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센터 탐방 강남차병원 비만대사센터
한국인이 날로 뚱뚱해지고 있다. 고도비만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전체 인구의 5%를 넘어섰고 2030년엔 9%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도비만은 단순한 병이 아니다.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의 중복 발생을 초래하고 심혈관·뇌혈관 질환을 유발한다. 각종 암의 원인 질환으로도 꼽힌다. 강남차병원 비만대사센터는 풍부한 임상 경험을 기반으로 고도비만 환자에 대한 통합 맞춤 치료를 제공한다. 효과적인 체중 감량과 동반 질환 치료로 환자의 삶의 질을 한층 끌어올린다.
강남차병원 비만대사센터에서는 외과·소화기내과·심장내과·내분비내과 의료진이 협진해 환자별 맞춤 치료 계획을 세워 치료 효과를 높인다. 프리랜서 김동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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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에게는 ‘식이요법+운동=체중 감량’이란 공식이 잘 통하지 않는다. 고도비만 환자는 식욕 억제 호르몬 분비의 이상으로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데다 이미 지방세포나 위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가 많아 치료가 까다롭다. 강남차병원 비만대사센터 한상문(외과) 센터장은 “고도비만 환자를 진료할 때는 체계적인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게 포인트”라며 “치료 목적이나 수술 가능 여부를 고려해 환자별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데 주력한다”고 말했다.
강남차병원은 외과를 중심으로 내분비내과·소화기내과·심장내과 의료진이 협진해 맞춤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환자가 처음 센터를 방문하면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본 검사를 진행하고,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습관 전반을 상담한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대사 질환은 선행 치료를 통해 좀 더 안전한 수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다.
외과 중심 탄탄한 협진 시스템
고도비만 치료의 핵심은 수술이다. 최근 널리 시행되는 비만 수술법은 위소매절제술과 위우회술이다. 위소매절제술은 음식 섭취 시 위가 늘어나는 부분(대만부)을 절제해 위의 크기를 줄이는 치료다. 음식물을 보관하는 공간 자체가 작아져 음식 섭취량이 줄면서 체지방(지방세포)이 점점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2013~2016년 강남차병원에서 위소매절제술을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수술 전에 비해 수술 3년 후 체중이 평균 32.5% 감소했다.
반면에 위우회술은 위의 상단부만 작게 남기고 잘라낸 뒤 나머지 위와 분리한 후 하부 소장과 연결하는 수술법이다. 위의 크기가 줄어드는 동시에 섭취한 음식물이 상부 소장을 거치지 않고 통과하게 된다. 그러면 음식 섭취량과 영양의 흡수를 동시에 제한할 수 있다. 영양의 흡수를 제한하는 건 의미가 남다르다.
마취 위험 부담 줄고 회복 빨라
음식물을 섭취하면 상부 소장에서는 GIP 호르몬, 하부 소장에서는 GLP-1 호르몬이 각각 나온다. 이 둘은 모두 인슐린 분비 조절에 관여하는 인크레틴 호르몬이다. 정제된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은 영양분 흡수가 대부분 상부 소장에서 이뤄져 GIP 분비는 증가하고 GLP-1은 점점 감소해 인슐린 저항성이 커진다. 당뇨병 환자는 GIP 인크레틴 체계가 무너진 상태다. 위우회술은 음식물이 상부 소장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인크레틴 호르몬 분비의 불균형이 해소되면서 인슐린 저항성 문제가 개선된다. 한 센터장은 “당뇨병이 심하거나 췌장 기능이 많이 손상된 환자에게는 위우회술이 좀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BMI 35 이상인 초고도비만 환자 중에는 수술을 바로 시행하기 어려운 사람이 많다. 이럴 땐 수술하기 전 비수술적인 치료로 체중 감량을 유도해 수술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준다. 체중을 줄인 다음 수술을 하면 마취에 대한 위험 부담이 줄고 수술 후 회복이 빨라지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는 엔드볼 시술과 약물치료가 활용된다. 엔드볼 시술은 팽창할 수 있는 부드러운 재질의 위풍선을 위 속에 임시(6개월) 삽입하는 치료다. 위풍선을 위 속에 설치하면 적은 식사량으로도 포만감을 빨리 느껴 식욕이 자연스럽게 억제되면서 체중 감소 효과를 얻는다. 외과 박종섭 교수는 “시술은 15분 정도 소요되고 3~4일 뒤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을 만큼 부담이 적은 시술법”이라고 말했다.
약물로 체중 감량을 유도할 때는 리라글루티드 성분의 비만치료제를 주로 쓴다. 내분비내과 김원진 교수는 “리라글루티드는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GLP-1의 유도체”라며 “GLP-1 수용체에 작용해 포만감을 높여 식욕을 억제하고 공복감과 음식 섭취량을 줄여 체중을 감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도·초고도 비만의 치료는 수술로 끝나는 게 아니다. 수술 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합병증을 예방하고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강남차병원에서는 수술 후에도 내분비계·소화기계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동반 질환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한다.
전담 영양사는 환자별 맞춤 식이요법을 교육하고 비만 전문 간호사는 개별 상담을 통해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꾸준히 지원한다. 한상문 센터장은 “강남차병원은 수술·비수술 등 고도비만과 대사 문제 개선을 위한 모든 치료를 시행할 수 있고 이에 대한 풍부한 임상 경험이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전인적 치료를 제공하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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