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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암세포만 골라 없애는 ‘표적항암제’ 연구개발 가시적 성과 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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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IDX-1197’

중앙일보

일동제약 연구원이 표적항암제 후보 물질(IDX-1197)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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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통계청이 사망률을 집계한 뒤로 30년 넘게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 암 진단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수술 시기를 놓치면 독한 항암치료를 받다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해야 했다. 지금은 다르다. 수술이 어려운 전이·재발암 환자도 생존 기간이 점차 늘어나면서 ‘암=죽음’ 등식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 그 중심에 ‘마법의 탄환’이라 불리는 표적항암제가 있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에만 발생하는 유전자 변이나 유전자 결핍 등 특정 표적에 선택적으로 작용한다.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도 함께 손상시키는 기존의 세포독성항암제와 구분되는 점이다. 통증 등 부작용이 적고 몸이 약하거나 장기 기능이 저하된 사람도 고려할 수 있다. 치료 효과가 뛰어나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학계의 주목을 받는다.

일동제약은 암세포의 특성과 약점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표적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후보 물질이 ‘IDX-1197’이다. IDX-1197은 암 발생과 연관이 깊은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라는 효소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암세포를 억제한다. PARP는 암세포의 DNA 단일가닥 손상을 복구하는 효소다. PARP의 작용을 차단하면 정상적인 세포는 다른 복구 경로 등을 통해 생존하지만 암세포는 손상 복구 시스템에 변이가 일어나 회복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협업


일동제약에 따르면 IDX-1197은 동물실험에서 기존의 PARP 저해제에 비해 더 다양한 종류의 암에 대해 우월한 효과를 나타냈다. 또 ‘올라파립(Olaparib)’ 등 기존의 PARP 저해제들과 직접 비교한 비임상시험을 통해서도 항암 활성도와 PARP-1에 대한 선택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유망 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특히 작용 기전과 효과 측면에서 유사 약물보다 넓은 적응증과 활용 범위를 가진 약물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또한 암 발생과 관련한 중요 인자인 ‘BRCA’와 ‘상동재조합 결핍’ 유전자 형질을 가진 환자의 암세포에도 기존 PARP 저해제 대비 우수한 항암력을 보였다. 약물에 대한 치료 반응률을 예측하는 데 쓰이는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선정에서도 암세포에 대한 표적 지향성과 억제성이 뚜렷하게 확인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일동제약은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암센터 주관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함께 IDX-1197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에서 이와 관련한 임상1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중간 결과에서 효능 농도 범위에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 상용화 전망을 밝히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 암연구학회(AACR) 연례학술대회에서도 IDX-1197과 관련한 연구 성과가 발표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일동제약은 IDX-1197이 다양한 종류의 암에 쓰일 수 있는지 파악하는 한편 단독요법이나 병용요법 등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현재 IDX-1197에 대한 미국·캐나다·러시아·일본·싱가포르·호주 등 해외 특허 취득을 완료한 상태로 향후 연구개발(R&D) 진행 상황에 따라 신약 개발, 라이선스 아웃 등 상용화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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