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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스탠리 큐브릭 대표작 스크린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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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컬처웍스 내년 1월 '롯데시네마X스탠리큐브릭' 특별전

아시아경제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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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스탠리 큐브릭(1928년~1999년) 감독의 대표작 세 편이 스크린에 걸린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년)'와 '시계태엽 오렌지(1971년)', '샤이닝(1980년)'이다. 6일 영화계에 따르면 롯데컬처웍스는 내년 1월3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롯데시네마 서른 곳에서 '롯데시네마X스탠리큐브릭'을 한다. 등급 분류를 마치는 대로 상영 계획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큐브릭 감독은 늘 새로운 기법과 기술을 앞세워 독창적인 미학을 선보인 연출가다.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더해 장르영화의 새로운 기원을 제시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그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인류에게 문명의 지혜를 전한 돌기둥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목성으로 향하는 디스커버리호의 긴 여정을 그린 SF 드라마다. 새로운 시각과 구성으로 인류의 기원과 우주 탐험에 대한 선구적인 전망을 설파한다. 제작 당시까지 밝혀진 과학 지식과 인간의 상상력을 총동원한 결과다.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없던 시절에 세트와 시각효과만으로 우주세계를 실감나게 묘사했다. 대사가 적고 정확한 설명이 배제돼 개봉 당시 지루하고 모호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그만큼 다양하고 심오한 해석의 여지를 열었다는 호평이 뒤를 이었다. 아름다운 우주 묘사와 인간의 존재론적 질문을 담은 이야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영화사에서 기념비적 작품으로 거론된다. 특히 원숭이 무리의 우두머리가 뼈다귀를 하늘로 던지는 장면은 오랫동안 회자된다. 공중 회전한 뼈다귀가 아래로 내려오면서 우주선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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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계태엽 오렌지'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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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는 인간을 기계처럼 교화시키는 미래사회를 그린 작품이다. 살인과 강간, 절도를 일삼는 인간 말종 알렉스의 교화 과정을 경쾌하면서도 처절하게 담는다. 전체주의 사회의 이면과 포악한 개인, 현대의학의 오만, 정치행정의 부도덕, 언론의 선정주의 등을 풍자하는 솜씨가 일품이다. 알렉스가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 in The Rain)'를 목청껏 부르며 부츠 신은 발로 박자를 맞추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사랑의 기쁨으로 충만한 리듬이 흐를수록 알렉스의 사악함이 부각된다. 역설적인 음악 활용과 감각적인 프로덕션디자인 등으로 영화는 물론 다양한 예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나친 폭력과 약물, 강간 묘사로 영국에서는 30여 년간 상영이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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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샤이닝'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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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니콜슨의 출세작으로 유명한 샤이닝은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고립된 호텔에서 겨울휴가를 보내는 소설가 가족의 끔찍한 체험을 그린다. 미국의 역사와 가족관계를 공포영화의 새로운 문법에 대입해 날카롭게 건드린다. 치밀한 카메라워크와 상징적인 색채, 체계적인 무대디자인 등이다. 특히 복도와 미로를 따라 유려하게 움직이는 스테디캠 샷을 눈여겨볼만하다. 촬영감독이 손에 들고 찍으면서도 그 흔들림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개발된 카메라다. '록키'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작품이 미학적 여지를 크게 넓혔다고 평가된다. 큐브릭 감독은 동명 소설과 달리 염세주의적 정서를 극대화했다. 이 때문에 킹으로부터 작품의 의미를 훼손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큐브릭 감독은 "우리 본성의 그림자를 인식하고 나서야 우리는 세계의 실로 부당한 것들에 대해 어떤 일을 하게 된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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