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벽파진 전경. 이충무공 전첩비와 정유재란 당시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전략적 요새인 벽파정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이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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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서남쪽 모서리에 위치한 전라남도의 '진도'는 작게는 서남해 섬 지역과 섬 그리고 크게는 서해와 남해를 연결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고있는 지점이다.
제주도, 거제도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진도에선 청정 해역에서 잡은 해산물로 만든 남도 미식을 맛볼 수 있다. 여기에 충무공 이순신의 호국 정신이 깃든 울둘목과 진도대교, 계절마다 색다른 풍광을 연출하는 운림산방 등 다채로운 매력을 간직한 명소가 즐비하다.
숨 가쁘게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되찾고 싶다면 남도의 맛과 멋을 담은 진도로 여행을 떠나보자. 우리나라 역사를 품은 바다와 산 그리고 차분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문화유적지가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준다.
거대한 이순신 장군 동상 너머 35년의 역사 진도와 해남을 잇는 '진도대교'. 다리 아래에 울돌목 물살 체험장이 있다. (사진=진도군 관광문화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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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 여행의 첫 관문 '진도대교'
진도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진도대교는 정유재란 때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을 무찌른 명량대첩지인 울둘목 위에 놓여있다.
울둘목이란 '소리를 내어 우는 바다 길목'이란 순 우리말로 한자어로는 명량 해협이라 불린다. 서해의 길목으로 해남과 진도 간의 좁은 해협을 이루며 바다의 폭은 한강 너비 정도인 294m 내외다.
바다라기보다는 홍수진 강물로 보이며 물길이 소용돌이쳤다가 솟아 오르면서 세차게 흘러내리는 소리가 해협을 뒤흔들 정도로 우렁차다.
진도 울둘목 판옥선 너머로 이순신 장군의 동상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이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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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 아래에 지난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판옥선이 설치돼 있으며 배의 내부에는 실제 모습을 재현한 갑옷과 창 그리고 다양한 조형물이 놓여 있다. 저 멀리 보이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과 함께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보자. 전쟁의 역사가 얽힌 푸른 산세가 처연하면서도 안타깝기까지 하다.
향토유형유산 제5호로 지정된 이충무공 전첩비. 진도 출신 참전순절자들을 기록한 점에서 군민 정신문화의 교육적 가치가 있다. (사진=이인영 기자) |
◇ 민족의 혼과 얼이 담긴 '이충무공 벽파진 전첩비'
진도대교가 세워지기 전 벽파진은 진도의 관문 구실을 했던 나루터로 명량해협의 길목을 지키고 있다. 이곳 벽파진 앞산에 바로 충무공 전첩비가 세워져 있다.
이충무공 전첩비는 명량대첩의 승리를 기념하고 해전에 참여한 진도 주민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1956년 건립됐다. 노산 이은상 선생이 글을 짓고 소전 손재형 선생이 글씨를 쓴 비문에는 당시의 역사가 적혀있다. 세로 11m의 웅장한 높이를 자랑하고 있는 비석에 적힌 명량대첩에 대한 이야기가 웬지모를 숙연함으로 다가온다.
특히 하단부의 거북 모양(귀부)은 이어 붙인 것이 아니라 큰 바위를 깍아 조각한 것으로 거북의 콧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마치 '한 폭의 산수화'같은 운림산방의 모습. 안개 서린 산의 모습이 신비하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사진=이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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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남화의 성지 '운림산방'
첨찰산 주위 수많은 봉우리가 어우러져 있는 산골에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루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 운림산방. 운림산방은 조선 말기 남종화의 대가였던 소치(小痴) 허련(許鍊 1808-1893)선생이 말년에 거치하며 여생을 보냈던 화실이다.
이곳에서 소치는 미산 허형을 낳았고 미산이 이곳에서 그림을 그렸으며 의재 허백련이 처음으로 그림을 익힌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유서 깊은 운림산방은 소치-미산-남농-임전 등 5대에 걸쳐 전통 남화를 이어준 한국 남화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연못과 정원이 주변 산세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 계절마다 색다른 풍광을 연출한다. 주변에 초가집과 소치기념관, 진도 역사관, 남도 전통미술관 및 쌍계사 등이 있다.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의 염원을 담은 진도 신비의 바닷길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이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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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판 모세의 기적 '신비의 바닷길 축제'
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진도 신비의 바닷길은 1975년 주한 프랑스 대사 '피에르 랑디'가 진도로 관광을 왔다가 이 현상을 목격하고 프랑스 신문에 소개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진도 신비의 바닷길은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약 2.8km 구간이 조수간만의 차이로 수심이 낮아지며 바닷길이 드러나는 현상으로 40여m의 폭으로 똑같은 너비의 길이 바닷속에 만들어져 신비로움을 더한다. 이 신비한 광경을 보기 위해 매년 국내•외 관광객 100여 만 명이 진도로 몰려든다.
외국인 관광객부터 전국 각지에서 찾아든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흥겨운 모습으로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진=이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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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목에는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유명 푸드 트럭부터 다양한 남도 먹거리와 특산품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진도 관광사진 전시, 전남 무형문화제 제26호로 지정된 홍주 시음, 라이브 공연장, 해수 족욕 체험, 뽕 할머니 상, 뽕할머니 소망등 달기 체험 등 다채로운 즐길거리가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빛낸다.
거리 곳곳에 신비로운 진도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사진=이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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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진도 신비의 바닷길은 국가지정 명승 제9호로 호미, 삽 등 도구를 사용한 해산물 채취가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니 유의하자.
푸짐하게 차려진 남도의 밥상. 짭조름한 살이 가득한 간장게장이 식욕을 돋운다. (사진=이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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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도의 인심과 정성을 담은 '먹거리'
'전라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식도락이다. 전라남도 진도에 왔다면 먹거리를 빼놓아선 안 된다. 청정 해역에서 갓 잡은 해산물로 만든 깊은 맛의 남도 음식은 여행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도 즐겨 먹었다던 전복구이부터 짭조름한 살이 가득한 간장게장, 고소한 전어구이, 싱싱한 회 정식까지 나열하자면 끝도 없다. 맛있는 남도의 미식에는 진도의 전통주인 홍주가 빠질 수 없다.
홍주는 찐 보리쌀에 누룩을 넣어 숙성시킨 후 지초를 통과하여 홍옥과 같이 붉은색이 나는 술로 첨가된 지초는 산삼, 삼지구엽초와 더불어 3대 선약이라 불린다. 이 술의 도수는 38도, 40도로 나뉘며 원액 그대로를 맛보는 방법도 있지만 취향에 맞게 맥주나 사이다와 함께 섞어 마셔도 좋다.
취재협조=진도군, 진도군 관광문화과, 한국사진지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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