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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여행] 아늑한 책방에서 즐기는 가을 사색...전국 이색서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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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의선책거리. 경의선 지하구간의 지상 폐절도 부지에 문학, 여행, 인문, 예술 등 분야별 간이책방 6곳이 자리를 잡았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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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성환 기자 = ‘읽는 맛’을 새삼 알려주는 서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독립 출판물을 소개하는 독립 서점부터 손때 묻은 책을 다루는 헌책방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책방지기가 추천한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나브로 아늑한 작은 책방의 매력에 빠져든다. 이런 책방들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이색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며 여행의 목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여행하기도, 책을 읽기에도 딱 좋은 11월, 한국관광공사가 전국의 이색서점을들 가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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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책거리에 들어선 ‘여행산책’의 가이드 북 증정 이벤트 안내 문구./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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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경의선책거리

서울 경의선책거리는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와우교까지 약 250m 구간에 조성됐다. 경의선숲길의 일부 구간이다. 서울 마포구는 2016년 10월 경의선 지하 구간의 지상 공간을 책 테마 거리로 조성했다. 폐철도 부지에 문학, 여행, 인문, 예술 등 분야별 간이책방 6곳이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추천 신간과 화제작, 베스트셀러를 고루 만날 수 있다. 책 판매는 물론 책 전시, 강연, 낭독, 저자와 만남, 체험, 교육 등의 행사가 연중 이어진다.

경의선책거리 곳곳에 세워진 조형물은 포토 존으로 사랑받는다. ‘와우교 100선’ ‘책거리역’ ‘와우교 게시판’이 특히 인기다. 와우교 100선은 마포구 주민이 뽑은 ‘어른이 될 때까지 꼭 읽어야 할 100선 도서 목록’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경의선책거리가 조성된 경의선숲길은 폐철도 부지를 이용해 만든 공원이다. 가을볕 받으며 산책하기 적당한 곳이다. 소문난 맛집과 카페, 공방, 마켓, 책방이 많은 연남동 구간이 가장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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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지혜의숲’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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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파주출판도시

경기 파주출판도시는 이미 잘 알려진 거대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책을 벗 삼아 책에 대한 모든 것을 누리고 휴식과 힐링을 즐길 수 있다. 출판사나 인쇄 회사가 만든 책방과 북카페에 머물며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곳곳에 자리한 갤러리와 전시관, 박물관을 구경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그 자체가 오감만족 여행지다.

파주출판도시의 중심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다. 독서 문화 공간 ‘지혜의숲’, 북 스테이를 경험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지지향’, 출판도시활판인쇄박물관 ‘활자의숲’ 등을 갖추고 있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회동길’ ‘광인사길’을 따라가면 개성 만점 책방과 북카페 등을 만난다. 광인사길은 파주출판도시 가장 큰 도로인 문발로의 서쪽 도로, 회동길은 동쪽 도로다. 광인사길은 1884년에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출판사를 겸한 근대식 민간 인쇄소인 광인사를, 회동길은 1897년에 설립한 근대 서점인 회동서관을 기념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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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러운 실내가 인상적인 ‘스몰굿씽’/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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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원주의 오붓한 서점들

강원 원주에 정겨운 책방들이 많다. 대표적인 몇 곳 소개하면 이렇다. 흥업면의 ‘터득골북샵’은 출판 기획자와 동화 작가 출신 부부가 산골에 터를 잡은 서점이다. 마음, 삶을 주제로 한 다양한 서적과 동화책을 갖추고 있다. 차를 마시며 북 스테이와 숲 속 캠프를 체험할 수 있다. 판부면의 ‘스몰굿씽’은 아담한 마당과 고풍스러운 실내가 인상적인 서점이다. 서점 이름은 ‘대성당’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소설에서 따왔다. 1000종이 넘는 서적을 갖추고 있다. 드로잉과 글쓰기 등 소소한 강좌도 진행된다. 원주역 인근의 ‘책방 틔움’은 독립 서적 전문 책방이다. 소장한 책 95% 이상이 독립 출판물이다. 홀로 책을 출판하려는 예비작가들의 발길이 잦다.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는 책과 인문학 등을 주제로 심야책방을 진행한다.

원주에는 산책로가 아늑한 박경리문학공원, 작은 갤러리와 근대사를 간직한 반곡역사, 예술과 관광 명소가 된 ‘뮤지엄 산’ 등이 있다. 이들과 함께 여정을 짜면 멋진 가을 감성여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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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작은책방’/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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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괴산 숲속작은책방

충북 괴산군 칠성면 미루마을은 대학교 동창들이 모여 이룬 전원마을이다. 57가구가 있다. 이 마을에 독특한 책방이 있다. 바로 ‘숲속의 작은책방’이다. 가정집에 문을 연 ‘가정식 서점’이다. 출판사에서 일하던 백창화씨는 아들에게 책 읽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어린이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아들이 커서 대학생이 되자 오랫동안 꿈꿔온 귀촌을 결심했다. 그때까지 모은 책들로 남편과 이곳에다 책방을 냈다. 인문·교양서와 에세이 등을 중심으로 약 3000종의 책들이 전시 중이다. 외국 동화책도 많다. 창가 쪽에 놓인 책이 부부가 좋아하고 추천하는 책이다. 부부가 권하는 책에는 일일이 소개 글과 감상을 적어 띠지로 둘렀다. 침대와 책꽂이가 놓인 다락방에서 하룻밤 묵는 북 스테이도 가능하다. 입소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단골이 생겼다. 들어오면 반드시 책 한 권은 사야 하지만 부부의 정성과 아늑한 분위기 때문에 지난해에만 5000여명이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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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네텃밭도서관’에서 줄배 타기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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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 농부네텃밭도서관

전남 광양 진상면의 ‘농부네텃밭도서관’은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이다. 동시에 주변의 모든 것이 놀잇감이 되는 모험 놀이터다. 작은 연못에서 줄배를 타고, 그 위에선 줄을 타고, 마당 위를 날아다니는 미니 집라인도 탈 수 있다. 지역에서 마을문고를 운영하던 이곳 서재환 관장은 약 20년 전 자신의 집 텃밭으로 도서관을 옮겨왔다. 책에서 놀이 위주로 운영 콘셉트를 바꿨다. 수만 권에 이르던 장서를 어린이책 수천 권만 남기고 정리하는 대신, 마당과 연못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다. 입장료도, 놀이기구 이용료도 받지 않고 연중 24시간 개방했다. 본업이 농사여서 가능했던 일. 주말에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요즘은 민박과 식당을 운영하고 직접 담근 장아찌와 장류, 유기농으로 키운 농산물도 판매한다. 농부네텃밭도서관에는 따뜻한 햇살과 싱그러운 바람, 아이들의 신나는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농부네텃밭도서관 인근에는 끝자리 4·9일에 서는 옥곡5일시장이 있다. 몇 해 전부터 여러 편의 시설까지 갖추고‘도시형 관광 시장’으로 손님을 맞는다. 함께 둘러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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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책방’의 저자와 함께한 문화행사/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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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물레책방

대구 수성구에 물레책방이 있다. 겉에서 보면 헌책방이다. 순환과 상생을 의미하는 ‘물레’라는 이름처럼, 수많은 책이 물레책방에 드나든다. 누구나 와서 볼 수 있도록 판매하지 않는 책을 모아놓은 공유 서가, 대구 출신 문인들의 작품이 있는 서가 등이 돋보인다. 특히 대구 문인들의 서가를 보고 대구에 작가가 이렇게 많냐며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사는 도시를 다시 보게 만드는 것도 공간의 힘”이라는 것이 책방지기의 설명이다. 이렇듯 서가를 천천히 걷다 보면 헌책방이 주는 소소한 낭만이 느껴진다. 물레책방은 또 각종 문화 행사가 열리는 복합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저녁에는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회, 콘서트, 저자와 만남 등 매달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펼쳐진다. 지역 청소년이 토론회를 펼치는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물레책방이 자리한 수성구에는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수성못이 있다. 평일에는 고즈넉한 이곳이 주말이면 흥겨운 버스킹 명소로 변신하고,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쓴 이상화 시인을 기리는 상화동산과 시문학거리도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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