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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중국 도움 뿌리친 필리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우위 뺏길까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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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그동안 친중 행보를 이어오던 필리핀이 돌연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자칫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주도권를 잃지 않을까 하는 경계심 때문이다. 사진=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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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민영 기자 = “중국은 믿음직스럽고 든든한 친구”라며 친중(親中) 행보를 이어오던 필리핀이 돌연 중국이 내민 도움의 손길을 뿌리쳤다. 배경은 남중국해다. 자칫 영유권 분쟁에서 주도권을 잃을까 ‘경계심’을 드러낸 것.

닛케이아시안리뷰의 5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필리핀은 스프래틀리 제도의 반웨자오(半月礁)에 좌초했던 필리핀의 최대급 군함 그레고리오 델 필라(Gregorio del Pilar)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중국은 반웨자오를 자국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한다. 필리핀 역시 ‘하프문 섬’이라고 부르며 중국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필리핀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중국은 자국의 해안경비함을 보내 예인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필리핀 측에서 이를 거절했다. 필리핀 당국자들은 군함 예인 과정의 주도권을 중국 손에 쥐어주는 것이 향후 영토 분쟁에서도 주도권을 내주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의 도움을 거절하겠다는 결정은 최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보여온 강경한 어조와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신경 쓰기보다 친중 행보를 유지하며 실리외교를 펼쳤다. 하지만 지난 달 14일 중국에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 상공에서 필리핀 전투기의 운항과 관련해 경고하자 인공섬의 상공을 소유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일 뒤 진행된 정치 행사에서도 같은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중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으려고 할 때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던 일을 절대 언급하지 않았다. 즉 PCA가 지난 2016년 중국해에 대한 중국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침묵했던 두테르테 대통령이 돌연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필리핀 내 여론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필리핀 여론조사업체 SWS가 지난 6월 27일부터 30일까지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7%는 중국이 점령한 남중국해 섬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중국이 계속해서 남중국해 인공섬을 군사화하고 있어 두테르테 대통령은 더욱 여론의 압박을 받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필리핀은 실리외교를 통해 얻을 이익을 고려해 중국과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실제 양국은 오는 1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필리핀 방문을 위한 플랜을 마련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을 세 차례나 방문한데 반해 시 주석은 아직 필리핀을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다. 닛케이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시 주석의 필리핀 방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분쟁지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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