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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강제징용 피해자와 소송

[김호성의출발새아침] 日강제징용 98세 유일생존자 목숨 건 재판.. 역사 바로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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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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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10월 30일 (화요일)

□ 출연자 : 김세은 신일본제철 강제징용 피해자 측 변호인

-오늘(30일) 오후 2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최종선고

-2012년 5월, 위자료 1억 판결...그러나 피고측 불복으로 재상고

-재판거래 등 판결 지연되는 동안 세 분의 할아버지 돌아가셨어

-유일한 생존자 이춘식 할아버지, 목숨 걸고 재판 지켜봐

-日, 65년 청구권 협정 따라 개인의 청구권 소멸됐다 주장

-65년 청구권 협정, 개인 동의 없는 국가 간 협정

-이번 판결로 강제징용 관련 다른 사건 영향 받을 듯

-피해자 권리구제·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도 중요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앞서 1부에서도 이야기 나눴습니다만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넉 달째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정치권에선 특별재판부 구성해야 한다, 이런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고요. 사법농단 의혹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재판거래를 했다'는 것인데요. 그 대표적 케이스로 꼽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입니다. 소송 제기한 지 13년 8개월 만, 강제징용 피해를 입은 지는 75년 여 만입니다. 소송을 앞둔 기분이 어떨까요. 신일본제철 강제징용 피해자 측 변호인이시죠. 김세은 변호사,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 김세은 신일본제철 강제징용 피해자 측 변호인(이하 김세은): 안녕하세요.

◇ 김호성: 오늘 오후 2시에 선고가 나오죠?

◆ 김세은: 네.

◇ 김호성: 지금 심정이 어떠십니까?

◆ 김세은: 피해자 할아버지들이 소송을 제기한 지 13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매일매일 기다려온 순간을 앞두고 있는데요. 꼭 이분들의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좋은 판결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 김호성: 조금 전에 저희가 1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에게 마지막 질문을 드렸는데, 관련해서요. 그런데 당연히 손해배상이 인정돼야 한다고 본다. 본인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얘기했어요. 그런데 사실 청취자분들이 관심을 가지신 분들은 이 사건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지만,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14년 전에 어떤 소송이 있었다.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김세은: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이 사건은 일제강점기인 1943년부터 1945년까지 강제동원되어 일본 현지에 있는 제철소에서 강제노동을 했던 여운택·신천수·김규수·이춘식 이렇게 네 분의 할아버지께서 일본 기업인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입니다. 원고 중 총 두 분의 할아버지는 90년대 일본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하셨는데요. 일본에서 진행된 소송에서 패소 판결을 받게 되자 2005년에 한국 법원에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 김호성: 그런데 대법에서 피해자들이 승소했던 사건입니다.

◆ 김세은: 네. 당초 1심·2심에서 모두 신일본제철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2012년 5월 대법원에서 일본 법원의 판결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으로 보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보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는 취지로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2013년도에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서 신일본제철의 책임을 인정했고, 원고들에게 위자료 1억 원씩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신일본제철이 불복하면서 사건이 대법원으로 가 있게 된 겁니다.

◇ 김호성: 그러니까 재상고가 된 상황에서 대법원에서 이 사건이 지난 5년 동안 계속 있다가 오늘 판결이 나게 되는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5년 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던 이유가 무엇이죠?

◆ 김세은: 최근 사법농단 의혹을 받고 있고 대표적인 재판거래 사건으로 지금 우리 사건이 논의되고 있는데요. 사실 한 번 대법원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재판 절차가 지연될 것은 아니었는데 재판거래 때문일 거라고는 사실 상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의혹과 관련된 언론 보도 등을 통해서 저희는 알게 되었고, 검찰의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좀 철저하게 진상규명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김호성: 이것이 이렇게 지연되면서 사실 아까 네 분 실명까지 언급을 해주셨는데 네 할아버지 가운데서 생존해 계시는 분은 이춘식 할아버지 딱 한 분이세요, 지금은.

◆ 김세은: 네, 그렇습니다. 70년 동안 기다리시다가 늘 싸워 오셨던 분들인데요. 재판이 지연되는 사이에 판결을 보지 못하고 세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 김호성: 그럼 생존해 계신 이춘식 할아버지는 지금 올해 98이라고 들었는데요. 지금 어떤 상황에 계시고 무엇을 바라고 계시는지요?

◆ 김세은: 이춘식 할아버지께서는 연세가 많으시긴 하지만 현재 건강은 괜찮은 상황이고요. 그렇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기력을 잃으신 것 같습니다. 우리 피해자들은 생애 마지막을 보내면서 목숨을 걸고 재판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재판을 법관의 외국 파견이나 편의를 제공받기 위한 거래의 수단으로 삼고 고의로 재판을 지연시켰다니, 참 참담한 심정으로 보고 계시고요. 이춘식 할아버지께서 내가 이런 꼴을 보려고 아흔여덟해를 산 줄 아느냐. 이런 말씀하시면서 역정을 내시기도 하셨습니다.

◇ 김호성: 오늘 대법관 전원합의체 판결이 내려진다고 하는데 대법관 전원합의체 판결이란 것이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되는 것인가요?

◆ 김세은: 일반적으로 대법원에서는 3인 이상의 법관으로 구성되는 소부에서 판단을 하게 되는데요. 이것과는 달리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13명에 의해서 판단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대법관 전원이 이 사건에 대해서 검토하고 의견을 내시고, 2/3 이상의 출석과 출석 인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이 이뤄지게 됩니다.

◇ 김호성: 오늘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판결이 내려진다고 했을 때 이것이 하나의 선례가 되어서 다른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요?

◆ 김세은: 네. 지금 이 대법원 판결이 가지고 있는 법률적인 쟁점은 비단 신일철주금 이 사건뿐만 아니라 미쓰비시, 후지코시 이런 당시의 강제징용과 관련된, 강제동원과 관련된 다른 사건의 쟁점과 동일합니다. 그래서 관련된 모든 사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호성: 예를 들자면요. 제가 지난봄에 라는 영화를 봤는데 이 영화의 내용이 과거 위안부 할머니들의 어려운,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 일본에서 재판을 받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린 영화였어요. 그런데 이것도 일본에서 패소했단 말이에요, 최종적으로요. 이런 부분에 대한 영향을 이번 판결이 줄 수도 있다, 이렇게 이해해도 되나요?

◆ 김세은: 이번 판결이 구체적으로 어떤 법리를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좀 봐야 되겠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있었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아마 판단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봅니다.

◇ 김호성: 흔히들 이야기하는 한일청구권협정에서 쟁점이 되는 사안들은 이미 해결이 된 것이다, 더 이상 언급해선 안 된다, 라는 반대쪽의 주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 김세은: 예. 반대 측의 주장은 65년 청구권 협정에 따라서 개인의 청구권 역시 모두 소멸되었다는 것인데요. 우리들이 주장하고 있는 손해배상 청구권은 불법행위가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청구권 협정 체결 당시에 일본 측은 불법행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전제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권을 포기한다고 합의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국가와 국가 사이에 체결된 협정인데요. 국가가 개인의 동의도 없이 마음대로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소멸시키는 것은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65년 청구권 협정에도 불구하고 소멸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 김호성: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그대로 살아있다고 봐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 김세은: 네, 네.

◇ 김호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전범기업에 배상책임 판결이 확정된다면 우리는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 이런 뜻을 내비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어떻게 앞으로 전개가 될까요, 그러면?

◆ 김세은: 오늘 판결을 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인 것 같고요. 국제사법재판소에 일본 측에서 제소한다고 하더라도 한국 정부에서 동의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관할권 자체가 생기지 않아서 절차가 진행될 수 없기 때문에 한국 정부와도 긴밀히 상의하면서 아마 진행돼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호성: 일본 언론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요. 사실상 일본 내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양심적 일본인들이 손해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일본 측과의 교감 같은 것은 혹시 있으신지요?

◆ 김세은: 이 사건 소송과 관련해서 일본 시민단체도 결합해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만약 이 판결이 나게 되면 일본 측과 어떤 협상을 하는 것에도 도움을 주실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호성: 마지막으로요. 이번 판결이 가지게 되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간단하게 설명해주십시오.

◆ 김세은: 이번 판결은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 성립 여부에 관해서 대한민국 최고 법원인 대법원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입니다. 이미 2012년도에 밝힌 바가 있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대법관의 관여로, 전원합의체로서 판결이 나는 건데요. 일제강점기 인권침해를 받은 피해자들에 대한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식민지배로 인한 불법행위를 확인하고 역사를 바로세운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 김호성: 모쪼록 한 분 남으신 할아버님의 한을 풀어드릴 수 있는 판결이 나오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세은: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신일본제철 강제징용 피해자 측 변호인인 김세은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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