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도어락' 공효진이 두려워하는것과 아닌것들[SS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공효진이 영화 ‘도어락’(이권 감독)으로 또 한 번 독보적인 연기력을 뽐냈다.

5일 개봉한 ‘도어락’은 열려 있는 도어락,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 혼자 사는 경민(공효진 분)의 원룸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현실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숨 막히는 몰입감을 선사하는 이 영화는 공효진의 열연이 더해지면서 극강의 스릴러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혼자 사는 여성들은 물론 누구에게라도 현실에서 너무나도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소재라 무서움이 배가한다. 공효진이 동공의 떨림까지 보여주는 등 공포스러운 상황을 잘 그려낸 덕분이다. 관객들 마저 영화의 후유증이 염려될 정도이니, 공효진은 저 공포 속에서 어떻게 견뎠을까 하는 싶다. 그만큼 공효진의 연기는 사실감이 높았다.

이에 공효진은 “나도 원래 이런 무서운 건 잘 못 본다. 나도 이렇게 무서울 줄은 몰랐다. 내가 출연하는 영화라 체감이 잘 안됐다. 그런데 다들 ‘너무 무서워요’ 하니까 ‘죄송해요’ 하게 된다”면서 관객들의 반응에 먼저 마음을 썼다. 그러나 자신은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며 활짝 웃었다. “촬영을 할 때는 전혀 무섭지 않았다. 이게 다 가짜인 걸 아니까. 사실 나도 겁이 많고 어둠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 귀신이 무서웠다. 그런데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 후 그것도 없어졌다. 귀신 드라마를 찍으면서 ‘이게 다 가짜구나’ 하게 된 뒤 그 무서움도 사라진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영화를 통해 다시 상기된 부분이 있다. 전 원래 사람은 별로 안 무서워한다.”

스포츠서울

공효진이 더 두려워하는 건 영화의 흥행 여부인 듯 싶었다. 그는 “영화 ‘미스 홍당무’ 이후 8년만에 내가 (혼자) 전면에 나서는 영화”라면서 “혼자 영화를 끌어나가는 것에 많은 부담감이 있다”고 말했다.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내년이 (데뷔작) ‘여고괴담2’ 20주년이다. 그래서 나를 괴롭히며 어떻게든 해내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또, 이 영화의 이권 감독 역시 ‘여고괴담2’ 때 연출부로 몸 담았던 터라 남다른 인연이 있다.

그렇다고 자신이 없는 건 아니다. 공효진은 “웬만큼 괜찮다 해서는 잘 결정하지 않는다. 드라마도 영화도 아무것도 안하니만 못한 작품들이 있다”며 작품 보는 눈이 까다로운 면을 확인시켰다. “연기 하는 동안도 힘들고 보는 사람도 힘들게 하는 건 배우에게 최악이라 생각한다. 떳떳하지 못한데 좋게 봐달라고 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다행히 아직까지 그런 순간은 없었다. 그런 어려움이 없는 결정을 하려고 시나리오 결정할 때는 항상 영화를 다 찍고 사람들 앞에 섰을 때를 생각한다.”
스포츠서울

내년이 데뷔 20주년이라는 말은 그만큼 공효진도 나이가 들었다는 말이다. 여배우로서 나이에 대한 압박감이 있을 수 있어 물었더니 “은근히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곧 앞에 4자를 달게 된다”는 공효진은 “‘아니야, 아니야’ 하면서도 압박감이 있다. 다가올 내년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친구들과 모이면 그렇게 나이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지연 앵커를 만나 나눈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 1~2년 전쯤 한 공식석상에서 만났는데, 그때 인사를 나누면서 내게 이러저런 걸 묻길래 답을 하다가 세상 다 산 것처럼 이야기했다. 그런 내게 백지연 앵커는 ‘지금 내 나이가 되면 효진씨 나이가 너무 애기였구나 생각이 든다. 그때는 너무 늦었어, 한발 늦었어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너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그 순간 뒤통수를 한대 맞은 느낌이었다. 내가 왜 이 아까운 1년, 1년을 ‘늦었어’ 하면서 사나. 내가 내 시간을, 내 나이를 폄훼하나. 내가 나에게 미안한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5년 후, 10년 후 나에게 너무 미안할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또래들만 만나면 ‘너무 늦었어’ 하게 된다”며 허탈한 미소를 짓는 공효진은 “겁난다, 사실”이라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내 주위에서는, 우리 엄마조차도 ‘결혼? 안해도 되는데~’ 한다. 엄마가 제 나이의 초조함을 알아서, 나를 위로하려고 그러는 말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스포츠서울

관객을 공포에 빠뜨린 공효진이 진짜 두려워하는 건 예측이 되지 않는 자신의 미래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훌륭한 연기력과 필모그래피로 스스로도 만족스러울 만큼 호평 받는 배우의 삶을 살고 있는 그다. 그가 걸어온 배우의 길을 이야기하자 초조했던 마음이 다시 편안해졌다는 사실을 표정만 봐도 알수가 있었다. 공효진은 “지금까지 대중이 저를 본인색이 강한 배우라고 생각해온 것 같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고를 때도 이런 건 누가해도 어울릴 것 같은데, 내가 안해도 될것 같은데 하면서 작품 선택을 하기도 한다. 끝까지 대중적인 사랑이나 영화로서 이야기할 때,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저만의 특별함을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성경기자 cho@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