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9 (목)

"사람이 죽었는데 웃음 나오나" 백석역 온수관 파열, 조처 논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대국민 사과

"부상자 및 불편 겪은 주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

아시아경제

4일 오후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지역 난방공사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해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황효원 기자]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주변에서 발생한 열 수송관 파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를 보고 받은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의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4일 오후 8시43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3번출구 인근에서 온수 배관 파열 사고가 발생해 손모(68)씨가 숨졌다. 손씨는 내년 4월 결혼을 앞둔 딸과 예비사위와 함께 식사한 뒤 사고 지역을 차량으로 지나다 10여분 만에 변을 당했다.

또 백석동 흰돌마을과 호수마을, 강선마을 일대 2500세대 주민들은 난방과 온수 공급이 중단돼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5일 고양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께 백석2동 주민센터에서 이재준 고양시장과 이윤승 고양시의회 의장, 시의원, 소방 등 관계 공무원들이 모여 당시 상황파악을 위한 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은 "100도에 가까운 온도이고 직접 닿으면 위험한 상황이었다. 매일 적외선 카메라로 열 감지를 하는 등 통상적으로 수송관이 파열되는 징후가 나타나는데 이번 사건은 어떤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

4일 오후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지역 난방공사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 소방관들이 함몰된 도로에 추락한 차량을 견인하려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내구연한이 통상적으로 50년인데 1991년 매설된 사고 열 수송관이 지반침하로 주저앉는 상황도 있고 노후 가능성도 있는 만큼 노후된 곳은 교체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황 사장이 이 시장에게 "앞으로 이런 사고가 터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웃음 섞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상황보고 자리에 참석한 한 시민은 황 사장의 웃음 섞인 보고를 듣고 "사람이 죽어 나갔는데 웃으며 보고하는게 말이 되냐"면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날 한국지역난방공사는 황 사장 및 임직원 명의로 배포한 '대국민 사과문'에서 "불의의 사고를 입으신 분들이 하루빨리 회복하시고 쾌유하시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 및 후속 조치방안 수립, 시설 안전관리 강화 등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부상자 및 불편을 겪으신 주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해명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