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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2018 ICT 결산] ③플랫폼 업계, 위기 넘으면 또 다른 위기(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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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사태'로 인터넷 뉴스 신뢰성 위기…네이버 개편 촉발

유튜브 등 국내 시장 잠식 가속…카카오 카풀 난항은 4차 산업혁명 갈등 단면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포털·메신저 등 인터넷 플랫폼 업계의 올해는 험난했다.

이른바 '드루킹' 사태로 촉발된 여론 조작 논란은 단순히 포털 뉴스 서비스에 대한 문제 제기를 넘어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여론의 신뢰성에 물음표를 던졌다.

유튜브를 위시한 글로벌 인터넷 업체는 국내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가며 국내외 인터넷 사업자 간 역차별,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 논의를 촉발했다.

오프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일부 인터넷 업체의 시도는 기존 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사회적 문제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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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개인정보 수집 파문…네이버�카카오도 조사 (CG)
[연합뉴스TV 제공]



◇ '드루킹 사태' 네이버 직격…인터넷 여론 신뢰성 위기로 번져

지난 4월 일명 '드루킹 사건'으로 불거진 인터넷 여론 조작 논란은 포털 뉴스 서비스의 존폐 문제로까지 번졌다.

여론 형성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뉴스 댓글이 특정 세력의 조직적 개입에 거의 무방비 상태란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수 의견이 과대 포장되는 뉴스 댓글의 본질적 문제점까지 거론하며 개선 목소리가 빗발쳤다.

특히 국내 포털 및 뉴스 서비스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는 사실상 드루킹 사건의 피해자임에도 오히려 여론 조작의 온상으로 인식되면서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았다.

댓글 관리 강화 등 대책은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고, 결국 "뉴스 편집에서 손을 뗀다"는 선언과 함께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빼는 내용의 파격적인 모바일 첫 화면 개편으로 이어졌다.

드루킹 사건은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업체가 뉴스 배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전폭적으로 도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뉴스 자동 배치로 기존에 사람이 하던 뉴스 편집 체제에 따라다녔던 정치적 편향성 등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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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모바일 첫 화면 공개하는 한성숙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코넥트 2019' 행사에서 한성숙 대표가 바뀐 네이버 모바일 화면을 공개하고 있다. 2018.10.10 scape@yna.co.kr



◇ '진격의 유튜브' 동영상 넘어 포털 기능까지 잠식

국경 없는 인터넷 환경에서 글로벌 업체의 국내 시장 잠식 속도가 더욱 빨라진 한 해였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은 올해 8월 기준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의 유튜브 이용시간을 총 333억분으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42%가량 늘어난 것으로, 카카오톡(199억분)과 네이버(136억분)를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미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유튜브는 절대 강자의 위치를 차지했고, 이제는 검색 등 포털 서비스의 지위까지 넘보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회사 메조미디어 조사에 따르면 10대는 인터넷 검색에서 포털 사이트(33.7%)보다 유튜브(35.7%)를 즐겨 썼다.

이처럼 구글과 페이스북 등 업체는 국내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매출 대비 턱없이 낮은 세금을 내는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불리는 국내외 인터넷 사업자 간 역차별을 개선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국세청이 고소득 유튜브 제작자 탈세 의혹 등을 겨냥해 구글코리아를 상대로 한 세무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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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연합뉴스 자료사진]



◇ 비극 부른 카풀 논란…갈등은 현재 진행형

인터넷 업체들이 온라인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수익을 찾아 실생활로 내려오면서 기존 산업을 영위해오던 업계와 거센 마찰을 일으켰다.

대표적인 예가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진출이다.

카카오는 올해 2월 카풀 중계서비스 업체 '럭시'를 인수하는 등 카풀 서비스 진출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그러나 택시 업계는 생존권을 내세우며 강력한 저지 투쟁에 나섰다. 그러던 지난 10일 한 택시 기사가 카카오 카풀에 항의하며 분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카카오는 오는 17일로 예정한 카풀 정식 서비스 개시 시점을 무기한 연기해야만 했다. 사업이 합법적이고 여론도 우세했지만, 서비스 강행까지 할 순 없었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기를 맞아 끊임없이 등장하는 새로운 사업과 기존 업계 간의 갈등이 불러올 수 있는 비극의 단면을 이번 카풀 사태가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미온적으로 대처한 정치권과 정부의 중재 능력 부족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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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풀' 정식 서비스 잠정 연기 (CG)
[연합뉴스TV 제공]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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