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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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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절개·출혈·항생제 최소화해 노인도 인공방광 수술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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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 밑 부분만 절개해 암 제거

혈관 건드리지 않고 무수혈 수술

성기능 보존, 항생제 내성 감소"

인터뷰 이대목동병원 이동현 인공방광센터장





방광암 환자는 두 번 좌절한다. 한 번은 암 진단을 받을 때, 나머지 한 번은 평생 소변 주머니를 달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다. 소변 주머니는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수시로 주머니를 갈아야 하고 냄새 걱정에 외출도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 최근에는 소변 주머니 대신 인공방광 수술을 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신경과 혈관 손상을 최소화한 수술법으로 부작용도 대부분 개선됐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공방광 수술 임상 경험을 갖고 있는 이대목동병원 이동현(비뇨기과) 인공방광센터장에게 방광암과 최신 인공방광 수술법에 대해 들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중앙일보

이동현 센터장이 신경ㆍ혈관 손상을 최소화한 인공방광 수술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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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방광암 환자는 얼마나 많나.

A : “남성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위암·폐암·대장암·간암·전립샘암·갑상샘암·췌장암 다음이다. 감염, 방광 결석, 그리고 담배·화학약품 등에 노출된 것이 주요 유발 원인으로 꼽힌다.”




Q : 방광암 환자는 어떤 치료가 필요한가.

A : “방광암 환자 10명 중 3명은 방광 전체를 들어내는 수술을 받는다. 그래서 소변 주머니 연결이나 인공방광 수술이 필요하다. 인공방광 수술은 환자의 소장 일부(약 60㎝)를 떼내 방광과 유사한 모양으로 만들어 요로와 요관 등에 연결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Q : 인공방광이 환자를 소변 주머니로부터 해방시켰지만 한계점도 많았다던데.

A : “긴 수술 시간에 따른 합병증 위험, 신경 및 혈관다발 손상에 따른 성기능 장애 우려, 떼낸 장의 폐색 가능성, 항생제 과다 사용에 따른 내성균 위험 등이 대표적이다.”




Q : 이제는 이런 문제가 해결됐나.

A : “우리 팀의 경우 끊임없이 수술법을 개선해 이런 위험성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인공방광 수술 경험이 쌓이면서 해부학적 지식과 노하우가 축적됐기 때문이다. 소장과 방광 부위에 어떤 경로로 접근하면 혈관과 신경을 보존하면서도 잘 잘라내고 붙일 수 있는지 알게 됐다. 기존에는 인공방광을 만들기 위해 가슴 밑 쪽부터 배꼽 아래까지 배를 크게 갈라 넓은 부위를 수술하는 방식이었다. 그만큼 조직 손상 범위가 넓었다. 하지만 배꼽 밑 부분만 절개하고도 더 안전하게 암을 절제하고 방광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Q : 새 수술법으로 시간과 합병증이 얼마나 줄었나.

A : “기존 수술법으로 8~9시간 걸리던 수술 시간을 3~4시간으로 단축했다. 혈관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출혈도 거의 없다. 무수혈 수술이 가능해져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나이가 많은 환자도 인공방광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상처가 작기 때문에 회복 속도도 훨씬 빠르다.”




Q : 환자의 성기능 보존도 가능해졌다고 들었다.

A : “기존 수술법은 발기 기능을 아예 살릴 수 없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하지만 새 수술법의 경우 10명 중 7명은 발기 기능이 보존된다. 여성 역시 질을 최대한 보존해 수술 후 성생활이 가능하다.”




Q : 요관·콧줄 등 각종 관을 삽입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던데.

A : “방광을 만드는 과정에서 소변이 새지 않도록 특수 봉합을 하기 때문에 굳이 관을 삽입하지 않아도 된다. 장이 처지지 않게 고정하는 수술법을 개발해 장폐색 위험도 줄였다.”




Q : 기존엔 수술 후 항생제 과다 사용이 문제가 됐었는데.

A : “기존 인공방광 수술은 수술 시간이 긴데다 감염에 취약한 부분을 수술하다 보니 관례적으로 상당히 많은 양의 항생제를 써왔다. 그래서 인공방광 수술을 한 환자들이 나중에 신우신염 같은 합병증이 생겨도 항생제 내성이 생겨 어떠한 항생제도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새로 고안한 수술법은 복막과 혈관 등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항생제를 많이 쓸 필요가 없다. 장기가 노출되는 시간이 짧아 감염 위험도 그만큼 작다. 실제로 우리 병원에서는 그동안 100례 이상의 인공방광 수술을 무항생제 수술로 진행했다. 이를 지난 3월 덴마크 유럽비뇨기과학회에서 발표해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Q :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A : “우리 병원은 국내 유일의 인공방광 수술 전문센터다. 수술 건수는 국내 최다로 연 130여 건의 수술을 진행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다. 쌓인 노하우를 독점하지 않고, 다른 의사들과 공유하고 더 발전시키려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만은 더 이상 소변 주머니를 달고 다니는 환자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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