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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자영업자 돕는 지역신보 갈수록 '빠듯'…"수익자인 은행 출연료율 인상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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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자금사정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돕고자 보증공급을 늘려온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부실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 경기가 침체되고 자영업자들의 자금사정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지역신보의 대위변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역신보가 부실율을 낮추고 안정적으로 보증공급을 하려면 지역신보의 보증서를 이용해 대출을 하는 은행들의 출연료율을 높이고 이를 토대로 보증재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13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따르면 2016년 1.6%였던 전국 지역신보의 전체 대위변제 순증률은 지난해 1.7%로, 올들어 10월 현재까지 2.0%로 늘었다. 2년 사이에 0.4%포인트 상승했다. 금액으로는 1150억원 가량 부담이 커진 셈이다.

대위변제는 신용보증기관이 기업 등에 대한 지급보증을 한 뒤 보증을 받은 기업 등이 채무상환을 이행하지 않을 때 해당 채무를 보증기관이 직접 변제하는 절차다. 이런 가운데 신보가 감당해야 할 보증규모는 자영업 시장의 여건 악화, 이에 따른 보증공급 대응 강화로 급증하고 있다.

2012년 13조5000억원이었던 보증공급 규모는 2015년 16조2000억원, 지난해 19조2000억원으로 증가하더니 올해 9월 현재 햇살론을 포함해 20조4000억원으로 높아졌다.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확대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건비, 임차료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지다보니 대출 규모가 확대되고, 여기에 맞물려 지역신보의 보증공급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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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보증재원 확보다. 지역신보의 보증재원은 지자체와 은행들의 출연금으로 마련된다. 지역신보가 감당해야 할 보증수요는 크게 늘고 있는 반면 은행들의 출연요율은 13년 전인 2005년 설정 당시의 수준(0.002%)에 머물고 있다. 2005년 3조4000억원이던 지역신보의 보증 규모가 지난해까지 약 6배로 확대된 걸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수치다.

은행들은 지역신용보증제도에 따라 지역신보의 보증으로 대출을 해 이자수익을 내는 동시에 대위변제로 리스크 헷지까지 가능한 '수익자'에 해당한다. 그런 만큼 합당한 수준의 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있다는 게 신보중앙회의 입장이다. 지난해 금융회사들의 출연금액은 총 838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지역신보의 총 대위변제금인 4770억원의 17%에 불과하다.

다른 보증기관들과의 차이 또한 심각하다. 신용보증기금의 금융회사 출연료율은 0.225%, 기술보증기금의 출연료율은 0.135%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잔액은 약 47조7000억원,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잔액은 약 21조8000억원이다. 지역신보의 보증잔액은 약 20조5000억원이다.

신보중앙회는 보증잔액 점유율을 고려해 금융회사들의 출연료율을 현재의 0.002%에서 최소 0.008%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되면 금융회사들의 연간 출연금 총액이 약 3350억원 선으로 증가한다.

이 정도 증가폭이라면 지역신보의 보증 여력은 연간 최대 3조원 가량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회사의 출연요율은 '지역신용보증재단법'이 규정한다.

신보중앙회 관계자는 "최근들어 사정이 더 크게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에 대한 보증공급을 안정적으로 진행하려면 은행들의 출연료율 상향이 절실하다"면서 "관계기관들, 특히 금융회사들의 이해와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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