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대 감정 자극 않는 신중하고 절제된 표현 필요”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대법원의 최근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 “정부는 이를 존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정부 부처와 민간, 전문가들이 모여 해법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월 말 대법원 판결 이후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처음이다. 1965년 한·일협정으로 강제징용 문제가 해결됐다는 기존 정부 입장에 어떤 식으로든 변경이 있을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 등 일본 의회 대표단을 접견하고 “이번 대법원 판결도 한·일 기본협정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협정은 유효하지만 노동자 개인이 일본 기업에 대해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소멸된 건 아니라고 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고민정 부대변인이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를 위해 방한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 등 대표단과 접견을 마친 뒤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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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2005년 한·일협정 외교문서 공개에 대한 후속대책 민관합동위원회 결정을 통해 강제징용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최근 이와 배치되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 입장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누카가 회장은 “개인청구권이 아직 소멸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한편 이것은 외교보호권을 포기했다는 인식도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일 양국 정부가 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한일협정으로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점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외교보호권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가 기존 입장을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일본 내에서 한국 대법원 판결을 성토하는 발언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 “이 문제에 대해 양국민의 적대 감정을 자극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절제된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양국간의 우호 정서를 해치는 것은 한·일 미래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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