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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현지인이 안내하는 진짜 여행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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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이 만든 여행 기업, 관광두레

여수 금오도 폐교 고쳐 만든 캠핑장

춘천 게스트하우스 돌면서 미션 수행

숲 가이드 따라 가평 잣나무 숲 탐방

블로그 정보만 보고 유명 관광지나 식당을 찾아갔다가 실망했던 경험이 있을 법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여행지를 잘 아는 현지인 친구를 뒀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현장을 잘 아는 현지 주민들과 함께 진짜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관광두레’를 주목하자. 관광두레는 지역 주민이 숙박·식음·기념품·체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광사업체를 만들고 운영하는 공동체 기업이다. 한국관광공사가 9월 가볼 만한 곳으로 전국 각지의 지역 고유의 특색을 가진 관광두레를 추천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내실 있게 운영되는 관광두레를 통해 늦여름 휴가를 만끽할 수 있다.

숙박이 여행이 된다, 여수 금오도캠핑장
중앙일보

여수 바다가 코 앞에 펼쳐지는 금오도캠핑장. [사진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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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는 여수에서 돌산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숲이 울창하고 기암괴석이 즐비해 섬이 많은 여수에서도 자연경관이 수려하기로 첫손에 꼽힌다. 최근 아름다운 바다를 조망하며 걷는 ‘비렁길’이 널리 알려지면서 탐방객이 부쩍 늘었다.

금오도 배가 닿는 선착장에서 차로 5분 거리에 폐교를 리모델링한 금오도캠핑장이 있다. 대유마을과 소유마을 주민이 만든 섬마을 공동체 금오도버들인이 운영한다. 운동장에서 내다보이는 마을 앞바다는 해양 레저 체험장이 됐다. 코앞에 마주한 바다가 금오도캠핑장의 가장 큰 매력이다. 아침에 멋진 일출을 보고, 한낮에는 바다를 앞마당 삼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시원한 조망을 즐기고 싶다면 운동장과 옥상에 마련된 야외 캠핑 사이트를 이용하는 게 좋다. 캠핑 장비가 없으면 침구와 조리 도구를 완벽히 갖춘 글램핑을 선택하면 된다.

교실을 활용해 만든 게스트하우스도 있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서면 벽 한쪽엔 칠판이 걸려 있다. 마을 주민이 정성껏 준비한 백반 정식도 맛볼 수 있다. 섬 캠핑의 묘미 중 하나는 해양 레저다. 카약부터 스노클링, 요트 투어, 바다 낚시까지 체험 거리가 다양하다. 예약은 홈페이지(campgold.modoo.at)로 받는다.

미션 임파서블! 북한강 자전거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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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강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북한강 자전거투어. [사진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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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 서면에는 ‘쟁강협동조합’ 관광두레가 있다. 쟁강은 북한강의 옛 이름으로, 북한강 변에 자리한 게스트하우스가 연합해 관광두레를 만들었다. 숙박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조합의 일원인 춘천시 최초의 게스트하우스 ‘나비야’는 주인장이 직접 설계하고 지었다. 옛 한옥의 기둥과 서까래, 주춧돌, 문짝 등을 다듬고 깎아 만들었다. 주인장이 20년 가까이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해, 춘천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좋다. ‘비타민숲펜션’은 큰 거실과 주방, 방 4개로 구성된 독채 펜션이다. 언덕에 있어 너른 들판과 멀리 춘천 시내까지 보인다.

쟁강협동조합의 대표 프로그램은 자전거 투어다. 아름다운 강변에서 자전거를 타며 쟁강협동조합에 속한 5개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미션을 수행하는 재미가 더해진다. 북한강자전거길과 맞닿은 카페 사농동334에서 출발한다. 출발 전 코스 안내와 자전거 안전 교육을 마치면 지도와 빙고판을 준다. 북한강자전거길을 따라 달리며 지도에 표시된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야 한다. 일출 카누 투어도 운영한다. 카누를 타고 나가 호수 위에서 일출을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일교차가 커 호수에 물안개가 끼는 날이면 감동이 배가 된다. 홈페이지(clank.modoo.at)로 여행과 숙박을 문의할 수 있다.

딱딱한 데크로드 아니라 흙을 밟는 길
중앙일보

숲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경기도잣향기푸른숲. [사진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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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뻔히 아는 경기도 가평 말고 조금 더 깊은 가평을 만나고 싶다면, 가평 주민이 만든 여행사 ‘가평주민여행사 가치가’를 주목하자. 가치가가 추천하는 가평의 숨은 여행지는 경기도잣향기푸른숲. 축령산과 서리산 일대에 자리 잡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 잣나무숲으로 산림 치유 프로그램과 숲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산림 휴양 공간이다. 해발 450~600m에 위치한 숲에 들어서면 수령 80년이 넘는 잣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하게 심어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따가운 늦여름 햇볕도 이곳에서는 힘을 못 쓴다. 잣향기푸른숲 여행은 국내 최초의 잣 특성화 전시관인 축령백림관에서 시작한다. 잣나무의 특성과 잣 생산과정, 잣으로 만든 음식, 잣 생산도구 등 잣에 관해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전시한다. 잣향기푸른숲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걷기다.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부담 없이 걷기 좋다. 축령백림관에서 시작한 탐방로는 잣향기목공방과 출렁다리를 지나 전망대까지 이어진다.

가치가 여행사는 잣향기푸른숲을 조금 더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잣나무에 대한 설명을 듣고 피톤치드를 만끽하고 가평의 건강한 농산물로 농부무스비도시락 만들 수 있다. 홈페이지(gachiga.kr)로 예약을 받는다. 1인 4만원.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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