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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로마서 10대 소녀 강간 살해한 난민들…伊 부총리 “벌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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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0대 소녀의 강간 살해 현장인 이탈리아 로마의 산 로렌초 지역에 등장한 추모벽.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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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 시내 한복판에서 16세 소녀가 집단 강간당한 뒤 살해되면서 극우성향 이탈리아 중앙 정부의 반(反) 난민 정책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데시레 마리오티니라(16)는 대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로마의 대표적 유흥가인 산 로렌초의 한 버려진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체내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됐으며 최소 1차례 이상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ANSA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26세와 43세 불법 세네갈 난민 2명과 나이지리아 난민 1명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이들은 마약 판매와 집단 강간, 살인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26세의 세네갈 출신 용의자는 작년에 추방 명령을 받았으나 응하지 않고 이탈리아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은 소녀의 시민이 발견된 건물 주변에 ‘데시레를 위한 정의’ ‘산 로렌초는 당신을 잊지 않을 것’ 등의 문구를 적고, 꽃을 헌화하며 추모와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숨진 희생자 어머니 역시 언론에 “딸을 위한 정의를 원한다. 이런 비극이 다른 소녀들에게는 일어나선 안 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처벌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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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의 강간 살해 현장인 이탈리아 로마의 산 로렌초 지역의 외벽에 등장한 추모 문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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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취임 이래 강경 반난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용의자들을 ‘벌레’라고 칭하며 “벌레들이 죗값을 충분히 치를 수 있도록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 9일에도 “이탈리아는 더 이상 난민 캠프가 아니다”라며 아프리카 난민 구조선의 이탈리아 항만 진입을 불허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해왔다. 또 ‘난민들의 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 남부의 라이체에 거주하는 난민들을 다른 지역의 수용시설로 강제 이주시킨다는 방침도 나왔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2월에도 10대 소녀 1명이 동부 마체라타에서 나이지리아 불법 이민자에게 약물 중독 상태에서 강간 살해당한 뒤 토막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사건 이후 이탈리아의 20대 청년이 소녀의 죽음에 복수하겠다며 마체라타 시내에서 흑인들만을 겨냥해 조준 사격해 사건과 무관한 이민자 5명이 다친 바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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