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도리 마을
하도리는 해안가에선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지붕 낮은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에선 명랑한 새소리가 배경음악처럼 들리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에 오면 두 눈의 시야를 넓히고 둘러봐야 한다. 곳곳에 숨은 보석 같은 스폿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7월이면 새하얀 문주란이 만발하는 토끼섬은 해안에서 50m 정도 떨어져 있어 썰물 때 걸어서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별방진은 그 목적과 달리 마을을 감싸 안은 모습이 더없이 푸근하게 느껴진다. 하도 해안도로에는 작은 포구를 만나는 쏠쏠한 재미가 숨겨 있고, 너른 하도해변에서는 물놀이하기 좋다.
◆ 판포포구·신창풍차해안도로
판포포구는 작은 어촌의 포구였지만 방파제 안쪽 바다가 잔잔하면서 수심이 낮고, 바닷물의 빛깔이 아름다워 스노클링 명소로 유명해졌다. 안쪽 바다에서 좀 더 나가면 수심이 깊어져 어른들이 수영을 즐기기에도 알맞다. 스노클링 장비만 준비해가면 맑고 투명한 제주의 바다를 자유로이 유영할 수 있다. 장비를 안 챙겨가도 된다. 주변 어촌계나 카페에서 장비를 빌릴 수 있다. 한바탕 물놀이를 끝내고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신창풍차해안도로로 향해보자. 바다 위에 줄지어 서 있는 하얀 풍차와 핑크빛 석양으로 물들어가는 하늘과 바다는 제주가 만들어낸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 제주 해수욕장
금능해수욕장(왼쪽), 중문 해수욕장 [사진 제공 = 제주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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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바다가 두 팔 벌려 인파를 환영하는 계절, 바로 여름이다. 그간의 휴식이 길었는지 조금 일찍 손님을 맞이하는 해수욕장이 있다. 6월 23일 문을 연 곽지과물·금능·이호테우·함덕·협재가 그곳이다. 김녕·삼양·신양섭지·중문색달·표선·화순금모래 해수욕장은 7월 1일 개장했다. 이제 반짝이는 모래사장과 맑은 바닷물에 몸을 맡길 일만 남았다. 7월14~15일, 21~22일 이호테우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이호야간콘서트와 27~29일 열리는 이호테우 축제도 놓칠 수 없다. 제주의 전통 뗏목인 테우 경기와 각종 공연, 고기잡이 체험 등이 준비돼 있다. 바다의 부름을 들었다면 제주로 떠나기만 하면 된다.
◆ 돈내코 계곡·정모시 쉼터
돈내코 계곡. [사진 제공 = 제주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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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는 더위, 온몸을 타고 흐르는 시원한 물놀이가 간절하다. 해수욕장 말고, 제주에서 신선한 물놀이를 즐기고 싶다면 한라산의 정기를 머금고 내려오는 얼음같이 차갑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은 어떨까. 서귀포에 위치한 돈내코 계곡은 청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오묘한 물줄기와 양편의 난대 상록수가 더해져 수려한 경관을 뽐낸다. 울창한 나무는 햇볕을 막아줘 파라솔이 필요 없을 정도. 돈내코에서 해안 쪽으로 내려오면 정모시쉼터가 햇빛에 지친 사람들을 반긴다. 규모는 작지만 곳곳에 정자와 벤치, 그늘이 많아 물소리를 들으며 한적하게 쉬기 좋아서 관광객보다는 지역주민들이 많이 찾는 계곡이다.
◆ 제주라프
초록의 녹차밭에 어둠이 내려앉는다. 해가 모습을 감추자 하나둘 켜진 인공조명이 주위를 밝힌다.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빌레와 곶자왈, 그리고 동굴 위에 만들어진 갤러리, 제주 라이트 아트 페스타(JEJU LIGHT ART FESTA)는 빛을 매개로 한 설치·조형 작품들을 선보이는 축제다. 영국의 조명예술 거장 브루스 먼로가 제주의 화산 지형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 대표 전시. 이 밖에 젠 르윈, 톰 프루인, 제이슨 크루그먼, 이병찬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아티스트의 라이트 아트가 너른 공간을 채운다. 제주라프는 7월 27일~10월 24일 다채로운 빛을 밝힐 예정이다.
◆ 제주맥주 양조장
더운 여름, 하루 일과를 마친 후 간절히 생각나는 건 얼음장 같은 맥주 한 캔이 아닐까. 제주의 물과 바람을 담은 제주맥주는 전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깨끗하면서도 진한 보리맛과 입안에 맴도는 감귤향이 제주맥주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소금기 머금은 밤바람을 맞으며 제주를 닮은 맥주를 마시노라면 마음까지 정화된다. 맥주러버 제주맥주 양조장투어를 놓칠 수 없다. 제주에 양조장을 설립한 제주맥주 브랜드의 탄생과 양조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양조장 위층에 마련된 펍에서 갓 뽑아낸 신선한 제주맥주를 즐길 수 있다. 투어는 사전예약제로 운영 시간은 오후 1~7시. 월·화·수요일은 휴무다.
◆ 김경숙 해바라기·렛츠런팜
김경숙 해바라기 농장 [사진 제공 = 제주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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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는 작열하는 7월의 태양을 누구보다 열렬히 쫓아가며 샛노란 얼굴을 피워낸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일으켜 열정에 가득 찬 햇빛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상기된 표정과 해바라기가 오버랩돼 여름을 대표하는 꽃으로 사랑받는다. 2012년 문을 연 김경숙 해바라기 농장은 제주 최대 규모인 3만3000㎡(약 1만평)에 75만송이가 만발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여름철 포토 스폿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렛츠런팜 역시 양귀비꽃에서 노란 해바라기로 옷을 갈아입고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여름 제주에 있는 동안 연인·가족과 함께 해바라기 속에 파묻혀 할 수 있는 한 가장 따뜻한 시선이 담긴 사진 한 장 남겨보시길.
[홍지연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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