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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쇼크’…한국 경제의 허리 40대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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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통계청, 7월 고용동향 발표

8년반만에 취업자 증가폭 최소

제조업 12만7천명 줄어 결정타

“생산직 감소, 사무직 증가 넘어”

파견 축소 탓 시설관리 10만명↓

“대기업 아닌 하청업체들 못 버텨”

고용률도 1년 전보다 0.3%p 하락

40대 감소폭 20년만에 가장 커

극심한 폭염에 일용·임시직 줄고

인구 고령화도 취업 감소에 영향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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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고용사정이 예상보다 훨씬 부진했다. 올해 2월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대로 주저앉은 이후,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지난달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고용이 부진했고, 특히 한국 경제의 허리 역할을 맡고 있는 40대가 ‘고용쇼크’의 직격탄을 맞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주력산업인 제조업 부진의 여파가 심화되는데다 인구구조 변동 요인까지 겹쳐 고용부진의 터널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워 보인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한해 전보다 5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영향권에 있던 2010년 1월 1만명 감소를 기록한 이후, 8년6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고용률도 61.3%로 한 해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월별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해만 해도 30만명대 수준을 보여왔으나 올 들어 꺾이기 시작했다. 올해 2~4월 10만명대를 가까스로 넘긴 데 이어, 5월엔 7만2천명으로 줄어든 바 있다. 지방선거 영향으로 6월에 10만6천명까지 올라섰다가 급기야 7월에는 1만명 아래로 주저앉은 것이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2~4월의 고용부진은 생산가능인구(15~64살) 감소 영향이 컸지만, 5월부터는 제조업과 건설업 등 주력업종의 경기 부진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제조업의 경우 월별 취업자 감소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제조업은 2016년 하반기부터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취업자가 줄다가 지난해 6월 증가세로 돌아선 바 있다. 이후 11개월 만인 올해 4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달 감소폭은 12만7천명으로 4월(-6만8천명)보다 두배 많았다. 성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제조업 생산직이 줄어왔는데 그나마 사무직 증가로 상쇄됐던 정도를 넘어설 만큼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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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부진은 다른 산업으로 여파를 미치고 있다. 제조업은 전체 취업자의 16.6%를 차지해 고용지표를 견인하는 역할도 하지만 도·소매업 등 다른 산업과의 연관성도 깊다. 경비·청소 인력을 포함하는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의 취업자 수는 지난달 10만1천명이나 줄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4년 1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사업시설관리업은 다른 산업에 인력을 공급하는 업종이기에 고용 상황과 경기적 요인이 좋아야 취업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두자릿수 인상이 결정된 최저임금 영향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제조업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지난달 내년 최저임금 10.9% 인상이 결정되고 주 52시간 초과근무 금지가 시행된 점이 시장에 심리적으로 충격을 준 측면도 있다. 대기업은 이익이 감소해도 버틸 수 있지만 대기업의 2, 3차 하청업체들은 전체 고용을 줄였거나 비정규직을 먼저 내보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의 경우, 지난달 3만7천명이 늘어 6월(1만명 증가)보다는 사정이 나아진 편이지만 지난해 월평균 11만9천명씩 늘었던 데 견주면 한참 못 미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취업자 감소세가 이어진 도·소매업(-3만8천명)과 숙박·음식점업(-4만2천명) 등도 지난달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40대 취업자 수는 지난달 14만7천명이나 줄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8월(15만2천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고용률도 79.1%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0.7%포인트나 하락했다. 40대는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 숙박업 등에 대거 포진해 있어 경기부진에 따른 고용쇼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부에선 지난달 폭염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나치게 더운 날씨 탓에 활동성이 떨어져 숙박·음식점업 등이 휴가철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이다. 또 건설업의 일용직이나 노인들도 폭염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이런 영향은 8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가 비경제활동인구를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는 점도 적신호로 꼽힌다. 지난달 15살 이상 인구는 24만1천명 증가했는데 경제활동인구는 8만6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비경제활동인구는 2배 가까운 15만5천명이 증가했다. 또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그냥 쉬었다’고 한 이들과 구직단념자는 각각 23만2천명, 6만3천명 늘어난 반면, 취업준비자는 4만1천명 줄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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