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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월드 트렌드,NOW] “아기 목소리, 자라서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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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연구팀, 영국왕립협회 과학저널에 발표

“4개월 때 울음소리로 예측 가능”
한국일보

생물음향학자들은 아기들의 울음소리를 통해 어른이 됐을 때의 목소리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게티 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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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못 배운 아기의 음성으로 어른이 됐을 때 음성을 예측할 수 있을까’

아기 울음소리로 이 아기가 성인이 됐을 때의 목소리를 예상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성인의 ‘보이스 피치’(Voice Pitchㆍ음성의 고저)는 사춘기 이전에 결정된다는 기존 연구에 대한 심화연구로, 한 돌이 채 안된 유아의 보이스 피치로 성인이 됐을 때의 목소리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연구의 핵심 결론이다. 지난주 공개된 영국왕립협회의 과학저널 ‘바이올로지 레터’ 최신호에 게재된 ‘아기 울음의 고저로 5세 아이의 보이스 피치를 예측한다’는 제목의 보고서는 아동음성을 종적으로 연구해 이런 결론을 이끌어냈다.

연구는 프랑스 리옹대 생물음향학 연구팀이 프랑스 아동 15명의 목소리를 시간차를 두고 분석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생후 4,5개월인 남아 9명과 여아 6명이 불편할 때 내는 울음소리를 녹취한 뒤, 이 아기들이 4,5세가 됐을 때 음성과 비교했다. 울음소리를 녹음한 아기들이 제법 말을 할 줄 아는 5세쯤에 도달했을 때 학교, 가족, 친구들, 취미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진 뒤 대답을 하도록 했고, A4 용지에 그려진 인기 만화 캐릭터인 돼지 캐릭터를 보여준 뒤 이를 설명하도록 하고 30㎝정도 떨어져서 녹음했다.

연구팀은 “4개월 아기 울음의 고저는 5세 아동 음성의 고저를 예측하는 결정적이고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결론 내렸다. 아기의 칭얼거림 차이는 그 아동이 5세가 됐을 때 음성차이의 41%를 설명한다는 게 구체적 연구결과다. 연구팀은 또 유아기 울음소리로 사춘기 이전 아동 목소리를 예측하는데 성별 차이는 없다는 기존 연구의 가설도 재확인됐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성인 목소리의 차이를 추적하는 시기는 태아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과감한 결론도 제시했다. 연구에 참여한 니콜라스 마테본 리옹대(동물행동학)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태아 때의 상태가 아동기뿐만 아니라 성인기에 영향을 주고 변화를 가져다 준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연구에 사용된 표본의 숫자가 적고, 인종적으로도 다양하지 않고 백인 위주의 그룹을 연구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캐럴린 호지스 미국 보스턴대 교수(인류학)는 “연구를 위한 종적인 자료를 확보하는 데 확실히 어려움이 있다”면서 “작은 표본으로 모든 세대의 대표값을 삼기에는 위험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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