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첫 자영업비서관 인태연 임명
30년 이불·그릇장사 자영업자 출신
최저임금 머리맞대야..연내 대책 마련
대기업 가맹점, 경제환경영향평가 필요
동반성장위? 강제성·실효성 키울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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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 하루하루 견디시느라 고생들 많으시죠? 그런데 몸만 타들어가는 게 아니라 마음까지 타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자영업자들. 자영업의 몰락이라고 할 만큼 지금 폐업률이 치솟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통계청이 내놓은 지난해 폐업률을 보면 전년 대비 10.2%포인트 높은 87.9%.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요. 올해는 아마 폐업률이 90%에 도달할 거다. 이런 전문가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청와대가 처음으로 자영업비서관이라는 자리를 신설했습니다. 오죽했으면 이랬겠는가 싶은데 특히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자영업자들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도 한몫했을 겁니다. 청와대 최초의 자영업비서관으로 발탁된 분. 30년 동안 직접 자영업을 해 온 분이라서 더 화제죠. 오늘 이 시간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 연결을 해 보죠. 인태연 비서관님, 안녕하세요?
◆ 인태연> 안녕하세요. 인태연입니다.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인태연> 감사합니다.
◆ 임태훈> 보니까 대학을 졸업하시고 바로 부모님 장사를 도우신 거예요?
◆ 인태연> 대학 다닐 때 부모님이 중풍으로 쓰러지셔서 졸지에 가업을 맡아서 장사를 시작하게 된 거죠.
◇ 김현정> 무슨 장사였습니까, 처음에는?
◆ 인태연> 처음에는 그릇 장사였어요. 이불 장사도 하고 식당도 하고 옷 장사도 하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다 잘됐다는 소리는 아닐 거고 잘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고 그랬다는 소리네요?
◆ 인태연> 그렇죠.
◇ 김현정> 그러다가 30년 경력의 자영업자가 자영업 정책의 어떻게 보면 최고 조언자 자리에 앉게 되신 겁니다. 임명장 받으면서 그 무게가 느껴지셨을 것 같아요.
◆ 인태연> 무게가 태산과 같죠. 여태까지는 밖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주로 요구하는 입장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이제 정부의 정책을 우리 중소 자영업자들한테 잘 전달을 해서 이것이 상호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해야 하는 자리에 앉았으니까 부담이 굉장히 크고 책임감도 크죠.
◇ 김현정> 그러실 것 같아요. 지금 자영업이 정말 잘될 때라면 아마 이런 자리가 안 만들어졌을 것 같아요.
◆ 인태연> 안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이 자리?
◆ 인태연> 네, 빨리 없어져야 될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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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맞아요. 지금 그만큼 오죽하면 자영업 하는 분들이 오죽하면 지금 청와대에 이런 자리가 신설됐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 장사하시는 분들 만나면 그렇게 말합니다. 요즘처럼 이렇게 힘들 때는 없었다.
◆ 인태연> 그럼요. 저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니까 주변에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알아요. 직원을 1명 두고 있는 사람들은 혼자서 장사를 하는 지경이고 권리금이나 인테리어비만 뽑으면 빨리 그만두고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계속 보고 있고. 그 고통의 정도가 제가 30년 장사하는 기간 동안 지금이 제일 큰 것 같아요.
◇ 김현정> 적어도 30년 이래 제일 큰 것 맞다. 그러면 자영업자를 괴롭히는 첫 번째는 뭐라고 생각하실까요?
◆ 인태연> 기본적으로는 장사 자체가 안 되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봐야죠.
◇ 김현정> 쉽게 말하면 손님이 없는 거.
◆ 인태연> 그렇죠. 아무리 경비가 많이 나간다 하더라도 장사만 잘되면 그것은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인데 쉽게 말해서 장사가 안 되는 게 제일 큰 문제죠.
◇ 김현정> 그런데 손님이 준 거는 경기가 전반적으로 안 좋으니까 단기간에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정부가 이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올려서 인건비 상승을 유인하는 건 이건 너무하지 않느냐. 이게 그분들 불만이시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인태연> 그렇죠. 맞습니다.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목까지 차 있는 상황인데 거기서 최저임금이 2년에 걸쳐서 30% 가까이 오르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이게 목에 물이 차 있는 상황에서 입과 코를 자꾸 막는 그런 현상이 발생을 하는 거죠.
◇ 김현정> 이미 목까지 찬 사람한테 마지막 물을 조금 더 들이부은 게 그게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 인태연> 그런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 문제 해소 방안이 그럼 뭐냐. 최저임금을 안 올리는 게 그럼 해소 방안이냐? 지금 그것을 해법을 내놔라. 이러면 이게 한 가지는 아니에요. 그러니까 구조적인 문제라고 해서 그것이 10년, 20년 걸려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그것조차도 사실은 올해 안에 뭔가 대책을 만들어내야 되기 때문에 나중 일이라 이렇게 뒤로 미룰 일은 아니에요.
◇ 김현정> 구조적인 문제도 같이 건드려야 된다.
◆ 인태연> 그렇죠. 또 대기업들이 이런 어려운 사태를 사실은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하거든요. 쉽게 말하면 유통이 시장을 너무 독식화 하는 과정에서 중소 자영업 시장이 사실 일각이 좀 붕괴된 측면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이런 것들을 어느 정도는 법적으로도 규제를 해야 되겠지만 또 스스로도 공생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양보해야 될 사안들을 논의를 해야 되고요.
당장에 지금 어려움에 처해 있는 중소 자영업자들을 위해서 일자리 안정 자금이라든가 또는 다양한 정책들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현장에 더 맞을 수 있게끔 양이라든가 대상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넓힐 수 있는 것이고 지금의 이 사태가 사실은 자영업자들만의 어려움으로 끝날 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전반을 흔들 수도 있다라는 어떤 자각에 미처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대화 시스템들을 만들어서 거기서부터 하나하나 풀면 그 속에서 해법이 나오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 김현정> 지금 여러 가지 해법 말씀하시는 중에 결정적으로 최저임금은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안 주셨어요. 지금 당장 오는 29일에 전국의 소상공인들이 광화문에 모인다고 합니다.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연다고 하는 이런 상황인데 최저임금은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세요?
◆ 인태연> 최저임금 같은 경우에는 자영업자들이 원하는 게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지급. 이런 것들이 얘기가 나오고 있잖아요. 어떤 부분이든지 간에 원칙은 세워야 되지만 원칙 속에서도 융통성을 발휘해야 되는 부분들이 항상 있잖아요.
◇ 김현정> 그게 제일 어려운 거죠. 지금 업종별로 차등 적용한다고 했을 때는 왜 우리는 그럼 안 되느냐,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느냐? 이런 얘기가 반드시 따라나올 수 있기 때문에 융통성, 유연성이라는 부분이 참 어려운 부분인데.
◆ 인태연> 그렇죠. 그래서 어려운 부분은 머리를 맞대고 같이 풀어야 되는 거 아니냐. 저는 자영업자와 노동자들을 만나서 현실적인 방안들을 같이 찾아볼 수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하셨던 부분 중에 저는 구조에 대한 지적들. 그 부분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생각해 보면 대형마트에서 100원짜리 연필부터 수백만 원짜리 노트북까지 다 파는 상황. 싹쓸이.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팔지 말아라라고 할 수도 없는 거 아닙니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들이 편해서 또 가는 건데.
◆ 인태연> 그런데 우리가 이 부분은 자영업자 vs 대기업의 유통 싸움으로 봐서는 안 되고요. 자영업자들이 통계청에서만 나온 것만 560만 명으로 나오고 있는데 하여튼 600만 명을 오르내리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속에서 일하고 있는 고용 노동자들이 또 한 200-300만 명 정도 돼요.
◇ 김현정> 맞습니다.
◆ 인태연> 거기다가 또 가족 노동자들까지 100만 명이 넘어가니까 그러면 거기에 또 딸린 가족까지 생각하면 2000만 명에서 2500만 명의 문제인 거예요. 그러면 이건 산업의 문제이고 2000만 명 이상의 생존권 투쟁이기 때문에 사회 문제로 봐야 된다는 거죠.
◇ 김현정> 규제는 개입할 수밖에 없다라고 보시는 거예요, 이 정도 상황이 되면?
◆ 인태연> 대기업이 할 수 있는 영역과 대기업이 할 수 있는 부분하고 중소 자영업자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어느 정도는 정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대기업 가맹점 프랜차이즈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최근에 와가지고 가맹점 프랜차이즈들이 적정 시장에 적정한 개수가 있어야 하는데 그거를 너무 과잉 진출시켜서 본사 자체는 상당히 전체 매출액은 증가했을지 모르지만 점포당 매출과 점포당 이윤율은 굉장히 떨어졌어요. 이런 부분들을 바로잡아야 되는 거 아니냐.
◇ 김현정> 지금 프랜차이즈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계시는 거군요?
◆ 인태연> 그런 부분들을 저희는 보고 있죠. 그래서 일본의 사례가 우리한테 꼭 맞을 수는 없지만 일본 같은 경우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편의점 내줄 때 그냥 안 내준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서 먹고살 만한가라는 걸 철저히 조사를 한답니다, 시장 조사를. 거기에 따라서 편의점주에게 만약에 일정한 액수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서 손해가 날 수 있다고 한다면 유지비를 책정을 해 준다고 그래요. 그러니까 본사 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장사가 잘돼야 되는 데다가 내줄 수밖에 없는 거죠.
이런 식으로 서로 상호 공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하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편의점주가 죽든 말든 마구잡이로 많이 내주잖아요. 그런 것들을 바로잡아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그런 거를 규제라는 말로 그냥 이렇게 뚜껑을 씌워버리면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도 규제들이 있잖아요, 사회적인 규제들이. 이를테면 그린벨트라든가 이런 것들이. 그런데 그게 나쁜 게 아니잖아요.
◇ 김현정> 말하자면 착한 규제라는 말씀이신가요? 꼭 필요한 선의의.
◆ 인태연> 그렇죠. 오히려 생태계의 보존을 위한 어떤 장치잖아요, 그게. 그래서 외국 같은 경우는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해요. 그러니까 경제적 환경영향평가 제도라든지.
◇ 김현정> 경제적 환경영향평가제. 우리 무슨 건설 사업할 때 환경 영향 평가하듯.
◆ 인태연> 경제적 환경 영향 평가제라는 게 독일 같은 데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시장에 어떤 업종이 들어갈 때 상가에서 시하고 같이 이런 것들을 평가해서 이것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이런 것들을 평가하는 제도가 있다고 해요. 그래서 심한 경우에는 대기업 같은 경우가 시장에 진입할 때는 주변의 경제환경영향 평가를 해가지고 경제적으로 주변에 10%에서 20% 매출 감소가 온다고 평가가 이루어지면 허가를 안 내주기도 하고 이런 것들도 선진국의 유통 제도에는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리고 또 하나. 동반성장위원회라는 게 이미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서 대기업은 진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업종은 이미 규제하고 있는데, 이미 정해놓고 있는데 그 수를 늘려야 한다고 보십니까?
◆ 인태연>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소상공인 적합 업종 제도가 생기기 전부터 있었는데 그게. 이명박 정부부터 있었는데 사실 그때 좀 유명무실했어요. 유명무실하고 강제성도 좀 약하고 그랬는데 이번에 법이 생기면서 그쪽에서 추천을 하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결재를 하는 이런 구조기는 한데. 대상도 너무 적고 그다음에 평가에 대한 부분도 결국 대기업하고 같이 나와서 하는 구조 방식인데 대기업들이 시간을 끌거나 쉽게 말해 뻗대면 진행이 잘 안 되는 한계가 있어요. 그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까를 좀 고민을 해야 될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조금 더 강제성을 두고 실효성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 그 말씀. 알겠습니다. 어떤 방향을 가지고 지금 비서관 자리에 앉으셨는지 제가 엿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인태연 비서관님, 정말 어깨가 무거우시거든요. 자영업자들 좀 살려주십시오 하는 소리 들리시죠?
◆ 인태연> 저도 자영업자인데요. (웃음) 제가 살아야죠. 그런데 제가 사는 것은 저 개인이 사는 게 아니라 우리 자영업자 여러분들의 절규는 장사꾼들 몇 명 살고 죽는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이 붕괴되는 거고 또 대한민국의 소비 시장이 무너지는 것이기 때문에 대기업에서도 사실 같이 고민을 하셔야 된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김현정> 저도 그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비서관님 잘해 주십시오.
◆ 인태연>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청와대 자영업 비서관으로 임명된 분이죠. 자영업자 출신이세요. 인태연 비서관이었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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