로 등록됐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잠정 목록에도 등재됐습니다.

우포늪은 제방을 경계로 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 등 4개 자연 늪과 2017년 복원 사업으로 조성한 산밖벌까지 3포 2벌로 나뉜다. 우포가 가장 크고 목포가 그다음이다.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소를 닮아 우포(소벌), 홍수 때 나무가 많이 떠내려왔다고 목포(나무벌), 모래가 많아 사지포(모래벌), 규모가 작아 쪽지벌이다. 본래 하나였는데 제방을 쌓고 주변 땅을 농경지로 만들면서 나뉘었다.

산밖벌은 농경지로 만든 것을 원래대로 복원한 우포늪의 막내다. 쪽지벌 아래 19만 2250㎡ 규모로 조성했고, 탐방로 둘레는 2.8km에 이른다. 산밖벌과 쪽지벌을 잇는 다리도 설치했다. 길이 98.9m, 보행 폭 2m인 우포출렁다리는 우포늪의 새로운 명물로 사랑받는다.

우포늪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둘러볼 수 있다. 대합면, 이방면, 유어면, 대지면에 걸쳐 들고 나는 곳이 여럿이지만, 우포늪생태관이 탐방을 시작하기 편하다. 우포늪을 일주하는 '우포늪생명길' 8.7km를 이용해 걷는다. 30분에서 3시간 30분까지 코스가 여럿이다. 길이 모두 이어진다. 가고 싶은 만큼 가서 중간에 빠져나가거나 되돌아가도 된다.

생태관 옆으로 걸어 들어가면 가장 먼저 포플러나무 길을 만난다. 이곳에서 안내 지도를 참고해 어느 방향으로 갈지 정한다. 왼쪽은 전망대와 숲탐방로1길, 따오기복원센터를 거쳐 사초 군락과 목포제방, 소목마을 주차장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은 대대제방과 사지포제방으로 향한다.

자전거는 각각 따오기복원센터 부근과 대대제방까지 갈 수 있다. 대대제방까지 갔다 돌아와 따오기복원센터 부근까지 가면 우포늪생명길 구간 중 1/3을 둘러보는 셈이다. 이 정도로도 우포늪을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걸으면서 만나는 풍경은 이보다 신비롭고 아름답다.

쪽지벌은 규모가 작아도 우포늪 전체의 축소판이라 할 만큼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간다. 고기잡이배 두세 척이 묶인 소목나루터는 안개 낀 새벽에 특히 몽환적이다. 사지포제방은 일몰 무렵에 찾으면 좋다. 우포와 쪽지벌 사이에 넓게 자리한 사초 군락, 사초 군락에서 목포제방 쪽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 우포와 목포의 경계에서 두 늪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목포제방도 주요 탐방 포인트다.
우포늪생태관도 들르자. 현장감 있는 입체 모형과 영상을 보며 우포늪의 사계와 생태 환경을 이해하기 쉽다. 특히 시청각교육실에서 하루 6회 상영하는 '우포 사계'와 3D 입체 영상이 큰 도움이 된다.

우포늪을 나와 창녕 읍내로 간다. 이곳에는 주요 문화재가 많다. 석빙고, 신라 진흥왕 척경비, 술정리 동ㆍ서 삼층석탑,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이 지척에 있어 걸어서 돌아볼 만하다. 조선 시대에 얼음을 보관한 창녕 석빙고(보물 310호)는 명덕초등학교에서 길 건너 도로변에 언덕처럼 솟아 있다. 1742년(영조 18)에 지역 현감이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석빙고에서 약 400m 떨어진 만옥정공원에는 창녕 신라 진흥왕 척경비(국보 33호)가 있다. 진흥왕이 영토 개척을 기념해 세운 비다.

술정리 동 삼층석탑(국보 34호)과 서 삼층석탑(보물 520호)은 이중 기단에 삼층 탑신을 올린 전형적인 통일신라 석탑이다. 동 삼층석탑은 상륜부가 모두 없어졌을지언정 크기와 조각 기법이 불국사 석가탑과 비교할 만한 위풍이 있다. 서 삼층석탑은 동 삼층석탑에 비해 기법이 다소 떨어지고, 제작 연대도 늦은 것으로 보인다. 두 탑은 제법 거리를 두고 있다. 탑 이름에 동ㆍ서가 붙은 것은 한 절터에 있어서가 아니라, 술정리에 탑 2기가 있어 이를 구분하기 위함이란다.

경치 좋기로 소문난 화왕산 관룡사도 빼놓지 말자. 통일신라 사찰로 원효대사가 제자 1000명을 데리고 화엄경을 설법한 곳이라 전한다. 대웅전(보물 212호), 대웅전 관음보살 벽화(보물 1816호), 약사전(보물 146호), 용선대 석조여래좌상(보물 295호) 등 문화재가 많다. 대웅전 뒤로 수려한 바위산이 병풍처럼 둘러섰고, 석조여래좌상을 모신 아슬아슬한 바위에 올라서면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

창녕=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서울에서 가려면 영동고속도로 여주갈림목에서 중부내륙고속도를 타고 가다 창녕IC로 나간다. 이후 교차로에서 우회전 후 이정표를 따라 대략 10분 거리에 우포늪생태관이 있다.

△볼거리=창녕의 진산인 화왕산은 억새평원으로 잘 알려져있다. 정상에는 선사시대 화산활동으로 생긴 분화구 3개가 남아있다. 부곡온천지구에는 유황을 비롯해 무기질이 풍부한 온천수가 나오는 전국 최대온천지구다.
△먹거리=우포늪식당은 메기탕과 비빔밥, 된장찌개를 내놓는다. 창녕읍에 있는 부생밀면고기집은 밀면과 한우석쇠불고기가 유명하다. 영산면 온천로에 있는 시래기밥상은 수구레국밥을 팔고 도리원은 대나무통밥과 오리훈제 등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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