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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쉽지 않은 자영업자 ‘추가 지원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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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이달 중 발표 앞두고 묘책 고민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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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가가치세 감면 확대 등을 담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험로가 예상된다. 정부가 검토하는 대책은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반대로 자영업자들이 원하는 대책은 정부가 난색을 표하기 때문이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결제 수수료 0%의 ‘소상공인페이’는 자영업자들의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한 대표적인 아이디어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소상공인페이는 체크카드처럼 계좌에 돈이 있어야 쓸 수 있는데 많은 직장인들이 신용카드를 쓰는 마당에 잘 되겠냐”면서 “신용카드를 쓰면 포인트 적립과 할인 등 혜택도 많아 굳이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조금 더 받으려고 소상공인페이를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카드 수수료 문제를 풀어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는 업계의 반대가 심하다.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1000원 이하 소액은 카드로 긁지 못하게 하는 ‘신용카드 의무수납제’ 폐지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소상공인페이’까지 자영업자들이 소액 결제를 거부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의무수납제 폐지에 미온적이다.

자영업자들이 가장 원하는 대책은 간이과세자 기준 상향 조정이다. 연매출 4800만원 미만 간이과세자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아도 되고 업종별로 매출의 10%가 아닌 0.5~3%의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연 2400만원 미만 간이과세자는 아예 부가세를 안 낸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손님에게 받은 돈에서 꼬박꼬박 떼가는 부가세 부담을 확 덜 수 있다. 더욱이 면세자 기준은 2000년부터 18년째 제자리라 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올릴 때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간이과세자 기준을 48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면세자 기준을 2400만원에서 3600만원으로 올리는 법 개정안을 각각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간이과세자가 늘면 매출을 고의로 누락하는 탈세도 증가하고 자영업자 소득 파악도 안 돼서 과세 체계를 흔들 수 있다”면서도 “정치적으로 논의가 이뤄지면 따를 수밖에 없다”고 가능성을 열어 놨다.

임대료 지원 문제는 이미 연초에 인상 상한율을 9%에서 5%로 낮춰 또다시 인하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 내 기류다. 지난달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임차인의 상가 계약갱신요구권을 현행 5년에서 10년까지 늘리기로 했지만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나랏돈으로 직접 임대료를 지원하는 방법도 논의되고 있지만 ‘세금 퍼주기’라는 비판과 재정 악화가 부담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이달 말 2019년 예산안을 발표하기 전에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내놓으려고 직원들이 머리를 쥐어짜고 있지만 어려운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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