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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펜스 이어 볼턴까지…“남중국해 중국 省 아니다”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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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포스트-포스트 냉전 돌입” 미·중 전략 경쟁 강조

“아르헨 G20에서 시진핑 솔직한 대화할 것” 투항 압박도

“남중국해 미군 위협 용인 못해” 필요시 발포 가능성 암시

구글·페이스북 중국 협조 안돼…中 외교부 즉각 반응 없어

퓨리서치 “한국인 좌파 67% 미국 세계 지도 국가로 선호”

중앙일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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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포스트-포스트-냉전이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미국이 역사상 겪어보지 못한 위협에 직면했다며 중국과 전략 경쟁의 엄중성을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전국 라디오방송 휴 휴잇과 인터뷰에서 “우리(미국)는 확실히 중국을 금세기 주요 문제로 여기고 있다”며 새로운 냉전을 언급했다. 볼턴 보좌관은 중국이 무역·군사·정치 영역 등 광범한 영역에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기간 ‘진지한 대화(talk turkey)’로 일부 문제를 해결하길 바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볼턴의 발언은 지난 4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허드슨 연구소 연설과 함께 전례 없이 강경한 수위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미·중 전략 대결이 21세기 내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18분 분량의 인터뷰 동안 북핵 관련 질문은 두 건에 불과했지만, 중국 질문은 다섯 건이나 나와 최근 미·중 대결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중국 문제는 우선 남중국해에서 중국 군함이 위협한다면 발포할 것이냐는 도발적인 질문으로 시작됐다. 볼턴은 “필요한 권한은 지휘관이 갖고 있다”며 “미국 군인에 대한 위협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중국의 위협이 계속될 경우 발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저들의 행동은 지금까지 오랫동안 불필요하게 도발적이었다”며 “오바마 행정부 아래에 지나치게 많은 것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전임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은 180도 다를 것이란 암시다.

이어 “중국은 오바마가 무시하거나 잘못 처리한 만기 어음”이라며 “중국은 전에 트럼프 대통령처럼 거친 미국 대통령을 본 적이 없다”며 중국의 정책 조정을 촉구했다. 이어 시 주석이 G20에서 진솔한 대화를 원할 것이라는 발언이 나왔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국제 질서에서 지금까지 너무 오래 이득을 봤고, 미국은 충분히 맞서지 않았고 이제 행동할 때가 됐다고 여긴다”며 미·중간 갈등 타결 가능성은 내비치지 않았다.

볼턴은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포기할 때까지 미·중 충돌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영국·호주 등 더 많은 동맹이 남중국해에서 우리와 함께 항행할 것”이라며 “중국은 그들이 ‘기정사실’을 달성하지 못했음을 알 필요가 있다. 남중국해는 중국의 영토가 아니며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 타협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 못 박은 것이다.

미·중 군비 경쟁에 대한 발언도 나왔다. 볼턴은 먼저 “미국은 수십 년 동안 완패했다”고 지적한 뒤 “만일 저들이 우리 기술을 절취 못 하도록 막고 적절하게 되돌린다면 중국의 군사 능력과 중국이 야기하는 긴장은 상당히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페이스북의 중국 진출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그는“지난주 펜스 부통령 연설 중 정보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협조해선 안 된다는 부분에서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며 “내가 주주라면 해당 기업 리더십의 답변을 듣고 싶다”며 중국의 인터넷 검열에 협조하지 못하도록 압박했다.

볼턴은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 위협이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미국)는 글로벌 파워이고 위협도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이라며 “19세기 미국은 지금보다 훨씬 더 고립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는 주말 내내 볼턴의 발언에 대해 별도 논평을 내지 않았다.

◇한국인 73% “미국이 세계 지도국가로 적절”


한편 한국인 73%와 전 세계 국민 63%가 세계 지도국가로 미국이 적절하다고 답변했다. 중국을 세계 지도국가로 꼽은 비율이 한국 11%, 세계 19%에 그친 것과 큰 대조를 이뤘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이달 초 발표한 전 세계 25개국 여론 조사 결과에서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영향력은 미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력에서 세계 지도국가를 묻는 말에 미국이라고 답한 비율은 39%,중국 34%로 차이가 적었다. 지난 10년 전과 비교해 세계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라를 꼽는 질문에는 중국을 꼽은 비율이 70%로 미국 31%를 두 배 이상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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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위해 어느 나라가 세계 지도 강국으로 적절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국가별 답변 비율. 25개국 국민 중 63%가 미국을, 19%만 중국을 꼽았다. 아시아 국가 중 미국을 선택한 비율은 73%로 전세계 보다 더 높았다. [퓨리서치센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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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세계 지도 강국으로 적절하다“는 답변자의 국가별 이념 성향 분포. 이스라엘이 29% 편차가 가장 컸고, 한국은 15%로 나타났다. 한국의 좌파도 67%가 미국의 지도 국가 지위를 선호해 호주와 함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퓨리서치센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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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도국가로 미국을 선호한 비율은 답변자의 좌우 이념과도 비례했다(표). 한국의 우파는 83%가 미국을 세계 지도국가로 선호한다고 답변한 데 비해 좌파는 67%가 미국을 지도국가로 꼽았다. 이는 호주 좌파와 함께 가장 높은 수치로 드러났다. 이탈리아 좌파는 27%만이 미국을 지도국가로 선호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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