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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자영업자 대출 비상]2금융권으로도 몰려...저축銀 대출 1년새 3.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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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자영업자 대출잔액 11.5조

카드론 등 포함하면 규모 더 클듯

# 환경미화원 용역 사업을 하던 영세사업자 A씨는 최근 사업에 돈이 필요해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돈을 빌리려 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같은 사업을 10년 이상 해와 신생 사업자에게 보증을 서주는 신용보증기금으로 돈을 구할 수는 없었다. 결국 A씨는 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20%가 넘는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 연구개발(R&D) 회사를 결국 문 닫고 재기하려는 B씨는 빚이 많고 신용등급도 낮아 저축은행에 손을 벌리려 한다. 이전에 정부 사업으로 R&D에도 참여한 미국 박사 출신인 B씨는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다행”이라며 “저축은행과 사채 금리가 사실상 같은데 대출조건이 덜 까다로운 사채를 쓰다가 조금이라도 연체되면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매일같이 받는 경우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시중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개인사업자들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11조5,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조5,000원이나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개인사업자대출 증가율은 지난 2016년 20.2%에서 지난해 35.5%로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담보 부족으로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이나 저축은행의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경우를 감안하면 그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악화로 중저신용자 중심의 개인사업자대출 수요는 점점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금융당국은 제대로 관리감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저축은행권 고객층은 특성상 개인신용대출을 받아 사업에 유용하는 경우가 많아 둘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3·4분기에 나오는 중금리대출상품은 28개에 달하지만 이 중 개인사업자대출 상품은 3개밖에 되지 않는다. 서민금융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저축은행들이 중금리대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에게는 다소 먼 얘기인 것이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영세사업자와 소상공인이 최근 최저임금과 카드수수료 등 여러 가지로 부담이 늘면서 정부가 관련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들의 사정이 개선되지 못하면 연체율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더 위험해지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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