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시민군 박남선씨
5·18 당시 북한군 특수부대가 광주에 투입됐다고 주장하는 일부 세력들이 ‘광주에 투입된 북한군’이라고 주장하는 사진. 이들은 황장엽(71번)과 오극렬(73번), 리선권(75번) 등이 광주에 왔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평범한 광주시민들이었다. 71번은 박남선, 73번은 지용, 75번은 홍흥준씨로 확인됐다. 5·18기념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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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청 나서는 내 모습
북한 특수군 71번째 인물
‘71 광수’라 이름 붙여 유포
당시 황장엽 나이는 57세
날조극, 극우매체 등 통해
확대 재생산하는 건 범죄”
“북한군 게릴라들이 내려와 ‘5·18’을 일으키고 그것도 모자라 시민들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올라갔다고요? 말이 안되는 얘기죠.”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에서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아 계엄군에 맞서다 체포된 박남선씨(64).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극우세력들이 밥벌이를 위해 이런 황당한 주장을 펴왔고, 정권도 민주화 양심세력에 흠집을 내기 위해 이를 눈감아왔다고 본다”면서 “ ‘제2의 5·18’에 나선다는 다짐으로 동지들과 함께 법정 투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북한군 남파설’을 주도하고 있는 우익인사 지만원씨와 2016년부터 민형사 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씨는 5·18 때 찍힌 사진을 분석하면서 총을 들고 전남도청 문을 나서는 박씨를 북한 노동당 비서를 지낸 황장엽으로 지목했다.
그는 1997년 남한으로 망명한 뒤 2010년 사망했다. 그런데도 지씨는 북한 특수군 가운데 71번째 인물이라는 의미로 ‘71 광수’라고 이름 붙여놨다.
당시 26세였던 박씨는 “사진 속의 제 얼굴을 변형시켜 황장엽 이미지와 비슷하게 만들어놓고, ‘광수’로 몰아세우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면서 “당시 황장엽 나이가 57세였는데, 시민군 가운데 그렇게 나이 많은 사람은 한 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지씨는 특수군 600명 침투에 이어 최근엔 또다시 대규모 정치공작조 600명이 더 내려왔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9월까지 이 가운데 567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히는 날조극을 이어가고 있다”며 “심지어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평창 올림픽 대표단원 다수를 비롯해 북한 외무성 최선희 부상 등 유명인사 83명도 ‘광수’라고 발표하며 남북 화해무드에 어깃장을 놓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박씨는 “도청 최후 진압 후에 나온 계엄사령부 발표 등 지금껏 6차례 조사에서도 ‘북한군 개입’에 대한 증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면서 “그 서슬퍼런 군사쿠데타 정권이 그런 단서를 하나라도 확인했다면 얼마나 좋은 홍보수단으로 활용했겠느냐”고 되물었다.
박씨는 “이렇게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이 극우매체와 조직을 통해 아직도 계속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진실을 왜곡하고, 공연히 국민갈등을 일으키는 사회적 범죄행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북한군 침투설’이 군부의 유혈진압을 정당화하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그는 “북한 특수군이 내려와 일으킨 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집단발포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명분을 세워주기 위한 음모가 들어 있다”면서 “백번 그렇다 치더라도 당시 단 한 명의 북한군조차 생포하지 못한 계엄군의 무책임이 드러나는 것이어서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박씨는 “논리가 궁박한 지씨가 이젠 ‘북한군이 절대로 오지 않았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다’는 엉뚱한 주장까지 하고 있다”면서 “언론·출판 자유를 빙자해 사회적 해악을 불러오는 이런 일탈을 막기 위해 ‘가짜뉴스 규제법’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당시 전남도청 2층에서 계엄군에 붙잡혀 시민군위원장 김종배씨(15대 국회의원)와 함께 사형선고를 받고, 2년7개월 복역하다 풀려나는 고초를 겪었다. 그는 “ ‘5·18’의 명예가 깎이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여생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 특별취재팀 (기자)
배명재·강현석·유정인·조형국
■ 자문위원단 (교수·가나다순)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노영기 (조선대 기초교육대학)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한정훈 (서울대 국제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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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문위원단 (교수·가나다순)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노영기 (조선대 기초교육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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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재 기자 ninapl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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