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 지표에 따른 생체 나이를 측정·분석하는 메디에이지연구소가 공단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116만여 명의 건강 상태를 11년간 추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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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이상 116만여 명 11년 추적 관찰
연구결과, 생체 나이가 주민등록상 나이보다 한 살 많을수록 전체 사망 위험도는 동일 연령의 국민 평균보다 1.6%씩 늘었다. 두 나이가 서로 같으면 동년배와 비교했을 때 100명 중 50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균적인 건강·노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메디에이지연구소 배철영(차의과대 통합의학대학원 교수) 소장은 “생체 나이는 내가 실제 나이보다 얼마나 건강한지를 보는 척도”라며 “개별 지표가 아닌 종합적인 건강 상태를 같은 연령의 다른 사람과 비교해 상대적인 건강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환별로는 생체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한 살 증가할 때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4.2%씩 증가했다. 그다음은 고혈압(2.5%), 뇌졸중(1.6%), 심장병(1.3%), 암(0.4%) 순으로 질병 발생 위험도가 증가했다. 즉 연령별 생체 나이와 주민등록 나이가 같은 국민 평균의 건강 상태를 기준으로 상대적 위험도를 도출한 것이다. 이들 각 수치는 전 연령대에 해당하는 평균 위험도로, 실제 개인별 위험도 도출 시에는 연령대별로 다른 수치가 적용된다. 연구 책임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조경희 교수는 “흡연 등 생활습관과 혈압 같은 검사 수치 등 여러 건강 위험 요인을 종합해 전체 건강 상태를 생체 나이라는 지표로 도출했다”며 “생체 나이 증가에 따른 질병 위험도를 동일 연령의 국민 평균과 비교했다”고 말했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 등 건강 수치를 개별적으로 절대적인 정상 범위와 비교했던 것과는 다른 접근이다.
연구진은 생체 나이 측정 시 공단 건강검진 항목인 혈압·혈당·콜레스테롤·허리둘레·체질량 지수 등 20여 가지 생체 표지자를 활용했다. 배철영 소장은 “그간 생체 나이는 개별 병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지만 이번 연구는 공신력 있는 공단의 대규모 자료를 활용했다”며 “이 생체 나이가 사망률·질병발생률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연구에서는 실제 나이가 젊을수록 생체 나이에 따른 사망 위험도와 질병발생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조경희 교수는 “젊은 사람일수록 생체 나이를 건강 지표로 적극 활용해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생체 나이는 개인의 노력에 따라 노화를 늦추거나 되돌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생체 나이가 활용되는 분야는 다양하다.
첫째,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의 바로미터가 된다. 생체 나이 측정 결과에 따라 운동·영양·스트레스 관리 가이드를 각기 다르게 제공받는다. 최근에는 생체 나이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걸음 수와 수면의 양·질 같은 일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생체 나이 개선에 활용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배 소장은 “미국에서는 생체 나이를 활용해 노화를 늦추는 진료 분야가 활성화돼 있다”며 “생체 나이가 생활습관을 바꿔주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생체 나이가 적으면 보험료 할인 혜택
둘째, 자신에게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생체 나이에 따라 필요한 건기식을 선택하고, 건기식 복용 후 생체 나이를 추적 관찰해 자신에게 효과가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보험료 책정이나 보험 가입 여부 판단의 근거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생체 나이를 활용해 보험사에 따라 최대 30%까지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국내에도 생체 나이를 근거로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보험사가 있고 이 규모는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배 소장은 “생체 나이는 질병 예방이라는 패러다임에서 건강과 노화 정도를 측정하므로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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