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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화웨이, 4차산업 핵심 5G 세계표준 노려… 체포된 첫째 딸은 유력 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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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초기 인민군 납품으로 성장… 올해 年매출 1000억 달러 전망

화웨이는 중국의 첨단 기술 굴기(崛起)를 상징하는 기업이다.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 같은 유럽 기업들이 과점하던 통신 장비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어 지난해 1위 기업에 올라섰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던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급부상해 판매량 기준 지난 3분기에는 애플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부문 사장은 "2019년 4분기에는 삼성을 잡고 스마트폰 1위가 될 것"이라고 공언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1000억달러(약 111조8300억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74) 회장이 1987년에 자본금 2만1000위안(약 342만원)으로 세운 지 30년 만에 이룬 성과다.

조선일보

멍완저우(왼쪽)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014년 10월 러시아 국영은행이 모스크바에서 개최한 포럼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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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정페이 창업자가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인 데다 창업 초기에 인민군 납품 물량을 바탕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줄곧 미국 정부에서 의혹의 시선을 받아왔다. 중국 정부가 실질적인 회사의 주인이 아니냐는 식이다. 실제로 런정페이 회장의 지분율은 1.4%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8만여 명의 직원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최고경영자(CEO)도 런 회장이 아니다. 화웨이는 세 명의 부회장이 순번을 정해 6개월씩 돌아가면서 CEO를 맡는 독특한 구조다.

이번에 체포된 멍완저우(孟晩舟·46)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런 회장의 장녀다. 런 회장은 3번 결혼했는데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1남 1녀를 낳았다. 멍 부회장은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 성(姓)으로 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생 런핑(任平)은 아버지 성을 따랐다. 멍완저우는 20대 초반이던 1993년 화웨이에 비서로 입사해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2011년 CFO에 올랐다. 지난 3월 이사회 부의장에 취임하면서 사실상 후계자로 인정받았다. 멍 부회장은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설립 때부터 족벌 경영을 배제하고 회사에 기여한 사람을 승진시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으며 아버지 혼자 (후계자를) 결정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멍 부회장과 달리 동생 런핑은 화웨이 본사가 아니라 자회사인 스마트컴을 운영하며 한발 물러서 있다. 이 회사는 화웨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곳이다.

런 회장에게는 이 밖에도 두 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딸 야오안나(姚安娜·20·미국명 애너벨 야오)가 있다. 현재 미국 국적으로 하버드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있다.

[이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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