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방부는 28일 늦은 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의 작전함 한 척과 보급함 한 척이 새벽부터 밤사이에 대만해협 공해를 북에서 남쪽으로 이동해 통과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를 정례적 통과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작전에 9200t급 구축함인 스톡데일(DDG-106)함 등이 투입된 것으로 보도됐다.
미 국방부의 크리스토퍼 로건 중령도 "미사일 장착 구축함 USS스톡데일과 유류보급함 USNS페코스가 국제법에 따라 대만해협에서 일상적인 항행작전을 실행했다"며 "국제법 허용 범위에서 전 세계 어디든 항행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군함의 대면해협 통과는 지난 7월과 10월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미국과 대만은 정례적 통과라고 언급했지만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의지를 드러내는 사실상의 무력시위로 평가된다.
특히 전날 대만해협 통과는 독립 추구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끌던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참패한 지난 24일 대만 지방선거 직후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정치적 지형변화로 향후 중국의 입김이 거세질 것에 대비해 지지의사를 확고히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은 내달 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사실상 대만을 압박카드로 활용한 셈이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상황을 주시하며 전체 과정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미 미국에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하고 중미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해를 주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그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며 미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것이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중국과 대만 섬 사이에 자리 잡은 대만해협은 가장 폭이 좁은 곳이 130㎞가량에 불과하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