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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지방선거 23년 철옹성…과연 대구가 디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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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더(The) 친절한 기자들]

민주당, 광역·기초단체장·광역의원 한명도 된적 없어

한국당 잇단 헛발질에 바닥 민심 동요 분위기 확연

이번에 광역의원 2~3곳·기초단체장 1~2곳 내심 기대

여론조사 결과 팽팽…숨은 보수표가 승패 결정할 듯



한겨레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임대윤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한 뒤 대구에 출마한 후보 등과 파란색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파이팅을 하고 있다. 민주당 대구시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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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의원들을 대거 이끌고 대구에 왔습니다. 고향이 대구인 추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에서 사전투표를 했습니다. 민주당 임대윤(60) 대구시장 선거사무소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까지 열었습니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10일로 예정된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대구 방문이 취소됐다고 언론 매체에 알렸습니다. 6·13 지방선거를 나흘 앞둔 마지막 주말의 대구 분위기입니다.

“대구도 디비지는(뒤집어지는)거 아냐?” 대구에서는 지난달부터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대구시장 선거 뿐만 아니라 대구 기초단체장 선거 8곳 중 3곳(동구청장·수성구청장·북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후보가 접전을 벌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구의 바닥 민심이 심상치 않습니다.

한국당에 대한 실망, 홍준표 대표의 막말, 2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등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 최근 한국당에서 잇따라 악재가 터져 대구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한국당 권영진(55) 후보의 꼬리뼈 부상 논란에 이어 지난 7일 한국당 정태옥 국회의원의 인천·부천 비하 발언까지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대구 출신인 정 의원은 권영진 시장 시절 대구시 행정부시장으로 일하다가 2016년 총선에 출마해 대구 북구갑 선거구에서 당선됐습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한국당 배기철(60) 동구청장 후보가 “사회적 기업을 약자들이, 실력없는 분들이 하니까 정부나 구청에서 지원한다”고 말해 역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전국동시지방선거 23년 역사에서 민주당 후보가 대구에서 광역·기초 단체장이나 지역구 광역의원에 당선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런 지역은 전국에서 대구가 유일합니다. 그동안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는 한 선거구에서 2~3명을 뽑는 기초의원에나 몇 명 당선됐을 뿐입니다.

민주당은 이번에 대구에서 광역의원 지역구 당선인을 배출하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국회의원 지역구인 수성구갑에서 대구시 의원에 출마한 강민구(53·수성구 제1선거구) 후보와 김동식(52·수성구 제2선거구) 후보가 ‘리틀 김부겸’을 꿈꾸고 있습니다. 강 후보는 수성구 의원, 김 후보는 김부겸 장관의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입니다. 대구 민주당은 어려울 것이라고 하면서도 광역의원 뿐만 아니라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한두 곳을 건질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구에서 민주당이 광역·기초단체장이 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보수’ 때문입니다. 앞으로 사흘 남은 선거까지 바닥 민심이 어떻게 흐를지는 단정하기 힘듭니다. 선거 하루 전날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도 큰 변수가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홍준표 대표가 대구에서 선거유세를 해주기를 속심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8일부터 이틀 동안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대구의 사전투표율(16.43%)은 전국(평균 20.14%)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아직도 대구 사람들은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과연 대구 시민들은 6월13일 어떤 선택을 할까요? 대구에서도 민주당 소속의 대구시장이나 구청장, 지역구 시의원이 나올까요? 저도 몹시 궁금합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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